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공포증이란 특별한 대상, 상황 또는 행동에 대해 극심한 두려움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포증은 단순한 근심이나 걱정, 또는 스트레스하고는 매우 다르지요. 그 강도가 심해 정상적인 삶을 제대로 할 수가 없을 지경까지 이르게 됩니다.

공포증은 예기불안과 회피행동을 동반하게 되는데, 예기불안은 공포의 대상이 가까이 있거나 다가올 것 같아 불안을 느끼는 것이고, 회피행동은 그 대상을 피하기 위해 보이는 행동이지요. 또한, 공포증이 오래 가다 보면 알코올이나 약물중독, 우울증 등을 합병하기도 합니다.

흔한 공포의 대상으로는 천둥, 벼락 등의 자연현상, 뱀, 거미, 바퀴 등의 동물, 주사, 내시경, MRI 등의 의료검사, 터널, 엘리베이터, 다리 등의 상황이 있고, 심지어는 오이나 고기 등 특별한 음식에 대해서도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공포증은 여자에서 남자보다 2배 정도 더 많이 발생을 합니다.

공포증의 증상으로는 대상에 대한 두려움 외에도, 그로 인해 상처를 입거나 위해가 될까 봐 두려운 것도 있고, 공포에 동반되는 증상인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이 더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증세는 그 대상과 상황이 가까울수록 또는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수록 더 커지게 마련이지요.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 공포증이라면 문이 닫혀 있을 때가 열려 있을 때보다 더 공포스럽습니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공포가 그 대상의 실제 위협보다 더 크다는 것을 일반적으로 알고 있지만, 아이들은 이 사실을 깨닫지를 못하지요.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증세 중에는 울기, 떼쓰기, 꼼짝 못하기, 부모에서 떨어지지 못하기 등이 있습니다.

공포증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갓난 아기는 배 위로 뱀이 지나가도 미소를 지을 수 있지요. 모든 공포증은 후천적으로 획득된 몸과 마음의 상태입니다. 공포의 대상을 직접 경험을 했거나, 그런 사람을 만났거나, 책이나 TV 등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해도 공포증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조건화라고 하는데, 내 몸과 마음이 내 생각과는 다르게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것이지요.

공포증은 후천적으로 학습된 조건화이기 때문에, 탈조건화라는 재학습 과정을 거쳐야 원인 치료가 됩니다. 초기에 증세가 심하면 항불안제 등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지요. 다른 많은 질병에서 그렇듯이 약물은 대부분 질병의 증상이나 결과에 대한 치료이지 원인에 대한 치료가 아닙니다. 그래서 증세가 좋아졌다고 약만 복용하고 있으면 근본적인 원인치료를 하지 않기 때문에, 약을 장기간 복용하게 되거나 의존하게 되는 것입니다.

탈조건화 학습과정의 첫 단계는 당연히 맞서겠다 또는 극복하겠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이전에는 100% 도망만 갔었는데, 이제는 단 1%라도 맞붙어 보겠다는 마음만 가지면 벌써 시작이 반이 되지요. 두 번째 단계는 공포의 대상에 점진적으로 다가가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욕심 같아서는 단번에 의지로 극복하고 싶겠지만, 조건화 자체가 반복적 학습에 의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탈조건화도 반복적 재학습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요.

서두르지 말고 스스로 할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다가 가거나, 해보라는 것입니다. 셋째 단계는 아무리 조금이라도 자신이 다가간 것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칭찬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하는 것을 나는 못한다고 자신을 질책할 것이 아니라, 지난 번보다 조금이라도 잘한 것에 대해 그 만큼 자신감을 가지면 되지요.

탈조건화의 이 세 단계를 반복하다 보면, 이전의 악순환이 선순환으로 바뀌면서 완치의 속도에도 가속이 붙게 됩니다. 보통 3개월 내에 완치하게 됩니다. 처음에 시작하는 것이 엄두가 안 나거나, 더 빨리 완치하고 싶으면 이 과정을 전문가와 더불어 하면 됩니다. 2주까지 완치속도를 앞 당길 수가 있게 되지요.

공포증은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닙니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