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많이 먹으면 살찐다, 먹고 꼭 운동해라"라는 초콜릿 광고를 본 적이 있는지요? 참 기발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감탄해 마지 않는 광고 카피 중 하나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동감이 가나요? 은근히 더 당기는 느낌이 들지는 않나요? 여기서 잠시 여러분들의 일상을 살펴 보지요. 일주일이면 몇 번이나 평소보다는 많이 먹었다는 느낌을 갖습니까?

그때마다 운동을 더하거나 뭔가 활동을 더 해서 지나치게 먹은 것을 상쇄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까? 이 믿음의 근간은 다름아닌 운동으로 먹은 것의 상당부분을 몸에서 빼낼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보통 한국인의 한끼 식사량을 보면 500에서 800칼로리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좀 많이 먹었다 싶으면 보통은 300에서 500칼로리, 배가 많이 부르다 싶으면 거의 1000에서 2000칼로리 정도를 더 먹게 되지요. 반대로 몸에서 기름을 태우는 운동을 생각해 볼까요?

과식을 한 후 실제로 할 수 있는 운동은 사실상 걷기에 불과합니다. 배부름 때문에 좀더 힘들고 땀나는 운동은 하기가 상당히 어렵지요. 그런데 열심히 1시간을 걸어봐야 소비되는 칼로리는 고작 150칼로리에 블과합니다. 1시간 걷기로 빡빡한 배가 홀쭉해졌다고 먹은 것을 다 태운 것이 전혀 아닙니다. 다만 소화가 되어 뱃속에서 몸안으로 흡수가 된 것이지요.

이번에는 운동을 많이 했으니 그만큼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살펴볼까요? 한국은 특히 이 믿음이 매우 강한 나라입니다. 산밑이나, 골프장 주변 등 조금이라도 운동을 한 곳에는 반드시 많은 음식점들이 산재해 있고 칼로리가 매우 높은 음식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지요.

그런데 역시 서너 시간의 산행 또는 골프를 힘들게 해봐야 소비되는 칼로리는 300~400칼로리에 불과합니다. 물론 그 이후에 먹는 칼로리는 쉽게 1000칼로리를 넘어가게 마련이고요.

먹고 운동한다든지, 운동을 했으니 먹어야 한다는 믿음의 결과는 쉽게 짐작이 가지요? 바로 한국사람이 비만이 되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이며, 평생다이어트를 한다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습관입니다. 앞으로는 먹기 따로 운동 따로를 해야 합니다. 먹는 것을 운동 또는 일과 결부시키지 않는 것이지요.

먹는 것은 두 끼이든 세 끼이든, 몸에 좋은 것만 골라 먹든, 아침에 많이 먹든 밤에 많이 먹든, 채식을 주로 하든 육식을 더 많이 하든, 자신이 하루 종일 먹은 총량을 살피면 됩니다. 쉬운 방법은 잘 때 일기 쓰듯이 그 날 자신이 입에 넣어 삼킨 것을 생각해 보는 것이지요. 음료와 물이 많은 수박 같은 과일도 다 동일한 음식으로 쳐야 합니다.

유일한 예외는 물, 즉 맹물이지요. 자신이 먹은 총량을 잘 모르는 사람은 음식일기를 써보면 그래도 쉽게 파악할 수가 있습니다. 음식일기를 쓸 때는 잘 때 기억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수첩 같은 것을 들고 다니면서 무엇이든 입에 넣을 때마다 기록을 해야 합니다. 여성들의 상당수는 자신이 입에 넣고 삼킨 것을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지요.

먹는 총량을 파악한 후에, 살을 계속 찌우고 있으면, 운동량과 관계없이 이 총량에서 10%만 줄입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경우 더 이상은 찌우지 않게 되지요. 물론 감량을 하고 싶으면 10% 이상을 줄여야 합니다. 음식의 총량이기 때문에 먹던 그대로 먹는 것이고 굳이 음식의 종류를 바꿀 필요는 없지요.

이렇게 먹는 것은 따로 하면서 운동은 자신의 컨디션에 맞춰 시행을 합니다. 물론 운동 직후에는 더 음식이 당기기는 하지만 평소같이 먹는 습관을 길들여야 하지요. 그래야만 몸 안의 기름의 효과를 태우는 운동의 효과를 볼 수가 있습니다. 운동 후 먹는 것이 제어가 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낫지요.

먹기 따로 운동 따로, 생각만 달리 해도 내몸은 훨씬 건강해 집니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