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 서천 마량포 봄 축제'횟감의 황제' 맛보며 싱싱 팔팔한 바다의 기운까지 충전

도미
오월의 여행은 어느 곳을 가든 풍성한 '축제'가 기다리고 있는 축복의 시기다.

이즈음 방방곡곡에서는 겨우내 땅속에서 물속에서 맛이 차 오른 봄만의 먹거리를 화사한 봄볕 아래 펼쳐 놓곤 '축제'란 이름으로 상춘객을 유혹 하는데 여늬 여행과는 다른, '봄'이란 짧은 시간의 한정성과 지역 특산물로 이뤄지는 특별하고 독특한 맛난 먹거리 축제는 오월의 싱그러운 정취를 즐기며 미각을 탐닉하려는 수 많은 맛객들과 여행매니아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서해안의 작은 포구, 서천군 마량포에서 5월21일부터 횟감의 황제라 불리는 자연산 와 가 지천인 ' 축제'가 벌어진다는 싱싱 생생한 맛있는 축제 소식이 들려 산들한 봄바람을 길잡이 삼아 떠나 보기로 했다.

사통팔달의 고속도로 덕분에 수도권이면 2시간도 안돼 닿을 수 있는 당일 여행이 충분한 곳으로, 고속도로를 벗어나 서천에서 마량포까지의 고즈녁한 옛길를 가노라면 시선 닿는 곳마다 출렁이는 신록에 마음결은 나긋해지고 어쩌다 마주치는 청명한 물빛은 여행의 설레임을 부풀린다.

그러나 마량포가 가까워질 수록 안온한 햇살아래 침잠중인 갯벌과 남실거리는 물결을 품은 짙푸른 바다와 뒤늦은 봄을 맞은 오방색의 만개한 꽃들이 펼치는 황홀한 축제 분위기에 서서히 취하기 시작 한다.

광어
고불한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해안길엔 반짝반짝 윤기나는 새 잎과 탱탱한 꽃송이들을 틔워 올린 붉은 춘백이 한창이며 고즈녁한 농가를 둘러 친 들판마다 무성한 노란 유채꽃 무리가 바람결에 일렁이며 꽃멀미를 일으키고, 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바다는 눈부신 은빛을 튕겨대며 축제장으로 향하는 길과 사람, 모두를 달군다.

한껏 아름다운 봄풍경에 만취해 들어선 축제장인 서해안의 해돋이 장소로 유명한 마량포구. 일단의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좇아 바다와 잇대여 있는 어판장으로 들어가니 때마침 와 를 놓고 경매가 한창이다.

활어 경매장이라 그런지 수조에서 건져 올린 펄떡거리는 활어를 바구니에 담아 무게를 달고 낙찰 받은 새주인은 싣고 갈 물차에 부지런히 활어들을 쏟아 붓는, 어판장 분위기도 더욱 팔팔하고 활기가 넘쳤다. 한동안 넋을 놓은채 경매 구경꾼 노릇에 여념이 없는데 한켠에서 들리는 소란스러움이 귓전을 때리며 발길을 이끈다.

"2킬로 채안되니 저놈, 저기 저 큰 놈으로 바꿔 주소~"

"이게 서울서 먹는 양식 아녀유. 자연산이유~ 그 값으론 안돼유~ 4명이라니까 5천원만 더 보태시유~"

마량포 전경
왈가왈부, 왁자지껄, 흥정에 목청을 돋우는 여행객들과 상인들의 기분좋은 실랑이가 이어지는 어판장의 치열하고 생생한 삶의 현장음이 흥겨움을 더한다.

청명한 하늘이 투영 된 짙푸른 물빛의 바다위로 미명을 가르며 출항했다 들어 오는 고깃배가 만선의 기쁨을 알리듯 길고 긴 하얀 줄을 그어가며 포구로 들어 선다.

그리고 이내 엔진소리를 멈춘 고깃배는 어창에서 와 를 뜰채가 휘어지도록 한가득 채워 쉴새 없이 퍼 내는데 어부의 새벽부터 이어진 고된 노동을 위로하듯 햇빛 한소끔이 살픗 뱃전에 내려 앉는다.

햇살이 따가워짐에 하던 일을 한시 바삐 마무리하려는 어부의 몸놀림은 더욱 바빠지고, 얼굴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은 와 가 퍼 올려지는 어창으로 연신 떨궈진다.

마량포는 전국에서 판매되는 자연산 의 30%를 생산하는 자연산 의 집산지로 크기가 양식과 달리 크기가 무척 커서 한눈에도 구별이 된다.

춘장대의 해당화
어른의 몸통 만큼이나 큰 덩치로 퍼덕거리는 자연산 는 이맘때면 마량포 근해로 산란을 위해 귀환을 하는데 고소한 맛과 식감이 최고조라 "발에 차이는 "로 축제를 연다고 어판장의 경매꾼 아저씨는 마량포 자연산 자랑에 열을 올렸다.

덧붙여 축제 기간동안엔 이곳 공판장에서 횟감을 평상시보다 저렴히 판매하고, 여행객이 구매한 나 는 3000원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면 싱싱하고 맛있는 마량포 자연산 회가 되는데 방파제에 털썩 주저앉아 바닷바람을 마주하고 바다위에 동동 떠 있는 섬들을 친구삼아 싱싱한 회맛을 즐긴다면 세상의 어떤 회 맛과도 비할 수 없다는 살뜰한 귀띔을 했다.

봄축제 취재를 핑계로 한나절을 봄꽃에 취한채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바다 곁에서 짭조롬한 바다내음에 절어가며 어판장으로 포구로 방파제로 축제장을 누비느라 출출해진 속을 채울겸, 이제 막 마량포 앞바다로 귀환 했다는 특출한 회를 즐기기 위해 횟집에 자리를 잡았다.

자연산 의 투명한 속살로 푸짐하게 채워진 회 한접시가 놓이고 시장기를 참느라 애를 쓰던 아이가 냉큼 회 한점을 빨간 초고추장에 붙혀 입에 넣더니 이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와~ 맛있다~ 역시 회가 최고야~!! "

마량포 가는 길의 유채꽃
해당화가 흐드러진 춘장대와 해넘이가 장관인 동백정등 지근거리에 볼거리와 여행지들이 많고, 무엇보다 더 넓은 개펄과 푸르른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서천 마량포의 오월 바다의 정취와,쫄깃 쫄깃 고소한, 가장 맛 좋은 제철 자연산 와 회를 즐기며 더불어 넓디 넓은 바다를 헤엄쳐 다닌 싱싱 팔팔한 바다의 기운까지 꽉 채워 보는 맛있는 축제, 마량포 축제로 당일여행, 맛여행 해 보는건 어떨까?



글·사진 = 양지혜 여행작가 himei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