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블랑카기존 칠레와인 틀 벗어나 슈퍼 프리미엄 와인으로 거듭나

와인 메이커는 와인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와인 칼럼니스트는 와인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 그런데 칠레 사람 안드레스 까바예로는 독특하게도 와인 칼럼니스트이자 와인 메이커이기도 하다.

2가지 다소 상이한 '와인 타이틀'을 달고 있는 '칠레 와인 산업의 거물' 그가 한국을 찾았다. 와인 칼럼니스트라기 보다는 와인 메이커로서다. 물론 지금 그가 몸담고 있는 '카사블랑카' 와이너리와 칠레 와인의 오늘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최근 환경 보호 와이너리가 등장했습니다. 칠레 와이너리의 또 다른 움직임 중 하나이죠." 그가 일하고 있는 카사블랑카는 저탄소 정책을 시행하는 대표적 와이너리로도 유명하다. 브랜드 라인이름마저도 자연의 이름을 사용할 정도. '세피로'는 스페인어로 '바람의 신'을 뜻하고 '님부스'는 '소나기 구름', '엘 보스끄'는 '나무 한그루'를 뜻한다. 자연환경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드레스 까바예로는 몬테스를 칠레와인의 명수로 자리잡게 한 장본인 중 한 명으로 지목된다. '몬테스 M', 'Folly', 'Purple Angel', 'Red Alpha' 등이 2004년 그가 총괄해 작업한 시리즈의 결과물들. 지금도 저명한 칠레 와인 잡지에 매월 칼럼을 싣고 있는 와인칼럼니스트 직함은 놓지 않고 있다.

그가 카사블랑카 와이너리에 합류한 것은 2005년, 수석 와인 메이커 자격으로서다. 칠레 대학에서 재배학을 공부한 그는 졸업 후 2000년 호주 헌터밸리의 로즈마운트 에스테이트에서 실습을 거치는 등 와인의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며 명성을 쌓았다. 와인 애드보키트, 와인 스펙테이터, 와인 인슈지애스트 등 유명 와인 잡지에서 극찬을 받은 그의 칼럼들 또한 그가 내세우는 명패들.

와인칼럼니스트이자 와인 메이커이기도 한 안드레스 까바예로
카사블랑카는 1990년대 후반 칠레 세기의 와이너리(Winery of the Decade)상을 수상하며 칠레 최고의 와이너리로 급부상하고 있는 와인 브랜드이다. 국내 와인 애호가들에게 와이너리와 와인들이 소개된 것은 불과 2년 전인 2008년부터.

태평양 연안에 자리한 카사블랑카 밸리는 칠레의 쿨 클라이미트 지역 중 가장 먼저 개발된 지역에 속한다. 안개 자욱한 아침과 정오 무렵부터 청명해지는 하늘, 강렬한 햇살, 태평양으로부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카사블랑카 밸리만의 독특한 떼루아를 형성한다.

이런 요소들이 어우러져 서늘한 기후적 특성을 갖는 카사블랑카 밸리에서는 상큼한 소비뇽 블랑이나 샤르도네 등의 화이트 품종과 피노누아가 이 지역을 이끄는 대표 품종으로 자리하고 있다.

기존의 전형적 칠레 와인 스타일의 틀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스타일의 슈퍼 프리미엄와인으로 거듭나도록 했다는 것이 그가 만드는 와인들에 대한 총평. "기존 칠레와인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던 와인의 단조로움을 복합적으로 전환시키려 노력했다"고 그는 말한다. 새로운 품종개발을 하는 등 특별한 시도를 계속해왔고 심플하면서 세련된 레이블에서도 현대적이고 독특한 이미지가 묻어난다.

"카사블랑카는 현재 매년 수출되는 와인 병 수를 탄소 발생량으로 계산, 인도와 중국의 산림 조성 사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저탄소 정책'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전 제품 (세피로 리제르바 시리즈, 엘보스끄 시리즈, 님부스 시리즈)에 'Feel Green' 마크를 부착하며 지구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죠." 까바예로는 "독특하고 현대적인 와인양조 기술을 이용해 우수한 칠레 떼루아의 잠재력을 알리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