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가족여행] 포항천년고찰 오어사 보고 젊음의 거리 북부 해수욕장서 즐거운 한때

1-운제산 정상에서 본 영일만
2-젊음의 거리 북부 해수욕장
3-오어사 대웅전
4-운제산 정상 전망대

우리나라 미래를 짊어질 과학 산업의 메카로 알려진 포항. 그러나 미래지향적이고 첨단을 추구하는 과학도시 속에도 영일만의 탄생 설화를 간직한 산과 그 품에 자리 잡고 있는 호젓한 산사가 있어 포항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

포항 남쪽의 천년고찰 오어사(吾魚寺)는 호반을 끼고 있는 색다른 형태의 절이다. 이 지방의 젖줄이 되고 있는 오어제(吾魚堤) 제방 옆을 오르는 언덕길을 오르면 멀리 오어사가 호반 곁에서 기다리고 있다.

신라 진평왕 때 혜공법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운제산 오어사는 일주문과 천황문이 없고 호수 쪽을 향해 배치되어 있다. 처음에는 항아사라 했지만 절 앞개울에서 천렵을 하는 사람들에게 한 승려가 홀연히 나타나 잡혔던 고기를 모두 놓아주며 ‘모두가 나의 물고기’라는 뜻의 이야기를 설파하면서 오어사로 절 이름을 고쳤다고 전한다.

혜공이 원효대사와 어울려 절 앞 개울에서 자주 놀았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는 오어사에는 풀뿌리로 짜 만든 높이 1자, 폭 1.2자 정도의 삿갓이 있다. 이 삿갓은 원효대사가 혜공과 더불어 절 앞 개울에서 소요(逍遙)할 때 썼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오어사에는 정면 3칸, 측면 2칸인 대웅전을 중심으로 백련장 종각, 삼성각, 응진전, 산령각이 있다. 절 곁에 있는 깎아지른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절 뒤편 바위 위에 올라 있는 암자로 가는 길은 선경처럼 아름답다.

오어사가 있는 운제산 꼭대기에는 대왕암이 있는데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샘물이 지독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아 기우제를 지내는 곳으로 쓰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오어사에서 등산길로 약 3km 오르면 운제산 정상에 오르게 되는데 이 곳에서 포항 시내와 영일만 일대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오어사에서 대왕암까지는 왕복 3시간 정도 걸린다.

예로부터 부근에 있는 온정재나 가마골 등에서 온수가 솟았다는 전설과 더불어 한때 나라를 술렁거리게 했던 석유탐사의 끝물로 발굴된 것이 영일만 온천이다. 이 온천 물의 특징은 강알칼리성을 띠고 있는 중탄산나트륨 온천이다. 온천물의 온도는 섭씨 29.4도에서 섭씨 35도에 이르며 물의 질은 미끄럽고 부드러운 편이다.

산성체질을 알칼리성으로 바꾸는 효능이 있으며 몸안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한다고 하여 장수천으로도 불린다. 물이 너무 매끄러워 비누가 안 풀린 줄 알고 비누를 많이 쓰게 된다는 이 온천은 하루에 1만4천톤의 온천수가 나와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고 있다.

포항에도 인천의 월미도나 부산의 광안리, 대천의 대천항 등과 같은 젊음의 거리가 있다. 온천욕을 즐긴 후 저물 무렵 포항 시내로 나오면 젊음의 거리 북부 해수욕장에서 즐거운 저녁 한때를 보낼 수 있다.

예전에는 여름철에만 포항 지역 사람들의 해수욕장으로 이용되었던 북부 해수욕장은 십 수 년 전부터 횟집들이 들어서면서 가족 단위의 외식이나 회식 장소로 널리 사랑받기 시작했다. 그 후 포항 시민들의 저녁 무렵 산책 코스로도 널리 알려졌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카페들이 하나씩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북부 해수욕장의 낭만 있는 해변 거리는 1.5km 남짓 된다. 부산 광안리의 반 정도 크기인 이곳은 울릉도로 떠나는 포항 여객 터미널에서 북쪽 해변을 따라 횟집과 레스토랑 겸 카페, 노래방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먹고 마신 후 노래를 부르고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카페에서 즐거운 저녁을 마무리할 수 있는 완벽한 곳인 셈이다.

멀리 포항제철과 영일만이 건너다 보이는 곳에 있는 북부 해수욕장의 밤 해변은 산책 코스로 환상적이다.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포항제철의 건강한 모습을 건너다보면서 파도가 밀려오는 고운 모래사장을 맨발로 걷는 일을 정말 추억에 남는다.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함께 있으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밤을 만들 수 있다.

추억의 맛 얼큰한 명태찌개


예전 고깃배가 포항으로 몰려들었던 시절, 겨울이면 거센 파도와 차가운 북풍과 씨름하며 잡은 명태잡이 배들이 만선의 기쁨을 풀어놓곤 했다.

그 때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먹거리로 기억될 명태찌개를 포항공항 부근의 '또순이 얼큰한 명태찌개(054-276-4967)'에서 맛볼 수 있다.

청양고추의 매운 맛과 무와 콩나물의 시원한 맛이 더위에 지친 속을 달래준다. 1인분 1만원.





글,사진 정보상 (여행작가,와우트래블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