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얀트리 등장에 신라호텔, 그랜드하얏트 '절대 지존' 흔들

반얀트리 The Club Lobby
대한민국 부자들만이 가진 '신분증 1호'에는 호텔 피트니스 멤버십 카드가 포함될 것이다.

멤버십 골프장 회원권을 제외하곤 이것으로 '부자와 부자 아닌 자'의 경계가 형성된다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개인이, 혹은 가족들과 함께 사용하는 라이프스타일형 멤버십 카드라서다.

피트니스 멤버십 카드 시장에 최근 회오리가 불고 있다. 회원권 시장에 새로운 '이단아'가 나타나서다. 바로 남산골 자락에 새로 들어선 반얀트리 때문. 원래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회원권 가격이라지만 반얀트리의 등장은 국내 최고급 멤버십 카드 시장을 흔들고 있다.

반얀트리가 나타나기 전 국내 회원권 시장의 절대 지존은 신라호텔과 그랜드 하얏트였다. 하얏트 개인 여자회원의 경우 시세가가 한때 1억 2000만원 대까지 치솟으며 국내 최고가 멤버십임을 자랑했다. 하지만 요즘 회원권 거래소에서의 시세는 내리막. 연초 7000만원을 호가하던 하얏트 개인 남자 회원 멤버십은 최근 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신라호텔도 개인 여자는 6200만원, 개인 남자는 4150만원으로 연초와 비슷한 가격을 달리고 있고 W서울 워커힐 호텔의 멤버십 ROO도 부부 회원권이 연초와 같은 95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로얄코펜하겐과 함께한 반얀트리 키즈테이블매너클래스
국내 최고가 피트니스 멤버십 회원권 자리에 새로 등극한 곳은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 2007년 9000만원(개인)으로 시작한 회원권 가격은 지금은 1억 3000만원까지 올랐다. 당초 출발 시점에서는 인근 하얏트나 신라호텔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전체 시설 그랜드 오픈과 함께 올라 버린 것이다. 부부 회원권일 경우에는 1억 8500만원으로 뛰어 오른다.

반얀트리가 회원권 시장의 절대 강자로 도약하게 된 데는 우선 남산골이라는 지리적 위치가 크게 작용했다. 반얀트리 이전에도 최고의 멤버십 회원권은 바로 옆에 위치한 신라호텔과 하얏트호텔이었다. 이젠 반얀트리까지 끼어 들어 남산골 자락에서만 국내 최고 '멤버십 3인방'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남산을 주변으로 한 주요 멤버십은 이들 3개 회원권 이외에도 서울클럽이 하나 더 있다. 1904년부터라는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교클럽으로 외국인들이 50% 가까이 되는 인터내셔널 멤버십이라는 점이 우선적으로 차별화된다. 어쨌든 최고급의 시설과 최상의 서비스라는 기본 전제는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이들 멤버십 클럽의 공통점이다.

남산 인근 클럽이 이처럼 부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직접적인 요인은 서울 강북과 강남 어디에서도 가까운 교통 요지라는 점이다. 사무실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도심에서도 금방이고 고급 주택가와도 맞물려 있는 서울 강남권과는 한강 다리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남산골 멤버십은 강남권에 자리한 다른 회원권들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다만 예외가 하나 있다면 W서울 워커힐 호텔의 멤버십 ROO. 서울 강동권 럭셔리 계층을 대변한다는 강점을 최대한 살린 덕분으로 멤버십 중 유일하게 남산권 빅3에 근접한 최고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얀트리 키즈클럽
특히 최근 멤버십 회원권 시장에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은 '키즈 마케팅'이다. 회원들이 시설을 이용하러 올 때 아이들을 데리고 올 수 있느냐 여부로 판가름 되는 것.

반얀트리가 오픈하며 크게 내세우는 시설 중의 하나는 키즈클럽. 부모 회원들이 체육 레저 시설들을 이용하는 동안 어린이들은 키즈클럽을 최고의 놀이공간이자 훌륭한 학습공간으로 활용한다. 웬만한 레스토랑 서너 개를 합치고도 남을 만한 크기의 어린이 전용시설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이벤트까지 갖춰 부모 회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회원권 시장이 기존의 50, 6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30, 40대로까지 훨씬 젊어지고 있다는 점도 이런 현상에 한 몫 거든다. 아무래도 아이들을 거느리고 있는 젊은 세대들이 더욱 키즈 클럽에 매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고소득 전문직이나 신흥 부자들을 회원 타깃으로 삼고 있는 반얀트리의 전략과 맞아 떨어진다.

최근 멤버십 시장에서 회원 선택의 가장 큰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다양한 문화 네트워크 행사들이다. 회원들의 문화적 눈높이를 충족시켜줄 만한 행사와 이벤트에 따라 회원들의 반응이 달라져서다.

반얀트리가 회원들을 위해 마련한 굵직한 문화행사들은 프라하 소년소녀 합창단 공연부터 안드레아 보첼리 콘서트, 박진영 콘서트 'The Party', 빈소년합창단, 비욘세 공연 관람 등. 모두 피트니스 멤버십 시장에서는 거의 시도되지 못한 것들이다. 서머키즈 파티, 키즈 할로윈 파티, 유니버설 발레단과 함께 하는 키즈 발레 클래스 등도 반얀트리의 대표적인 어린이 이벤트이다.

서울신라호텔피트니스클럽
또 조세현과 함께하는 포토 클래스, 미래학자 롤프 옌센과 함께 한 마스터 클래스, 홍명보 어린이 축구교실 등도 최근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멤버십 특전에 속한다. 쿠킹클래스나 와인클래스, 뷰티/스타일링 클래스 등은 이미 기본이 된 프로그램들.

멤버들을 위한 문화 네트워크 강화 노력은 여타 클럽들도 마찬가지다. 서울 신라 피트니스 클럽은 회원과 클럽의 유대관계와 고품격 피트니스 클럽 문화를 위해 정기적인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요가 교실, 어린이 수영교실, 남산 달리기, 댄스 스포츠, 경부 역전 마라톤 대회, 다이어트 행사, 골프대회, 의료 세미나 등이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클럽 올림퍼스도 연 2회 봄과 가을 회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테니스 토너먼트를 개최하는데 남성, 여성, 혼합 복식 등 5개 종목으로 약 2주간에 치러진다. 또 스쿼시 대회, 골프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들로 회원 간 친목 도모에 힘쓰고 있다

서울클럽의 경우는 이미 피트니스나 사우나 수영장 이용에 앞서 회원 간 네트워크 활동이 활발하기로 이름 높다. 외국인 회원은 여유가 있지만 내국인 회원권은 항상 동이 나있어 대기자들이 줄을 서 있다.

회원권 시장에서 반얀트리의 독주가 마냥 보장된 것만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분양이 완료되지 않았고 때문에 거래소 시장에 매물로 거래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회원권 분양이 마감되고 거래소에서 거래가 시작되면 시장과 경제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출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멤버십 지존에 등극한 것은 멤버십 문화에서 여러 수준 높은 트렌드를 선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으로 해석된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사우나
반얀트리 정덕윤 차장은 "원래 멤버십 회원들은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는 다소 폐쇄적인 풍토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적극적으로 서로를 알아가려는 모습이 눈에 보일 만큼 멤버십 문화도 변화하고 있다"고 달라진 풍속도를 전했다.


W서울호텔의 AWAY Spa 피트니스 공간인 SWEAT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