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독자 여러분들, 정기적인 건강진단 또는 암검진을 잘 받고 있지요? 국가에서 보험을 통해 제공하는 건강진단, 직장에서 계약해서 제공받는 종합진단, 암검진뿐만이 아니라 심장과 뇌까지 CT또는 MRI로 본다는 전신검진 등 많은 건강검진이 있습니다.

이 건강진단의 의미를 여러분들은 어떻게 알고 있는지요? 혹, 아무 이상이 없으면 나는 건강하다라고 판단하지 않나요? 여러분들이 받는 건강진단은 엄밀하게 말하면 건강진단이 아니라 사실은 질병진단입니다.

질병이 있고 없고를 진단한 것이지, 현재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 앞으로도 계속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진단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현재의 건강진단에 이상이 없다는 판정은 질병이 없다는 판정이지 정말 건강하다는 판정이 아닙니다.

질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그 한 가지는 검사 상에서 이상이 나타나는 기질적 질환으로서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과 암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지요. 이 질병들은 아무런 증세가 없다가, 증세가 나타나면 거의 되돌리기가 힘든 소위 '안 아픈데 죽는 병'입니다. 지금의 건강진단은 바로 이 질병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요.

한국인에게 흔한 또 다른 질병군으로 '신체기능의 병', 다른 말로 '아파죽겠는데 안 죽는 병'이 있습니다. 이 병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기 저기가 아프고, 매우 고통스럽지만, 검사를 아무리 해봐도 잘 나타나지를 않지요. 그것은 구조가 아닌 기능의 병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건강진단은 이 검사에 나타나지 않는 이 '신체기능의 병'은 거의 간과하고 있습니다. 대표적 질병으로는 두통, 뒷목통증, 위장병, 불면증, 기억력 감소 등이지요.

건강진단이라면 꼭 포함해야 할 3가지 다른 요소가 있습니다. 체력, 스트레스와 대응능력, 불건강 생활습관 등입니다. 체력은 단지 힘이 세고, 달리기를 잘 하는 신체능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일과를 힘차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능력을 말하고, 더 나아가서는 일이든, 가정경영이든, 학습이든 보다 더 효율적으로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체력을 소모하면, 그것이 바로 현재 또는 앞으로 생길 질병의 가장 근본적 원인이 되지요.

건강 상태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스트레스입니다. 각 사람마다 여러 스트레스가 있지만, 그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능력 또한 다 다릅니다. 스트레스는 위의 체력소모의 원인이기도 하고, 반대로 체력소모가 스트레스의 원인이기도 하지요. 흡연, 음주, 불규칙적 생활 등 현재의 불건강 생활습관은 미래의 건강을 결정합니다.

신체기능의 병, 체력, 스트레스, 불건강 생활습관 등까지를 모두 진단해야만 엄밀한 건강진단이라 할 수가 있습니다. 현대 의학적인 진단기술의 발달은 질병진단뿐만이 아니라 엄밀한 의미에서의 건강진단에도 그 영역을 점차 넓혀 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일부에서만 시행하고 있지만, 빠른 시간 내에 모든 국민에게 제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요.

그때까지 여러분이 받는 건강진단은 단지 질병진단에 불과함을 잊지 마십시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