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오염물질 제거하고, 집중력 향상·스트레스 감소에도 효과

인도고무나무, 아레카 야자, 관음죽 등은 실내에서 키우기 쉽고, 공기정환능력이 탁월한 식물이다.
IT기업에서 일하는 한(40·남)모 씨는 얼마 전부터 원인 모를 두통과 피로감에 시달려왔다. 피로회복제를 복용해 봤지만 차도가 없었다.

상태는 급속도로 나빠져 고열과 기침까지 동반됐다. 폐렴이었다. 평소 건강상태가 양호했고,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던 그는 폐렴 진단에 어안이 벙벙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밀폐된 실내공간에서 보내는 직장인들은 환기부족과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유해물질로 인해 이 같은 빌딩증후군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빌딩증후군은 천식과 기관지염, 폐렴, 아토피 등 피부질환, 두통, 피로감을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정서불안, 기억력저하 등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대인은 하루 중 90% 정도를 실내에 머무른다. 더욱이 날씨가 추워지면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창문을 자주 열지 않기 때문에 실내공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산호수
겨울철, 빌딩증후군을 멀리할 방법은 없을까?

식물은 친환경 실내공기청정기

실내의 오염물질을 정화하고 온도와 습도조절,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식물재배가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선, 실내에서 식물을 재배하면 난방이나 가습기 사용 등으로 인한 공기오염물질을 줄이면서도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실내환경정보센터는 온도는 18~23℃, 습도는 60%가 생활하기에 알맞은 적정 실내환경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겨울철 실내 습도는 대부분 40%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학교 생명환경과학대학 손기철 교수는 증산작용이 좋은 식물을 실내면적의 5~10% 정도만 놓아두어도 겨울철에 습도를 20~30% 높일 수 있어 건조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난방사용을 줄이고도 실내온도를 2~3도 가량 높이는 효과를 낸다.

금전수
식물을 키우면 실내먼지나 이산화탄소, 전기제품에서 발생하는 양이온 등 각종 유해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벽지나 시멘트, 카펫, 가구, 방향제, 화장품, 흡연 등에 따라 나오는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톨루엔, 아세톤, 스틸렌 같은 휘발성 유기물질로 실내 공기는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 그런데 식물은 뿌리로 흡수한 물을 대부분 줄기를 통해 잎으로 방출한다.

이러한 증산작용을 통해 광합성으로 얻은 산소를 방출하고, 광합성의 원료가 되는 이산화탄소는 흡수한다. 건국대 손 교수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수 시,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일산화탄소와 휘발성 유기물질 등 각종 공기 오염물질이 흡수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단, 공기정화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실내면적의 25% 이상 되는 공간에 식물을 놓아두어야 한다.

식물재배는 스트레스 해소와 정서안정에도 도움을 준다. 겨울이 되면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실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녹음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화훼농협 이광준 주임은 "식물을 보고 있으면 인간의 뇌파 가운데 안정된 상태에서 주로 나타나는 알파(α)파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부방이나 사무실에서 식물을 키우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감소한다고 전했다.

허브
겨울철 실내공기정화에 좋은 식물들

식물을 키우면 피톤치드를 마시며 심신의 건강을 돌보는 숲치료가 실내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식물이 실내정화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실내는 빛이 약하기 때문에 약한 광선에서도 광합성을 많이 하는 식물이 좋다. 동시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곳에서 광합성을 해야하며, 증산작용도 좋아야 한다. 공기정화에는 잎이 많고, 가능하면 큰 식물이 유리하다.

관음죽은 병충해가 거의 없고, 어둡고 습기가 많은 공간에서도 잘 자라며, 추위에도 강하다. 이산화탄소 제거율이 높기 때문에 사무실에 두는 것이 좋다.

팔손이 나무 역시 어디서나 잘 자라고, 병충해가 없으며 공기정화기능이 뛰어나 실내용 식물로 각광받고 있다.

인도고무나무나 벤자민 고무나무는 실내의 먼지를 없애는데 유용하다. 손 교수에 따르면 이들 식물은 실내 면적의 2~3% 정도만 두어도 실내먼지가 20% 정도 감소한다.

관엽식물은 대부분 열대나 아열대산으로 고온다습한 조건이면 생육이 왕성하다. 실내 공기온도는 관엽식물 생육에 적당하다.

관엽식물인 아레카 야자는 조경 전문가들이 겨울철 실내에 꼭 필요한 식물로 손꼽는다. 증산작용이 좋아 크기가 약 1.8m가 되면 하루동안 약 1리터의 수분을 방출해 가습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반양지, 반음지 식물로 환한 곳에만 두면 굳이 직접 햇빛을 쬐지 않아도 되며, 화학독소를 제거하는 기능도 있다.

인도고무나무, 벤자민 고무나무, 스파티필름 등은 포름알데히드를 없애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선인장은 적응능력이 좋아 실내 어느 곳에 두어도 잘 자랄 뿐 아니라, 일반 관엽식물과는 다른 형태의 광합성을 한다. 식물은 대부분 낮 동안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함과 동시에 산소를 배출하고, 밤 동안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반면, 선인장은 야간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한다. 이 때문에 실내에서 관엽식물과 선인장을 함께 키우면 낮과 밤의 공기를 균형있게 정화시킬 수 있다.

장소에 따라 어울리는 식물 달라요

공부방·사무실 - 컴퓨터 사용 시 배출되는 전자파나 가구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를 흡수하는 식물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식물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류나 안스리움, 스파티필럼, 포인세티아, 행운목, 싱고니움, 팔손이 나무, 선인장 등이 적합하다.

응접실 - 피로를 풀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 기능에 맞으며, 대형 가전체품과 카펫, 청소용품, 흡연 등 다량의 휘발성 유기물질을 제거해 주는 식물이 필요하다. 아레카야자, 팔손이 나무, 인도 고무나무, 벤자민, 안스리움, 관음죽, 서양란 등이 좋다.

침실 - 아늑하고, 안정감을 주는 식물이 좋다. 난류, 선인장, 아레카야자, 관음죽, 싱고니움, 그레이프 아이비, 안스리움 등이 침실에 잘 어울린다.

도움말: 한국화훼농협
사진제공= 한국화훼농협
참고서적 <실내식물이 사람을 살린다>(손기철 지음, 중앙생활사)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