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가족여행] 마이산신비함 가득 담은 화암굴 →은수사→탑사→주필지 코스 걸으며 가을 만끽

1. 마이산 탑사 2. 마이산 등산길 3. 연화사 4. 진안 마이산 흑돼지구이
가벼운 차림으로 등산을 즐길 수 있는 부담 없는 산이 있고, 산행 후의 피로를 풀며 담백한 흑돼지 구이와 막걸리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가을 여행지로 제격이다.

이러한 점에서 마이산은 가을 여행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마이산은 소백산맥(小白山脈)과 노령산맥(蘆嶺山脈)의 경계에 펼쳐져 있고 진안고원의 중앙에 이름 그대로 '말의 귀(馬耳)'형상을 하고 있는 두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신라 시대는 서다산, 고려 때에는 용출산, 조선조 태조 때에는 속금산으로 불리다가 태종이 산 아래 이르러 관원을 보내 제사지낸 후 그 모양이 말의 귀와 같다 하여 마이산이란 이름을 지어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전체가 바위로 되어, 인조 축조물같이 두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는 마이산의 두 봉우리 사이에는 V자형의 계곡이 있다. 이곳에서 조개류나 민물고기의 화석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지각변동이 있기 전에 호수나 강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산 구경은 보통 진안 입구 로터리에서 연결된 관광 상가 쪽에서 시작된다.

(좌) 이갑룡 처사 (우) 섬진강발원지
두 봉우리 가운데 동쪽 봉우리는 수마이봉(673m), 반대쪽은 암마이봉(667m)이라고 부르는데 양 봉우리 사이에 있는 400여 개가 넘는 계단을 오르면 약수가 신기하게 솟아나는 화암굴이라는 천연굴이 있다. 이 약수를 마시고 지성을 드리면 옥동자를 본다 하여 아낙네들의 발길이 끊일 날이 없다.

수마이봉과 암마이봉 사이에 낀 마루턱에서 반대쪽으로 내려가면 은수사가 기다리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청실배나무(천연기념물 386호)와 줄사철나무(천연기념물 380호, 국내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북이 있어 유명해진 절이다.

조선 초기에는 상원사라 했고, 숙종 무렵에는 절이 없어지고 절터만 남았고 이후 누군가 암자를 지어 정명암이라 했던 이 절은 1920년 경 은수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 절에 작은 샘이 하나 있는데 여기서 섬진강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깎아지른 바위가 만들어내는 절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내려가다 보면 마이산 최대의 명소인 탑사에 닿는다. 탑사에는 높이 15m의 천지탑을 비롯하여 80여개의 크고 작은 돌탑들이 원추형 또는 원기둥 모양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그 모습이 절묘하다. 바라보면 금방 무너질 듯 한데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돌과 돌 사이의 흡인력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치 아랍의 독특한 건축양식인 아라베스크의 지붕 모양을 하고 있는 이 탑들은 이갑룡 처사가 중생을 구제하고 만인이 짓는 죄를 속죄하는 마음에서 그가 25세 되던 해부터 10여년간 쌓은 것이다.

지방기념물 제35호로 지정되어 있는 탑사의 돌탑은 쌓은 방식이 현대 기하학의 원리로도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고 하여 신비로움과 절묘함이 탑사를 찾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1860년 임실군 둔남면 둔덕리에서 태어났다. 25세 때인 1885년 마이산에 들어 와 수도를 하던 중, 신의 계시를 받아 전국 명산의 돌을 하나씩 날라다 마이산 주변의 돌과 함께 10여년에 걸쳐 혼자 돌탑을 쌓았는데 중생을 구제하고 만민들이 짓는 죄를 속죄하는 마음에서 쌓았다고 해서 만불탑(萬佛塔)으로도 불린다. 1957년에 세상을 떠났다.

탑사를 구경한 후 마이산 뒷문격인 동촌리 쪽으로 나오게 되는데 그 길목에는 마이산 주필지(馬耳山駐址)가 있다. 태조 이성계가 등극하기 전 임실의 성수산에서 100일 기도를 하고 내려와 마이산에 들어설 때 바로 이 동구밖에서 말을 매어놓고 들어갔다고 한다. 탑사에서 주필지에 이르는 길에는 키가 같고 가지런한 가로수들이 있어 운치가 있다.

진안의 별미 마이산 흑돼지구이

해발 300m에 위치한 고원지대인 진안에서는 돼지사육이 잘 돼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흑돼지 고기를 어디서나 맛볼 수 있다. 마이산 남쪽 주차장에서 탑사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항상 흑돼지를 굽는 연기가 가득하다.

진안 특산물인 흑돼지 갈비 숯불구이를 잘하는 집으로 마이산 주차장 부근 식당가에 있는 초가정담(063-432-2469)이 있다. 석쇠에 구워 기름기를 뺐지만 촉촉하고 부드럽다.



글·사진 정보상 (여행작가, 와우트래블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