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주간, Gourmet Week현대카드, 마카로니 마켓 등 70개 레스토랑 보름간 50% 할인

패션 리더들이 솟구치는 지름신을 억누르며 손꼽아 고대하는 기간이 있으니 바로 자라와 H&M의 세일 기간이다. 30%에서 많게는 70%까지 '후려치는' 가격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다.

뉴욕의 미식가들 역시 역류하는 위액을 희석시키며 간절히 기다리는 기간이 있으니 다름 아닌 뉴욕의 레스토랑 위크다.

1992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점심 식사를 19.92 달러에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년 1월과 6월에 개최되는 이 행사에서는 열흘 간 250여 개 레스토랑의 식사를 반값 정도에 즐길 수 있다.

다니엘 블루, 장 조지, 마리오 바탈리 등 쟁쟁한 스타 셰프들이 몰린 뉴욕의 레스토랑은 평소 가고 싶어도 너무 높은 가격 때문에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그러나 행사 기간 동안 콧대 높던 레스토랑들은 그 높은 성벽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문을 활짝 열어 3코스 점심을 24.07 달러, 저녁을 35달러로 균일가에 제공한다. 미식가들에게는 꿈 같은 기간이다.

서울에는 이런 축제가 없을까? 물론 있다. 현대카드가 뉴욕, 런던, 샌프란시스코의 레스토랑 위크를 벤치마킹해 만든 고메 위크(Gourmet Week)는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지금까지는 참여 레스토랑 수도 적고 10~20% 할인 행사에 머물러 조용조용히 진행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50% 할인이라는 파격적 카드를 들고 나왔다.

줄라이
그래머시 키친, , 라쿠치나, 라사브어 등 서울시 5개 지역의 유명 레스토랑 70여 곳이 참여하며 보름 동안 런치와 디너 세트를 반 값에 제공한다. 모든 메뉴가 대상은 아니고 각 식당이 2~ 4개(점심, 저녁 각각)의 세트를 선정해 할인 가격에 선보이는 것. 세트 메뉴가 없는 레스토랑에서는 이 기간 동안 단품 메뉴를 조합한 특별 세트를 만들 예정이다.

얼마 전 열린 SKT의 레스토랑 위크가 15개 식당의 대표 메뉴를 저렴한 가격으로 재구성해 균일가에 내놓았다면 고메 위크는 평소 팔던 메뉴를 가격만 할인해 내놓는다는 점이 다르다. 덕분에 균일가의 기쁨은 누릴 수 없지만 라사브어의 전복 리조또라든지 라쿠치나의 실한 스테이크 등 미식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던 음식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단, 현대카드 플래티넘 회원 이상에 한정된다는 점은 좀 아쉽다.

미식 열풍이 지속되고 스타 셰프가 늘어난다면 뉴욕이나 런던처럼 미식가들을 기쁘게 만드는 축제가 서울에서도 다양하게 열리지 않을까? 일정은 5월29일부터 6월13일까지. 참가 레스토랑은 현대카드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카로니 마켓

황수현 기자 soo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