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티크 호텔- 개성 있는 건축과 인테리어, 밀착형 서비스로 틈새시장 공략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이 올해 말 서울 이태원동에 'IP 부티크 호텔'을 연다.

'IP'는 임피리얼 팰리스의 약자로, 국내 특1급 호텔이 선보이는 첫 부티크 호텔이다.

부티크 호텔은 규모는 작지만 개성 있는 건축이나 인테리어를 자랑하고, 테마가 있으며, 밀착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을 일컫는다. '디자이너스 호텔(Designer's Hotel) 혹은 '컨셉트 호텔(Concept Hotel)'이라 부르기도 한다.

미국의 뉴욕이나 프랑스 파리 등 해외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다양한 부티크 호텔들이 소득 수준이 높고, 지적이며,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고객들의 호응 속에 성장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호텔경영학과 한진수 교수는 "대형 체인 호텔의 고만고만한 시설과 서비스에 식상해진 고객들을 노려 부티크 호텔이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IP 부티크 호텔' 이태원 샘플룸
젊은 층의 패션마니아들이 엄숙하고 고전적인 스타일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모험적이고 혁신적인 스타일의 명품을 선호하는 현상과 비슷하다. 미식가가 유명한 호텔이나 대형 체인 레스토랑보다 골목길 비스트로를 찾는 것과도 비슷하다.

##국내에도 부티크 호텔이 뜰까##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은 지난 5월,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이태원 호텔'을 인수해 전면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말, 임피리얼 호텔의 이름을 내건 부티크 호텔 'IP 부티크 호텔'을 오픈할 예정이다.

오픈 전이라 아직까지 구체적인 모습은 알 수 없다.

다만,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관계자는 지상 12층에 지하 5층으로 142개의 객실을 갖출 예정이며, 현재 '카페 아미가(Cafe Amiga)'를 비롯한 레스토랑 2개와 멤버십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 클럽 1개, 연회장 3개와 야외수영장으로 구성돼 있다고 전했다.

'IP 부티크 호텔' 조감도
여기까지는 일반 호텔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그러나 호텔 측은 전통적인 호텔의 개념에서 탈피해 독특한 디자인과 도회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공간을 연출하며, 젊고 활기찬 트렌디 호텔로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층과 객실마다 인테리어 컨셉트가 각기 다른 것도 특징이다. 감각적이며, 나만의 공간을 꿈꾸는 트렌드 세터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것이다.

또, 젊고 고급스러운 고객 취향을 고려해 모든 객실에 아이팟(iPOD) 스테이션과 불가리(BVLGARY) 샤워용품을 제공한다..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한 교수는 "부티크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고급호텔과의 차별화, 그 중에서도 서비스가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커피에 설탕은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의자에 앉더라도 햇빛이 있는 곳을 선호하는지 등 고객의 자세한 기호까지 일일이 파악한 밀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부티크 호텔의 특장점이라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부디크호텔 '프랭크'
한 교수는 "뉴욕의 W호텔이나 LA의 포시즌호텔 같은 해외 유명 부티크 호텔 객실 가격이 특급호텔 일반 객실보다 3배 가량 비싼 이유는 무엇보다 서비스 질의 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관계자는 "해외 유수 부티크 호텔에 버금가는 디자인과 서비스를 제공하되, 가격은 특2급 호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적절한 가격으로 부티크 호텔의 대중화를 이뤄보겠다는 것이다.

##트렌드 세터가 찾는 세계의 부티크 호텔들##

국내에선 기존 W호텔과 파크 하얏트 서울이 부티크 호텔을 표방하고 있으나 컨셉트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래서 IP 부티크 호텔의 탄생이 부티크 호텔문화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와 달리 미국이나 유럽 등 호텔문화가 발달한 외국에서는 부티크 호텔이 급성장해 지금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프랑스 파리 외곽과 남쪽 지방으로 가면, 옛날 귀족들의 저택이던 고성을 개조해 만든 고전적이며, 전원적인 호텔들이 많다. 르네상스풍 그림들로 장식돼 있고, 고색창연한 침실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보졸레 지방의 '바뇰 호텔' 등이 유명하다.

영국 역시 전원적이고 고전적인 시설과 세심한 서비스를 자랑하는 부티크 호텔이 발달해있다. 빅토리아 양식의 장식품으로 꾸며진 객실과 현대식 레스토랑이 함께 있는 글래스고 지방의 '원 데본셔 가든'이나 조지 시대풍의 레스토랑이 있는 웨일즈의 '드로잉 룸' 등이 있다.

미국은 뉴욕과 LA,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유명도시 구석구석에 특색 있는 호텔들이 성업 중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프랭크 호텔'에 들어서면 어느 곳에서나 톱니 모양의 격자 무늬를 볼 수 있다. 또, 호텔 곳곳에 에메랄드 빛깔과 감각적인 실내장식이 검은색과 흰색으로 표현된 호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디자인은 20세기 초의 화려한 고전주의적 보자르 미술에서부터 1940년대의 아르데코 디자인, 그리고 극히 최근의 디자인이 모두 혼합된 모습이다.

이 호텔에 있는 두 개의 아파트 스타일 팬트하우스도 주목할 만하다. 이곳 발코니에서는 샌프란시스코의 전경이 한눈에 보일 뿐 아니라, 욕실은 대리석으로 꾸며져 있다. 42인치의 평면 TV가 갖춰져 있고, 초고속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 75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컨퍼런스 룸도 제공한다.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