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진 공간·프리미엄 사양 무장 준중형차 시장 돌풍

1-뉴 SM3
2-SM3 CE 프리미엄 데쉬보드
3-아반떼 하이브리드
4-포르테 쿱

“준중형 승용차 시장에서 2위 확보는 기본입니다. 뉴SM3는 아반떼를 넘어서 1위 자리까지 욕심을 내고 있다 해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임직원들이 뉴SM3를 최근 시장에 내놓으면서 한결같이 강조한 수사이다.

경기 침체기 준중형차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금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문은 준중형 승용차급. 르노삼성의 뉴SM3와 현대차의 아반떼, 기아의 포르테, GM대우의 라세티 등이다. 대형차나 중형차도, 또 소형차도 아닌 준중형 승용차들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계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아무래도 최근까지 ‘잠잠했던’ 준중형 승용차 판매 시장에 먼저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것은 르노삼성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7월 신차 ‘뉴SM3’를 내놓으면서 업계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그런데 ‘그저 일반적인 신차 출시겠지!’라는 ‘의례적인’ 예상과는 전혀 딴판. 출시때 사전 계약은물론, 뉴SM3는 판매 실적에서까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준중형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나섰다.

무엇 보다 뉴SM3가 시장에서 크게 어필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 ‘중형차 같은 준중형차’이기 때문. 준중형 승용차이지만 기존의 준중형 세단은 물론, 중형차에서도 갖지 못한 기능과 장점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이름은 같지만 종전의 SM3와는 달리 뉴SM3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차가 커 보인다는 점. 실상은 커 보이기만 한다기 보다는 실제 차체 크기가 동급 중 가장 크다. 휠 베이스가 2700mm로 동급 최장인데다 239mm의 뒷좌석 무릎 공간은 중형 세단 수준의 여유를 자랑한다. 한 가족이 탑승하더라도 ‘좁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런 넉넉한 여유 공간 덕분이다.

자칫 준중형차 이하급은 뒷좌석이 불편하기 쉽다. 하지만 뉴SM3의 뒷좌석 등받이 각도는 27도로 착석감이 대부분의 중형 세단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다. 또 뒷좌석은 분할 접이가 가능해 시트백과 시트 쿠션을 모두 접을 경우 트렁크와 시트백이 같은 높이가 된다는 점도 독특하다. 이는 적재 공간을 넓혀 줄 뿐 아니라 물건을 수평으로 실을 수 있어 수납 배치가 편하고 안전도도 높여준다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기능 면에서도 기존의 준중형 세단에서 볼 수 없었던 최첨단 프리미엄 사양들이 도입돼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운전자가 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를 잡는 즉시 앞쪽 도어에 부착된 적외선 센서가 손의 움직임을 감지, 자동으로 열림상태로 전환되는 매직 핸들 기능은 동급에선 유일하다. 도어잠금 전용 리퀘스트 버튼이나 키를 꽂아 사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엔진 스타트, 스탑 버튼 시동 시스템을 갖춘 것도 새로운 업그레이드.

운전석은 물론, 옆의 동승석의 온도를 독립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에어컨이나 뒷좌석 전용 송풍구 또한 중형 세단 이상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최고급 시스템에 속한다. Bose 스피커로 구현한 사운드 시스템과 동급 최대인 7인치 크기의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MP3스트리밍 및 오디오 리모컨 등도 특장 기능들.

이에 맞서 현대차는 친환경적 컨셉트의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내놓고 맞대응하고 있다. 종전의 아벤떼와 외관상 큰 차이는 없지만 하이브리드 신기술을 착용,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고 구입시 세제 혜텍을 볼 수 있다는 것을 현대차는 장점으로 내세운다. 준중형 승용차 시장 선두의 위력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태세.

기아차 또한 역동적 디자인과 차별화된 성능을 강조한 ‘포르테 쿱’을 내놓으며 새로운 준중형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지난 해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쿱’을 모티브로 개발, 디자인 기아의 새로운 아이콘으로도 불리는 포르테 쿱은 스포티한 스타일의 세단으로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표현하려는 젊은이들이 타킷 소비자층이다.

자동차 시장에서 준중형 차량의 약진은 실제 판매 기록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뉴SM3를 내놓은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지난 7월 내수 시장에서만 1만3656대를 판매하면서 최근 10년 새 최고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2000년 르노삼성 출범 이후 내수 최대 판매 기록이다.

준중형 승용차의 시장 우위는 비단 국내 뿐만이 아니다. 러시아와 유럽에서도 준중형 승용차 수출이 호조를 띠고 있는 것. 르노삼성은 7월 한 달 동안만 QM5와 함께 모두 5476대의 수출을 기록, 2009년 월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중형차 등 다른 차들과 비교해서도 기록차는 확연하다. 르노삼성 뉴SM3는 7월 판매량이 지난 6월 대비 무려 3.1배나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SM5와 SM7 등 다른 중형차들의 판매는 10~12% 정도 줄어들었다. 전년 동월 대비 기록에서도 준중형인 SM3SMS 2.1배 이상 늘었다. 역시 중형차들이 플러스, 마이너스 20% 내외의 대비를 보이는 것과도 큰 차이.

르노삼성 영업본부장 박수홍 전무는 “여름 휴가 기간인 7월은 비수기임에도 최대 실적 기록이 나오는 것은 소비자들이 준중형 신차의 차별화된 성능과 품질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르노삼성은 여세를 몰아 고객에게 삼성전자 MP3플레이어인 삼성옙P3의 ‘SM3 스페셜 에디션’을 제공하는 등 공동마케팅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체 자동차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준중형 승용차들이 특히 각광받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에너지난과 경제 상황 때문에라도 준중형 승용차는 돌풍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