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버거, 버터 튀김, 초콜릿 씌운 베이컨… 초고칼로리 식품 열전

"알통은 버려, 식스팩은 버려! 초콜릿 복근 따위 개나 줘버려!"

<무한도전>의 정형돈과 길이 만나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뚱스'의 노래 'go 칼로리'의 가사는 어쩐지 처절하다. 한국인들의 살 빼기 노력은 세계 최고 수준.

그 배경에는 아름다움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편협함이 있다고 해도 어찌됐건 한국 사람들의 하나같이 늘씬한 몸매는 부러움의 대상이자 한식 세계화의 살아 있는 홍보 수단이다. 그러나 지나친 다이어트로 우리 안의 괴물이 눈을 떴는지 최근 거의 폭력적이라 할 만큼 인정사정 없는 초고칼로리 음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얼마 전 인터넷을 휩쓴 것은 폭탄 버거다. 햄버거 빵으로 쓰이는 번 대신 설탕이 코팅된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사용한 것으로 아래, 위, 중간, 총 3개의 도넛이 들어간다. 쉽게 말하면 더블 버거에 빵 대신 도넛을 끼운 것. 일단 한 입 베어 물고 나면 기본적으로 3개는 먹게 된다는 이 마성의 도넛이 가진 칼로리는 200kcal. 빵만으로 600kcal를 초과하는 셈이다.

그 안에는 기름이 줄줄 흐르는 쇠고기 패티 2개에 빵과 고기 사이로 치즈, 베이컨, 초콜릿까지 빼곡히 들어차 있다. 다 합쳐서 총 1000kcal에 육박하는 폭탄 버거는 얼마 전 미국에서 열린 '2010 위스콘신 스테이트 페어'에서 시판돼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온라인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자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지만 연일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면서 화제가 되자 급기야는 모 카페에서 폭탄 버거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물론 '쁘띠한' 한국인들의 사이즈에 맞게 폭탄 버거도 쁘띠 사이즈로 변경됐다.

방배동에 있는 '카페 드 아마폴라'가 선보인 폭탄 버거는 도넛을 반으로 잘라(처음엔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사용하다가 업체 측의 중지 요청으로 일반 설탕 코팅 도넛을 사용하고 있다) 위 아래로 깔고 납작한 패티에 치즈와 베이컨만 간소하게(?) 넣었다.

반응은 그야말로 폭탄이 터진 듯 해 매장이 마비되고 업무가 중지될 지경이었다. 폭탄 버거와 음료수를 세트로 묶은 쿠폰을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일시적으로 1인 구매 수량을 한정하기도 했다.

한국에서의 폭탄 버거의 인기가 거의 호기심에서 연유한다면 미국에서는 시장성을 검증받은 상품이다. 미국의 길거리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초 고칼로리 음식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폭탄 버거는 평범해 보이고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는 추석 음식들은 귀엽게 보일 지경이다. 도무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폭탄 칼로리를 지닌 음식들과 실제 조리법을 소개한다.

국내에선 괴식의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선 시중에 판매되는 음식이다. 오레오는 과자 상표 중 하나로 까만색 코코아 쿠기 사이에 하얀색 크림을 넣은 과자다. 흔히 너무 달아서 치아가 흔들릴 것 같다는 평이 많은데 이를 또 기름에 튀겼다. 준비물은 오레오 쿠키 한 통과 식물성 기름, 큰 달걀 하나, 우유 1컵, 핫케? 가루 1컵. 먼저 오레오 쿠키는 냉동실에 넣어 얼려두고 기름을 190도 가량으로 달군다.

그 사이에 달걀과 우유, 식용유 2티스푼을 통에 넣어 부드러워질 때까지 마구 젓는다. 여기에 핫케? 가루를 넣고 덩어리가 없어질 때까지 휘젓는다. 오레오 쿠키를 반죽에 살짝 담근 후 조심스럽게 기름에 넣고 황금 갈색이 될 때까지 약 2분간 튀긴다. 종이 타올에 건져 올린 후 초콜릿 시럽이나 휘핑 크림, 슈가 파우더를 마구 뿌려준다. 혓바닥이 오그라드는 단 맛을 경험할 수 있다.

튀김 마에스트로로 불리는 아벨 곤잘레스가 지난해 텍사스 식품박람회에 출품한 음식이다. 튀긴 버터는 당시 땅콩 버터를 입힌 마카롱 튀김 등 여덟 개의 엽기 튀김을 제치고 가장 창의적인 식품으로 우승을 거두었다. 뜨거운 기름 속에서 버터가 흐물흐물 녹아 버릴 것 같지만 실제로는 버터가 많이 들어간 비스킷이나 크로아상처럼 된다. 스틱 형태로 된 100% 버터 2개와 크림 치즈 3테이블스푼, 밀가루 1컵, 빵가루 1컵, 달걀 1개, 기름, 소금, 후추, 딸기잼 등을 준비한다.

버터와 크림 치즈, 소금, 후추를 믹서에 넣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간 후 작은 직경의 공 모양으로 빚어 냉동실에 얼린다. 꽁꽁 언 버터 덩어리에 밀가루, 빵가루, 계란으로 만든 반죽을 입힌 후 다시 얼린다. 기름의 온도가 175가 되었을 때 버터 경단을 넣어 황금색이 될 때까지 10~15초 가량 튀긴다. 종이 타올 위에 건져 올린 후 딸기잼 또는 초콜릿 시럽을 뿌려 칼로리를 극대화한다.

초콜릿과 고기의 조합은 생소하기 짝이 없지만 미국에서는 오래 전에 상품화 되어 캐나다로까지 전파된 유명한 음식이다. 미네소타 주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처음 공개된 초콜릿 씌운 베이컨은 TV쇼에 출연할 정도로 인기를 끌며 '돼지 사탕(Pig candy)'이라는 정식 명칭을 갖게 됐다. 만드는 법은 매우 간단하다.

베이컨 슬라이스 8개와 커버처 초콜릿 350g, 장식용 화이트 초콜릿과 아몬드 슬라이스 약간을 준비한다. 오븐을 190도로 예열한 후 베이컨이 바삭바삭해질 때까지 약 20분간 굽는다. 초콜릿을 약불에 중탕해서 녹인 후 과자처럼 바삭해진 베이컨을 그 안에 담갔다가 꺼낸 다음 유산지 위에 올린다. 화이트 초콜릿과 아몬드를 뿌린 뒤 냉장고에서 30분간 굳히면 완성. 칼로리가 부족하다 싶으면 폭탄 버거 안에 끼워 먹는다.

살찌는 초코바의 대명사격인 스니커즈를 기름에 튀긴 것으로, 과 함께 역시나 잘 팔리는 길거리 음식이다. 스니커즈, 계란 1개, 우유 1컵, 식용유 1테이블스푼, 밀가루 1컵, 설탕 2테이블스푼, 베이킹 파우더 1티스푼, 소금 약간을 준비한다. 먼저 스니커즈는 냉동실에 넣어 얼린다. 계란과 우유, 식용유를 컵에 넣어 섞고, 그릇에 밀가루, 베이킹 파우더, 소금, 설탕을 넣어 섞은 다음 두 혼합물을 합쳐 전동 거품기로 마구 섞는다.

반죽을 냉장고에 넣고 기름을 190도로 달군다. 차가워진 반죽에 언 스니커즈를 담갔다 빼 기름에 넣어 황금 갈색이 날 때까지 약 2~4분간 튀긴다. 종이 타올 위에서 기름을 뺀 다음 기름을 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도록 슈가 파우더와 캐러멜 시럽을 뿌린다. 차갑게 식혀 먹으면 된다. 먹어 본 이의 말에 의하면 처음 세 번 베어 물 때까지는 귀에서 종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오레오 튀김
버터 튀김
초콜릿 범벅 베이컨
스니커즈 튀김

황수현 기자 soo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