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편두통이란 말 그대로 머리 반쪽을 침범하는 두통입니다. 편두통은 두통이 오기 전 시각장애가 있기도 하고, 두통 후에는 메스꺼움과 구토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통증은 매우 급작스럽게 시작하고 날카로우며, 박동성이 있어 욱신거리는 매우 심한 통증이지요.

대개 한번 시작하면 수시간 지속됩니다. 편두통은 기분 나쁜 냄새나, 치즈, 오렌지, 토마토, 초콜릿, 적포도주, 조미료, 식품첨가물 등에 의해 촉발되기도 하고, 밝은 빛, 번쩍이거나 반짝이는 조명, 날씨의 변화 등에 의해 악화되기도 합니다.

생리전이나 피임약을 복용해서 발생되는 경우도 있지요. 편두통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혈관이 매우 예민한 사람들에 있어서 두피 안쪽과 바깥쪽의 혈관의 확장이나 팽창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런 편두통이 한국에서는 과잉 진단되고 있습니다. 두통이 심하고, 머리가 한 쪽만 아플 때 일반인들이 일단 편두통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겠지요? 문제는 의료인들조차 편두통이 아닌 두통을 편두통으로 진단하고 치료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이유는 편두통은 서양인에게는 매우 흔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양의학을 전공한 대부분의 의사들은 편두통을 매우 흔한 병으로 인식하고,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한쪽 골이 아프고 증세가 심하면 편두통으로 진단 내린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경향은 다른 질병에서도 종종 나타나는데, 한국인의 흉통 (가슴통증)을 협심증으로,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남의 영향을 잘 받는 것을 우울증, 또는 조울증 등으로 진단하는 것입니다.

둘째 이유는 편두통을 치료하는 약이 한국인에게 흔한 두통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소위 편두통약을 써서 효과가 있으니, 이 병은 당연히 편두통이다 라고 쉽게 생각할 수가 있겠지요? 셋째 이유는 한국인의 ‘빨리빨리’ 기질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선 아픈 것을 면하고 보자는 심리가 증세만을 해결하려는 경향으로 나타나고, 그것은 소위 ‘병’과 그 ‘병을 고치는 약’에 대한 믿음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지요.

한국인에게 나타나는 한쪽 골이 심하게 아픈 병은 대부분 편두통이 아니라, 스트레스에 예민한 한국인에게 흔한 긴장성 두통입니다. 긴장성 두통은 혈관의 문제라기 보다는 머리 주위의 근육이 긴장해서 오는 것으로 뻐근하고 기분 나쁜 통증이 지속됩니다.

문제는 이 긴장성 두통이 한쪽 머리에만 오는 경우도 많고, 그 정도가 심한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편두통과 오인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되는 것이지요. 긴장성 두통의 정도가 심한 것은 물론 두통 자체의 통증도 심한 것도 있지만, 두통을 일으키는 애초의 원인인 삶의 문제와 몸의 민감함이 불안과 우울 등을 동시에 일으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신체의 통증은 참을 수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못 참는 것은 바로 이 불안과 우울입니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한국인의 소위 ‘편두통’도 그 근본 원인을 치료하면 어렵지 않게 완치하게 됩니다. 그것을 서양인의 편두통 같이 약으로만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완치는 어렵겠지요? 사실 어떤 통증이던 약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통증에 대한 역치 (견디는 힘)가 낮아져서, 더 낮은 자극에 대해서도 이전과 같은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한국인의 소위 ‘편두통’의 원인은 자신의 삶의 문제와 몸의 민감함입니다. 몸의 민감함은 이 지면을 통해 여러 번 소개해 드린 몸 둔감훈련으로, 삶의 문제는 회피가 아닌 해결을 하는 훈련을 함으로써 근본치료를 하게 됩니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