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발자취가 한눈에행정구역 명칭 변경… 김삿갓 생가와 묘, 문학관 등 업적 기려
영월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모여 있는 곳 가운데 하나는 김삿갓면이다. 행정구역 지도를 펴면 '감삿갓면'이라는 독특한 지명이 눈에 들어오는데 영월의 동남쪽에 위치해 있다. 고려시대에는 밀주(密州)라 불렀으며 1698년(숙종 24)에 하동면으로 개칭된 이 지역은 조선 후기의 방랑시인 김삿갓(본명 김병연)의 생가와 묘, 문학관 등이 있어 김삿갓 마을로 알려진 곳. 이렇게 되자 영월군은 2009년 10월 쯤 면의 명칭을 김삿갓면으로 바꾸었다.
영월 서쪽의 수주면에서부터 동쪽의 김삿갓면에 이르는 영월 주요 도로변에는 어김없이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대표적인 관광지 고씨동굴을 지나 김삿갓면에 이르는 길가에도 하동장승공원, 묵산미술관, , 감삿갓 문학관 등 굵직한 미술관과 문학관이 네 개나 된다. 산골로 이어지는 이 길이 끝나는 곳에 있는 방랑시인 김삿갓유적지. 김삿갓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문학적 위상을 재조명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이곳에는 시비와 문학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으며, 김삿갓의 묘와 생가가 있다.
김삿갓으로 기억되는 난고(蘭皐) 김병연은 방랑 시인으로 순조 7년 정묘(1807년) 3월 3일 경기도 양주군 회천면 회암리에서 출생했다. 자라면서 글 읽기와 시 쓰기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그가 20세 되던 해 영월도호부 동헌 백일장에서 조부를 욕되게 하는 시를 썼다는 자책감으로 평생을 떠돌았다. 22세에 삿갓을 쓰고 방랑길에 나섰으며 김삿갓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고 하는데 삿갓을 쓴 이유가 하늘이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려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선생은 57세로 운명할 때까지 전국을 두루 유랑했으며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시의 소재로 삼아 독특한 문학세계를 일궜다. 그의 시들은 후세에 과거를 보려 했던 사람들의 교범으로 사용되기도 했고 평민들의 생활상도 시로 그려내 양반문학과 서민문학 모두 아우르는 걸출한 시선(詩仙)이었다. 팔도를 떠돌던 그가 세상을 떠난 곳은 전라도 동복(지금의 전라도 화순군)이지만 아버지를 찾아 전국을 떠돌던 둘째 아들 김익균이 이곳으로 이장했고, 1982년 세상에서 잊혀졌던 선생의 묘소를 영월군 향토사학자 박영국이 찾아냈다
은 우리의 전통유산인 민화를 체계적으로 수집, 연구, 전시하기 위하여 김삿갓 계곡 입구에 세워진 박물관이다. '민화는 우리만의 모습으로, 우리만이 그려낸 우리의 그림입니다. 왕가의 화려한 병풍에서 허름한 민가 벽장문까지 일상적이고 폭넓게 자리 잡은 우리 생활문화였습니다'라고 소개하는 박물관 사람들의 인사말에서 느껴지듯 편안한 우리 전통 그림을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문안내인으로부터 진본민화에 대한 유익하고 재미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다. 겨울철에는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오후 5시에 문을 닫으며 3월부터는 오후 6시까지 문을 열어둔다. 어른 3,000원 중,고생 2,000원 초등학생 1,500원 유치원생 500원이다. (문의 033-375-6100 http://www.minhwa.co.kr)
강원도 영월은 1999년 4월 책 박물관이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미술관과 박물관이 앞 다퉈 문을 열었다. 지금까지 영월지역에서 운영 중인 공·사립 박물관은 무려 19개에 달한다. 종류도 다양하다. 사진과 별·민화·곤충·지리·화석·동굴·악기·차(茶)·현대 미술·아프리카 미술박물관 등등 인간이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들은 대충 망라한 느낌이다. 인류가 세대를 초월해 축적한 역사와 문화를 강원 산골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경이롭다.
칡은 뿌리에 녹말성분이 많아 떡이나 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특유의 맛과 향이 입맛을 당기고 소화도 잘 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김삿갓 유적지로 가는 길목에 있는 강원토속분식(033-372-9014) 영월동강타운(033-372-2963) 등에서 맛볼 수 있다. |
글, 사진=정보상(여행작가, 와우트래블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