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U의 "건강은 선택이다"

고도비만수술은 기존의 지방흡입이나 지방용해술이 피하지방에 가하는 시술인 것과는 전혀 달리, 위의 용량을 물리적으로 줄이려는 수술입니다. 위의 용량을 줄이면 음식 섭취량을 줄여 체중감량을 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시작된 수술이지요.

과거에는 위를 절제하거나 우회하는 수술이 주로 시행되었으나, 요즈음은 시술이 간편한 위밴드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위 주위를 밴드로 묶어 늘어나지 않게 하는 것인데, 위나 장에는 전혀 칼을 대지 않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밴드와 포트 등 이물질이 몸 안에 남게 되는 단점이 있지요.

고도비만은 체질량지수가 30kg/m2 이상, 초고도비만은 40이상인 경우로 정의됩니다. 체질량지수 계산이 어려우면, 남자는 90kg이상, 여자는 80kg 이상이면 고도비만, 남자 120kg 이상, 여자 100kg 이상이면 초고도비만으로 판단하면 됩니다. 한국에서 고도비만자는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초고도비만자는 5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 숫자는 해가 갈수록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이 되지요. 이렇게 많은 고도비만자가 있는데도 잘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이들이 사람들 앞에 나타나기를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서양인이나 한국인이나 다같이 고도비만이 되는 이유는 자신의 몸이 쓰는 칼로리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즉 과식을 하는 이유에는 신체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인이 비만이 되는 이유가 서양인과 다른 점은, 서양인은 신체적 이유가 더 큰 반면 한국인은 심리적, 사회적 이유가 더 크다는 것이지요.

고도비만수술은 주로 신체적인 부분에만 작용을 하고, 심리적, 사회적 원인에는 거의 영향을 못 미치기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상대적으로 그 효과가 더 작습니다. 다음 사례들을 보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저한테 오랜 기간 진료를 받은 비만인 중년 남자분이 있었습니다. 본인도 체중감량을 원했고,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감량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를 했었지요. 그 가장 큰 이유가 이 분의 주된 생활이 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는 일이었고, 그 때마다 먹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조기 진단된 위암은 이 분의 위를 반 이상을 절제하게 만들었고, 이는 다름아닌 고도비만수술을 덤으로 받은 셈이 되었지요. 수술 후 이 분의 식사량은 줄어 들었고, 약 3개월 만에 그렇게 안 빠지던 체중이 10kg 이상 감량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의 삶은 수술 전과 같을 수밖에 없어, 그 분의 먹는 양과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데에는 채 1년이 안 걸렸지요. 작아졌던 위도 원래의 크기로 되돌아 갔습니다.

또 다른 여성의 사례입니다. 이분은 위밴드수술을 받은 이후에도 심리적 이유에 의한 폭식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폭식을 할 때에는 위가 늘어난 것을 못 느끼다가, 다 끝나면 너무 불편하고 숨이 막힐 정도가 되어 다시 토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지요. 수술 초기에 보였던 섭취량 감소 효과는 더 이상 작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고도비만수술의 위 줄이기 효과는 반식 훈련을 2주만 해도 쉽게 성취할 수가 있습니다. 물을 제외하고, 평소에 먹는 음식과 음료를 양으로 반만 먹으면 불과 2주 만에 위가 줄어 들어, 조금만 더 먹으려 해도 금방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이는 수술을 받은 것과 거의 같은 효과가 되지요. 그 효과의 지속기간도 수술보다는 더 길게 되는데, 그 이유는 남이 해 준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몸이 쓰는 것보다 더 적게 먹는 훈련을 하지 않는 한, 고도비만수술도 한국인에게는 일시적 다이어트나 약물, 또는 한약과 같이 반드시 요요를 부르는 감량법에 불과합니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