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체험, 피크닉, 테라피 등 다양한 패키지 선보여

40대 주부 정모 씨는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서울 도심의 한 호텔정원으로 소풍을 갈 계획이다.

호텔 피크닉 프로그램은 호텔 샌드위치와 간식을 제공하고, 호텔 정원에서 자전거도 타고, 스파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30대 주부 최모 씨는 지난 겨울방학 중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한 호텔에서 준비한 '키즈 북클럽'을 찾았다.

호텔의 서비스가 달라지고 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주5일 근무로 여가활동이 늘면서 가족단위로 호텔을 이용하는 국내 이용객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한진수 교수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호텔 대부분은 가족단위 이용객을 위해 다양한 쇼를 펼치는 등 가족형 레저공간으로 재편성됐다"며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한 외국의 호텔처럼 우리나라도 점차 가족을 위한 시설로 변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가족을 위해 다양하게 변신하는 호텔 프로그램을 살펴본다.

호텔 정원서 자전거 타고 스파하고

가족형 패키지 제공에 앞장서고 있는 곳은 특급호텔들. 그 중에서도 메이필드, W 서울 워커힐 등 이른바 리조트 스타일의 호텔들이다.

메이필드 호텔은 매년 여름마다 여름방학 숲속체험 패키지를 선보이며, 가족이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숲속체험 패키지는 호텔 내에서 곤충채집은 물론 가면 만들기, 축구게임 등 다체로운 문화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3월부터 5월까지, 피크닉 패키지를 선보인다. 'DIY 피크닉 패키지'는 수페리어 객실 1박과 미슐랭에서의 2인 아침식사, 취향에 따라 주문할 수 있는 샌드위치 및 음료, 과일 등이 포함된 피크닉 점심세트가 제공된다. 금낭화, 원추리, 벚꽃, 튤립 등 꽃으로 가득한 호텔 정원에서 가족과 함께 야구 등 스포츠활동을 하며, 사우나를 즐길 수 있다.

힐튼남해 골프&스파 리조트는 '마마 & 파파 & 키즈 테라피 패키지'를 비롯해 꾸준히 가족 대상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테라피 마사지는 어른들만 받는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온 가족이 자신의 신체 특성에 맞춰 테라피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신개념 가족 프로그램이다.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자전거 렌탈 프로그램 등도 갖춰놓고 있다.

이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고객의 대다수가 어린 자녀를 동반한 30~40대의 젊은 부부이며,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 자녀까지 3대가 오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린 아이들과 나이 든 어른 등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쿠킹 클래스, 북클럽 등 호텔은 즐거운 교육의 장

요즘 호텔은 아이들을 위한 쿠킹클래스와 북클럽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 서울 신라호텔은 '구연 동화'와 '나만의 아트북 만들기' 등 아이들이 책을 즐길 수 있도록 '키즈 북클럽'을 운영했다. 이 호텔은 크리스마스나 추석, 설 등 긴 연휴를 동반하는 기간의 패키지 상품의 경우, 조리장과 함께 하는 케이크 만들기나 테이블 매너교육 등 키즈 프로그램을 항상 구비한다. 이 이간 중에는 아이를 둔 30~40대 가족 고객이 많이 찾기 때문에 키즈 프로그램은 매번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호텔 관계자의 설명이다.

노보텔 앰버서더 강남은 아이들 고객을 위해 '키즈 코너'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 이 코너에선 고급 원목으로 만든 블록 장난감을 제공해 아이들이 뛰어 놀면서 동시에 창조력과 집중력을 자극시킬 수 있다.

펫 프렌들리 서비스도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회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펫 프렌들리 서비스(Pet Friendly Service)'를 제공하는 호텔도 생겨나고 있다.

힐튼남해는 국내 호텔 중 최초로 그리고 유일하게 애완동물과 함께 객실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펫 프렌들리 서비스'를 지난해 1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여행 시 가족구성원의 일환으로 여기는 애완동물을 데려가지 못해 고충을 겪는 가족들을 위해 구상한 서비스로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애완동물에게 그저 잠자리만 허락하는 수준이 아니다. 동물들에게 '웰커밍 선물'도 제공하고, 이들이 호텔에 머무는 동안 무료하거나 불편한 점이 없도록 담당 직원이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는 점도 인상적이다.

도심의 특급호텔 중에서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 유일하게 애완동물과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수 있는 '팻 프렌들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텔 정원에 위치한 '제이제이 가든'은 애완동물을 동반하고 와서 식사를 하고, 정원을 산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역시 서비스 실시 이후 고객들의 호응과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서비스다.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