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복도 좌석 기존 구도 허문 인체공학적 설계 눈길

제트에어웨이즈의 프리미어클라스, 청어가시 형태의 사선형 좌석 배치가 특징이다
홍콩에서 인도로 향하는 에어버스 330-200. 비행기에 올라 타 앞에 펼쳐진 좌석들을 보고 사람들이 놀라곤 한다.

칸막이도 높고 일단 좌석들이 사선형으로 배치돼 있는 것이 무척 특이해서다. 전에 보지 못하던 이 좌석들에 붙여진 이름은 일명 '청어 가시'다.

생선 청어의 가시 형태로 뻗어 있는 모양새가 특징인 이들 좌석은 제트 에어웨이즈(Jet Airways)의 프리미어 클라스. 전세계 항공사들이 보다 품격높은 서비스를 위해 항공기 좌석들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는 와중에서도 아주 독특한 신개념의 콘셉트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청어 가시형 좌석 배치는 일단 '창가 좌석 & 복도쪽 좌석'이라는 기존의 구도를 허물어 낸다. 보통 좌우 창가 쪽에 각각 2개, 가운데 정 중앙에 2~3개의 좌석이 놓여진 것이 일반적인 배치도이다. 물론 좌석들은 바둑판처럼 가로세로 일렬로 자리한다.

하지만 청어 가시형태는 세로로 3개의 라인을 따라 일렬로만 좌석이 배열된다. 각각의 라인을 따라 좌석들이 사선형으로 줄줄이 놓여지는 것. 때문에 창가 좌석, 복도 좌석이 따로 없다.

전후좌우로 독립된 공간을 확보해 주는 청어가시 형태의 항공기 좌석
그 결과 나타난 효과는 모든 승객들의 출입이 100% 자유롭다는 것. 바둑판 배치의 경우 창가 쪽 좌석에 앉은 이는 일단 옆 복도 쪽 좌석 승객을 거쳐 나가야만 한다. 아무리 크고 넓은 비즈니스석일지라도 이는 꼭 감수해야만 하는 불편 사항이다.

행여 옆 승객이 좌석을 길게 펴고 잠이라도 들 경우 좌석(침대) 위를 넘어야만 한다는 것 또한 핸디캡이다. 하지만 청어 가시 존(Zone)에서는 그런 불편이 전혀 없다.

개개 좌석들 또한 고급스러우면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고안되어 있다. 단지 180도로 펼쳐지기만 한 것이 아닌 인체공학적 설계 덕에 의자를 뒤로 젖히고 다리를 뻗어도 발이 통로로 향하지는 않는다.

또 동급 최대 크기인 이나 테이블은 모두 옆에서 나온다. 옆 칸 안쪽에 설치돼 있는 것을 바깥으로 끄집어 내 사용하는 것. 좌석 등받이나 발판 등의 조작 레버 또한 옆 칸 벽면에 보기 좋게 설치돼 있다.

더불어 식사테이블과 별도로 칵테일 테이블이 좌석 옆에 설치돼 노트북, 신문 등을 올려 놓을 수 있도록 한 것은 대한항공의 프레스티지 슬리퍼 등과도 마찬가지다. 머리 위까지 올라와 있는 좌우 칸막이는 사방의 시선을 가로막아 줘 자신만의 독립된 공간을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해준다.

대화면 15.4인치의 평면스크린
사실 청어 가시 형태의 좌석은 종전 인도를 다녀 본 한국인들 중에서는 목격자들이 적지 않다. 수년 전부터 제트 에어웨이즈가 홍콩을 비롯, 방콕,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등 동남아에서 인도로 향하는 대부분의 항공기에 청어 가시형 좌석을 도입해 왔기 때문. 제트 에어웨이즈의 국제선 노선 프리미어 클라스 이상에는 거의 대부분 기종에 관계 없이 이런 형태로 좌석이 배치돼 있다.

제트 에어웨이즈 유영환 대리는 "청어 가시는 항공사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프리미어 클라스 승객들은 물론, 부득이 프리미어 클라스를 지나쳐 이코노미석으로 향하는 일반 고객들도 신기하고 재미있어 한다"고 전했다.



글·사진 홍콩=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