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달빛기행' 하반기부터 고품격 여행상품으로 공식선보여

창덕궁 달빛기행 외국인 체험행사
올해 2월 한국관광공사는 기존의 대한민국 관광을 상징하는 해외 홍보 슬로건이었던 '코리아 스파클링(Korea Sparkling)을 폐기하고 '영감을 주는 나라, 대한민국(Korea, Be inspired)'으로 변경했다.

기존의 슬로건이 외국인들에게 '광천수'를 연상케 하고 의미가 불명확하다는 의견과 전반적으로 한국의 이미지 홍보에 부합하지 않다는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지적을 반영해 새롭게 내놓은 슬로건이다.

슬로건의 의미는 외국인들에게 오래된 역사를 가진 문화 유적과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가득한 한국 관광을 통해 영감을 얻으라는 뜻이라고 한다.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은 지난 해 취임 이후 한국만이 갖고 있는 기(氣), 흥(興), 정(情)의 에너지를 스토리로 만들어 세계에 알리고 판매하는 새로운 한국관광진흥정책을 적극적으로 주창하고 있다.

기(氣)는 한국의 자연이 갖고 있는 영험하고 신비로운 기운이고, 흥(興)은 월드컵 응원에서 표출된 것과 같은 한국인만의 신명나는 에너지이다. 그리고 정(情)은 한류 드라마 등을 포함해 외국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한국 특유의 감성적 에너지이다. 한국에 관광을 오면 이러한 에너지로 영감을 얻고 재충전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월부터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재청의 주관으로 몇 차례에 걸쳐 시범적으로 실시한 '창덕궁 달빛기행' 체험행사가 영감을 주는 관광으로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에 뜬 보름달 아래서 궁에 얽힌 역사와 철학을 듣고 한국의 전통음식과 공연을 즐기는 이 기행에 참여한 주한외교사절과 국내거주 외국인, 관광상품기획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왕과 왕비만이 거닐 수 있었던 창덕궁 밤길 산책이 매력적인 고품격 여행상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한국관광공사는 체험행사에 참여한 다양한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올해 하반기부터 공식 관광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고궁달빛기행처럼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매력적인 관광자산을 알리기 위해서는 마케팅의 화두가 되고 있는 스토리텔링 기법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는 일부 관광정책 담당자와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여행에 관심이 많고 해외경험이 풍부한 각계각층의 국민과 외국에 나가 있는 교포, 그리고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과 인연이 있는 외국인들도 참여해 한국관광의 매력과 이야기를 발굴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하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족한 홍보마케팅 비용을 입소문 홍보를 통해 극복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관광공사가 '한국관광서포터즈'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 한국관광서포터스는 현재 전국 37개 지방에서 선발된 일반인과 관광 전문가 등 17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올해부터 2012년까지는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정부가 지정한 '한국방문의 해'이다. 이를 기념해 오는 23일 창덕궁에서는 한국관광공사와 한국방문의해위원회의 주최로 주한외교사절과 외국인, 사회 각계 지도층, 일반인 등 1000여 명을 초청해 '한국관광의 밤'행사를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영감을 주는 나라, 한국'이라는 한국관광의 비전 소개와 한국관광서포터즈의 공식 발대식을 포함해 다양한 전통행사와 공연이 펼쳐진다. 공식행사 이후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신동빈 한국방문의해 위원장 등 주요 인사 50여 명이 하반기 관광상품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창덕궁 달빛기행'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는 '한국관광의 밤'행사가 고궁 달빛기행상품을 포함해 영감을 주는 한국의 관광매력이 국내외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