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화장, 옷, 장신구 등으로 시작한 외모 만들기의 정점에는 당연히 성형수술이 있습니다.

성형수술은 피부시술 (레이저시술, 박피술 등), 보형물 삽입 (필러, 유방보형물 등), 조직제거 (지방흡입, 눈밑 지방제거, 뼈 깍기 등), 그리고 보톡스 등의 주사로 나눌 수가 있지요.

어떤 시술이든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고, 시술이 클수록 그 위험성도 그만큼 더 커집니다. 부작용으로서 가장 흔한 것은 시술효과의 미흡함, 흉터, 염증, 색소침착, 비대칭 등의 순이고, 물론 최악의 경우에는 사망을 초래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지요.

이런 부작용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성형수술을 택하는 사람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외모지상주의가 근본에 있기는 하지만, 성형수술 전후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스스로는 도저히 가질 수 없는 외모를 수술의 비용, 고통만 부담할 수 있으면 어렵지 않게 얻을 수가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성형수술의 광고에서 경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소위 before-after입니다.

언론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례는 그 대상집단의 평균이 아니라,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특수한 경우라는 것을 주의해서 보는 분들은 쉽게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하물며 광고는 더 하지요. 평균이 아니라 좋은 결과를 얻은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만을 before-after에 등장시킨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을 텐데,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사실이 또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성형수술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이지요. 수술 직후에는 당연히 상처도 있고 붓기도 하며, 붕대를 하고 있어서 외모를 따질 수는 없습니다. 이를 부작용 없이 잘 회복하고 난 2주에서 3개월 후가 성형수술 결과의 최고가 됩니다. After는 바로 이 때 찍은 것이지요.

문제는 이 최고점을 짧으면 3개월에서 길으면 1년 정도 누린 이후부터는 외모가 점점 다시 나빠지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보톡스, 필러 등 시술 자체의 효과가 오래 갈 수가 없는 것도 있지만, 신체의 조직이 시술에 대해 반응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 신체조직의 반응은 시술의 효과를 떨어뜨리기도 하고 (지방흡입, 레이저/박피술 등), 시술과 상호작용을 하여 시술 직후의 효과와는 다른 모습으로 점차 변하게 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수술 후의 예쁜 모습이 유지되는 것 같은데, 다른 편으로는 무언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성형수술의 유효기간이 끝나가기 시작하면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대로 사느냐, 다시 또 성형수술을 받느냐의 선택이 되지요. 이미 성형수술 효과의 짜릿함을 맛보았던 터라 상대적으로 나빠진 현재의 모습은 어느덧 감내할 수 없는 더 큰 고통이 되어 버립니다. 이것은 마치 마약중독과 같은 현상이지요.

정상인 사람이 마약을 처음 했을 때 100의 쾌감을 느낀다고 가정을 합시다. 그러면 얻는 것은 100이겠지요. 그런데, 마약을 자꾸 반복하다 보면 마약을 했을 때의 쾌감은 60-70 정도로 줄어드는 반면, 안 했을 때의 고통이 -100으로 점점 더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마약을 하면 얻는 차이는 무려 160-170이 되지요. 결국에 가서는 쾌감을 얻기 위해서가 아닌 고통을 견디기가 어려워 마약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성형도 아예 하지 않으면 모를까, 일단 한번 하면 외모의 부족함의 고통은 점점 커지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성형은 중독 같이 반복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부작용의 위험성과 시간이 지날수록 찾아오는 부자연스러움은 점점 더 커지게 되는 것이지요.

성형수술을 선택할 때에는 단지 시술 직후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1년 후, 5년 후,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이 될까를 그려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