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A씨는 30대의 영업사원입니다. 고객들하고 직접 만나는 경우도 많지만 전화로 대화하는 시간만 최소한 하루에 3~4시간 정도는 되지요. A씨는 전화사용의 대부분을 휴대폰으로 하게 된 지가 벌써 7~8년은 족히 되었습니다.

A씨는 휴대폰을 항상 목에 걸고 다니고 있으며 배터리도 여분을 갖고 다녀, 잘 때도 꺼놓는 법이 없었지요. 요즈음 종종 머리가 아프고 잠이 잘 안 오는 경우가 있어 혹시 휴대폰을 너무 많이 써서 그런가 확인하고 싶어했습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휴대폰은 전자파를 발생시킵니다. 전자파는 일종의 에너지로서 전기가 흐를 때 그 주위에 발생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주기적 파동이지요. 휴대폰은 800~1800MHz의 주파수를 사용하고, 가정에서 쓰는 전자레인지는 2500MHz의 마이크로파를 사용합니다.

전자파는 대체로 그 주파수가 높을수록 유해성이 커지는데, 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고, 유전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요. 휴대폰의 전자파 방출을 줄이기 위해 현재 시판되고 있는 휴대폰은 전자파 흡수율이 1.6W/Kg 이하의 기준을 통과한 제품들입니다.

그렇다면 이 휴대폰들은 100% 안전할 것일까요? 현대인들은 TV, 컴퓨터 등 전자기기들에 의해 이미 많은 전자파에 노출되고 있는데 유독 휴대폰이 더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아주 흔하지는 않지만 휴대폰과 관련된 건강문제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보고된 것은 뇌암을 비롯하여 백혈병, 림프종 등의 암과 특히 청소년들에서 기억력 및 학습능력 저하, 수면장애, 두통 등을 들 수 있지요.

둘째, 전자파의 위해는 현재가 아니라 빨라야 10~20년 후에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현재 아무리 사용해도 신체에 별 이상을 느끼지 않는다고 해서 휴대폰이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암 등 현대인의 질병은 여러 가지 요인에 수십 년간 노출되었을 때 발생합니다.

셋째, 휴대폰은 다른 전자기기와는 달리 신체와 거의 접촉해서 사용되기 때문에 전자파에의 노출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넷째, 한국의 휴대폰 보급률과 사용률은 거의 세계 수위를 달리고 있지요. 아무리 적은 위해라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된다면 문제의 심각성은 커질 수밖에 없지요. 특히, 휴대폰에 매달려 있는 우리 청소년들이 미래의 주역이 되었을 때의 건강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약과 마찬가지로 휴대폰이 안전하다는 증명은 휴대폰 제조자가 해야 합니다. 약물은 까다로운 안전성검사를 통과하여 발매된 이후에도 시판 후 조사라는 또 다른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지요. 지금 이런 장치를 우리 사회가 준비해 놓지 않는다면 휴대폰의 안전성에 대한 증거는 영원히 미궁에 빠질 수도 있게 됩니다.

휴대폰이 100% 안전하다고 증명될 때까지는 가급적 휴대폰 전자파에의 노출을 최대한도로 줄이는 것이 미래의 질병을 지금 예방하는 방법이 됩니다. 전자파는 휴대폰이 켜 있을 때는 항상 발생하며, 기지국에서 멀어지거나 장애물이 있어 수신감도가 낮을 때 더 많이 발생하지요.

발신을 시작하여 상대방하고 연결될 때까지와 수신이 될 때에도 많은 전자파가 발생합니다. 휴대폰 부위별로는 안테나에 가까울수록 전자파의 세기는 더 커지지요. 휴대폰에 가까운 안경테, 귀걸이, 보청기 등의 금속은 전자파를 다시 모으는 성질이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요령만으로도 휴대폰 전자파에의 노출을 70~80%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첫째, 가급적 사용횟수 및 사용시간을 줄이라는 것인데, 유선 전화기를 주로 사용하고, 휴대폰은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것이 방법이 됩니다.

둘째, 휴대폰을 켠 채로 몸에 부착 또는 주머니에 넣고 다니지 않습니다. 가방이나 핸드백에 넣고 다니는 것이 더 안전하지요. 셋째, 발신음, 수신음이 날 때는 가급적 휴대폰을 몸에서 멀리 합니다. 넷째, 수신감도가 낮을 때나, 실내, 차량, 지하철 등 밀폐된 공간에서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섯째, 임산부, 어린이, 금속테 안경을 쓰는 사람, 심장박동보조기 및 보청기 사용자는 가급적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여섯째, 시중에서 판매되는 전자파 감소장치나 이어폰, 핸즈프리 등의 전자파 차단 효과를 과신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조그만 노력이 나중에는 내 몸에 매우 큰 차이를 냅니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