[테마가 있는 가족여행] 소수서원과 부석사최초의 '사액서원' 둘러보고, 무량수전·조사당 등 국보 감상하고

1-무량수전의여래불
2, 3-소수서원
4-부석사 전경

아흔 아홉 구비에 구름도 쉬고 넘어야 한다는 소백산 허리에 있는 죽령을 넘으면 풍기 땅이 펼쳐진다. 소백산 자락에 있는 여러 고을 가운데 순흥 땅이 고려시대부터 흥성했던 역사가 많은 고을이다. 유물과 유적을 발견할 수 있는 이 곳에서 소수서원과 부석사는 꼭 들러봐야만 하는 곳이다. 이 가운데 가장 빛나는 곳이 소수서원이다.

풍기 출신으로 고려 때의 유명한 유학자인 안향 선생을 기리기 위해 풍기 군수 주세붕이 세운 이 서원의 원래 이름은 백운동 서원이었다. 그러나 1549년 퇴계 이황이 풍기 군수로 지낼 때 명종 임금이 친히 쓴 '소수서원'이라는 편액을 받으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그리고 최초의 사액서원이 된다. 소수 서원은 이 나라 안에서 세워진 서원 가운데 가장 먼저 만들어진 서원으로도 유명하다.

소수 서원이 들어서기 전에는 원래 숙수사라는 절이 있었다. 불교를 누르고 유교를 받들던 조선시대의 '억불숭유'의 정책 때문에 조선 시대에는 절터가 서원터로 바뀌는 일이 흔했는데 소수 서원도 숙수사 터에 세워져 있다. 운치 있는 솔숲과 당간 지주를 지나면 제법 물이 많은 개울이 있고 그 건너편에 운치 있는 정자인 취한정이 있다.

서원 쪽으로도 경염정이라는 정자가 있어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국이다. 서원 대문을 들어서면 예전에 강당으로 쓰였던 건물과 서고로 쓰였던 건물을 볼 수 있고 그 왼편에 문성공묘가 있다. 서원 뒤편에는 국보인 안양선생 영정과 보물 485호인 원나라에서 가져온 공자의 제자상, 주세붕의 영정 등을 복사해서 전시하고 있는 유물 기념관이 있어 둘러 볼만하다.

소수서원에서 10km정도 북서쪽으로 올라가면 부석사에 이른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인 무량수전이 있어 유명한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에 화엄종의 본산으로 의상대사가 세웠다. 창건한 삼백년 지 한 삼백 년만에 불타 없어졌고, 1041년 고려 정종 7년에 중건했다.

무량수전은 흔히 복잡해 보이기 쉬운 조선시대의 불교 건축물과는 달리 모양이 우아하게 단조로운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건축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친다. 부석사에는 국보 18호인 무량수전을 비롯하여 국보 17호인 석등, 국보 19호이고 역시 고려 때 건물인 조사당, 국보 45호인 조사당 벽화와 보물로 지정된 여래 돌좌상, 삼층석탑, 당간 지주와 같은 많은 문화재가 있어 '문화유적 답사 여행'을 알차게 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무량수전은 현존하는 목조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건축학도들은 반드시 한 번 들러 봐야 할 정도로 건축사적인 의미가 깊은 곳이다.

부석사의 절정인 무량수전은 그 건축의 아름다움보다 무량수전이 내려다보고 있는 경관이 더 장관이다. 바로 이 장쾌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기에 무량수전을 여기에 오기에 세운 것 이며 앞마당 끝에 안양루를 세운 것도 이 경관을 바라보기 위함이다. 안양루에 오르면 발 아래로는 부석사 당우들이 낮게 내려앉아 마치 저마다 독경하고 있는 듯한 자세인데, 저 멀리 산은 멀어지면서 태백산맥 연봉들이 남쪽으로 치달리는 산세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부석사를 창건할 때 만들었다고 하는 석등은 우리나라 석등 가운데 가장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에 든다. 이 석등을 백번만 돌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소문이 있어 부석사에 온 신도들이 그 둘레를 돌기도 한다. 또 사월 초파일이면 마을사람들이 모두 모여 달밤에 이 석등을 돌며 복을 빈다. 무량수전 동쪽 30m 떨어진 곳에는 신라통일 기념탑이 있다. 부석사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이 탑은 삼층으로 비록 손상이 되어 있지만 국보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풍기의 대표 군것질거리 생강도너츠



군것질도 여행을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부석사로 가는 길목에 있는 풍기에 가면 생강도너츠를 한 번 맛보자. 예전에는 정아분식에서 만두와 라면 등과 함께 찹쌀도너츠를 만들어 팔았는데 입소문이 나자 '정도너츠((054-636-0067 )'로 이름을 바꿨다.

갓 튀겨낸 찹쌀 도너츠에 녹인 설탕, 생강과 깨, 땅콩가루 등을 버무려 내놓는다. 생강의 향긋하면서도 알싸한 맛과 팥앙금의 달콤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10개들이 포장이 6,000원. 인삼(1만2000원)이나 허브, 커피도너츠도 있는데 모듬으로 주문하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오후 4시가 넘으면 품절될 때가 많으므로 오전에 들르는 것이 좋다.





글, 사진 정보상(여행작가, 와우트래블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