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에어부산 등 보딩패스 마케팅 한창

아시아나항공은 '매직보딩패스'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제 '항공권은 관광문화 상품권'.

비행기를 타고 나면 으레 남는 것은 항공기 탑승권, 다른 말로는 보딩패스. 깜빡 잊었던 마일리지를 적립하는데 꼭 필요한 '보루'이다. 그리곤 그 뿐? 아니, 또 하나 보딩패스는 이제 '관광문화상품권'으로도 쓰인다.

이름하여 '보딩패스 문화 마케팅'. 비행기를 타고 남은 보딩패스를 이용해 각종 관광이나 문화, 금융 상품 구매 때 할인해 준다는 메시지다.

대한항공이 일찌감치 채용한 이 아이디어는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부쩍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고 에어부산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나섰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요즘 고객들에게 "탑승권을 버리지 마세요"라고 신신당부하고 있다. 탑승권을 이용한 '매직보딩패스(Magic Boarding Pass)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 고객들은 탑승권(Boarding Pass)과 신분증만 제시하면 총 45개 제휴사에서 할인을 받게 된다.

루브르 박물관 한국어 안내서비스
아시아나의 매직보딩패스 프로그램은 국내외 주요 문화공연, 은행, 교통, 관광명소, 쇼핑센터 등에서 최대 50%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단 탑승객이 본인의 탑승권 원본과 신분증을 아시아나 제휴사에 탑승일로부터 7일 이내에 제시해야만 한다. 상품에 따라 5 ~ 50%의 할인율이 적용된다.

일례로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이용객이 난타나 점프 관람시 5~10%, 드래곤힐 스파 이용시 입장료의 50%를 할인 받는다. 한국의집, 백세주마을, 빌라 소르티노 등 레스토랑 이용시 할인율은 10~20%. 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서 환전을 할 경우에는 환전 수수료의 30~60%, 인천공항을 운행하는 6000번대 버스(㈜공항리무진, 서울버스, ㈜대원공항) 이용 시에도 1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혜택은 비단 국내에서 만은 아니다. 해외에서도 보딩패스만 보여주면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중국에서는 애강산, 북경전취덕올림픽촌점, 향강야생동물세계, 창롱국제서커스장, 창롱환락세계, 창롱수상낙원, 용수산과 제휴, 이용료의 5~10%가 할인된다.

일본에서도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 카이유칸, 공중정원 전망대 방문시 쿠폰시트를 증정받거나 입장료 10~20%를 할인받는다. 싱가포르에서도 국제선 탑승권을 제시하면 나이트 사파리, 주롱 새공원, 싱가포르 동물원 등에서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내선 이용객에게도 매직보딩패스 프로그램의 혜택은 주어진다. 제주 테디베어박물관, 트릭아트뮤지엄,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더마파크 방문시 5~30% 입장료를 깍아준다. 제주관광공사 지정면세점에서 물품 구입시에도 5%를 할인 받는다.

대한항공이 후원한 멀티미디어 가이드
이 같은 항공사의 문화마케팅은 대한항공도 일찌감치 선보였다. '대한항공 타고 유럽가면 루브르가 공짜~', '한국어로 생생하게 느끼는 에르미타주의 감동', '세계 3대 박물관 방문의 꿈을 이루세요!' 등의 프로그램들.

대한항공이 지난 해 유럽 취항 35주년을 기념해 루브르박물관 입장권 및 멀티미디어 가이드 이용권 무료 증정 행사를 벌인 것은 '에어 컬처(Air culture) 마케팅'의 대표 원조격에 해당한다.

대상은 여름 한달여간 대한항공 항공권으로 13개 유럽노선을 이용한 스파이패스회원 승객들. 공동 운항편 승객들도 포함됐다. 당시 이용승객들은 "루브르 박물관을 한껏 즐길 수 있었다"고 호평한다. 대한항공은 루브르 박물관의 작품 해설 장비 현대화 작업을 후원한 결과 멀티미디어 가이드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성사시킨 바 있다.

대한항공이 제공한 입장권 및 이용권은 '편의성'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했다. 루브르 박물관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 없이 빠르고 실속있게 박물관을 관람 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 대한항공이 제공하는 입장권으로 박물관 내 상설전시관은 물론 기획전시까지도 관람이 가능해서다. 승객들은 1인당 19 유로 상당의 경비를 줄이는 덕을 봤다.

대한항공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 후원 협약 및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에르미타주 박물관 입장권 및 멀티미디어 가이드 50% 할인이용권 증정 행사를 가진 것도 같은 맥락. 지난 해 하반기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등 러시아 행 항공편 탑승객들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에어부산의 Fly & Fun 페스티벌
이어 지난 연말과 올초에는 대한항공과 대영박물관 제휴를 기념해 영국행 항공편 탑승객들에게 대영박물관 아즈텍 특별 기획전 초대권이 제공됐다. 스카이패스 회원들은 2010년 1년간 대영박물관에서 회원카드(스카이패스 로고 제휴 신용카드 포함)만 제시하면 대영박물관 멀티미디어 가이드 기기 대여료를 4.5파운드에서 3파운드로 할인 받는다.

저가항공사인 에어부산도 항공권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식 명칭은 '에어부산과 함께 Fly & Fun ~'. 취항 지역의 문화시설, 관광업소, 음식점들과 연계해 다양한 할인 프로그램을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에어부산의 노력은 비행기 좌석 뒤편에 꽂혀 있는 기내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간단한 항공 스케줄 안내를 거쳐 페이지 거의 대부분을 취항지에 가서 볼만한 문화 관광 안내로 '도배'시켰을 정도. 이용시설과 할인 정보를 빼곤 다른 내용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제휴 지역 또한 서울을 비롯, 부산, 제주, 일본 등 취항 도시 전역에 걸쳐 있다. 부산에서는 벡스코, 아쿠아리움, 빕스 등과, 제주에서는 제주 지역 주요 관광지의 레저시설∙유명 맛집 등과의 제휴를 맺었다. 에어부산을 이용해 제주를 찾는 고객들이 탑승권을 제시하면 면세점(제주관광공사 지정)과 주요 테마파크, 레저시설과 유명 맛집 등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30%의 할인율은 웬만한 타 항공사나 여행사, 카드사 등의 할인율과 비교해 볼 때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눈길을 모았다.

에어부산 곽지윤 대리는 "Fly & Fun페스티벌은 지역 내 항공∙관광∙전시컨벤션 업체∙패밀리레스토랑 등이 공동 마케팅을 펼쳐 외부 지역의 관광객들을 부산으로 유치하고자 기획된 행사"라며 "고객들은 이벤트를 활용해 해운대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통상적으로 탑승 후 마일리지 적립 외에는 큰 의미가 없었던 탑승권을 이용한 마케팅은 현장에서 특별히 추가적인 쿠폰 없이도 사용하기가 용이해 다수의 탑승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때문에 항공사들은 항공권 마케팅이 탑승객에게 편의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제휴 업체와 지역에는 경기 활성화 효과를 주기 때문에 더욱 확대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