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프리우스 시승기] 1.8리터 엔진, 시스템출력 136마력 리터당 29.2km 공인연비 자랑

지구환경에 관심이 쏠리고, 국제원유가는 떨어질 기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세계각국의 크고 작은 모터쇼의 화두는 공해배출 없는 친환경 차량이다.

시범연구단계까지 와있는 전기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실용화된 하이브리드카(hybrid car)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는 높다.

현재 국내의 하이브리드카는 현대 아반떼와 기아 포르테, BMW X6와 7시리즈, 도요타 프리우스와 캠리, 렉서스 GS450h와 RX450h, LS600h, 혼다 시빅과 인사이트 등 11가지이다. 이중 하이브리드 전용차량은 프리우스와 인사이트.

최근 출신된 인사이트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23㎞. 가격 측면에서 인사이트가 프리우스보다 840만 원이 저렴하다. 프리우스와 인사이트의 경쟁구도가 소비자의 마음을 어느 쪽으로 움직이게 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기자가 시승한 3세대 프리우스는 국내에 판매되지 않았던 2세대 프리우스를 몇 년 전 시승했을 때와 느낌은 비슷했다. 그러나 바람의 흐름이 가장 부드럽게 스칠 수 있도록 디자인된 외관은 2세대에 비해 상당히 날렵해졌고, 실내는 세련되고 심플하다. 계기판을 비롯해 만지면 만질수록 재미있는 기어봉은 마치 장난감 조이스틱 같다.

2세대 프리우스는 1.5리터 엔진에 모터가 보조했지만 3세대 프리우스는 1.8리터 앳킨스-사이클(Atkinson-cycle) 엔진이 탑재됐다. 1.8리터 엔진 하면 평균 최대출력이 150마력은 나와야 하지만, 이차의 엔진 최대출력은 100마력을 넘지 못한 99마력이다.

엔진효율을 높이고 출력은 낮췄다는 얘기다. 엔진출력과 모터출력을 합한 시스템출력은 136마력이다. 2세대에 비해 22% 높아졌다고 업체측은 설명했다.

EV버튼을 누르면 1395㎏의 공차중량을 시속 40㎞까지 엔진을 돌리지 않고 모터의 힘만으로 2㎞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바닥과 타이어 마찰음만 들릴 뿐 엔진소음과 배기가스는 전혀 없다.

시속 40㎞를 넘어서면 바로 엔진이 작동된다. 전기모터 출력은 82마력으로 높지는 않지만, 스르르 미끄러져가는 맛이 바로 전기차가 아닌가 싶다. 계기판의 배터리 충전량이 소진되면 바로 엔진이 작동된다.

여기서 의문이 가는 부분이 있는데 엔진최대출력과 모터출력을 합하면 181마력이 나와야 수치상 계산이 맞지만, 실제 시스템출력은 136마력이 나온다는 점이다.

모터는 저속일 때 출력이 높게 나오고 고속으로 갈수록 출력이 떨어지게 되지만, 엔진은 그 반대이기 때문에 이 두 관계를 고려해 가장 출력이 높게 나오는 지점을 시스템출력으로 정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복잡한 출퇴근길에서도 기름걱정은 없다. 가속페달에 강한 힘만 주지 않으면 거의 엔진을 돌리지 않고도 슬금슬금 움직여준다. 미션은 무단자동변속기라 불리는 e-CVT.

고속주행을 하다가도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어김없이 엔진은 멈추고 굴러가는 바퀴의 운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변환되어 배터리로 충전되는 회생브레이크 시스템이다.

대시보드 상단에 자리한 계기판에서 동력의 흐름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이차의 일본 기준연비는 38㎞/L이나 국내 공인연비는 리터당 29.2㎞로 국내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 중 최고의 연비이다.

5일간의 주중 시승기간 내내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총 300㎞ 이상 달렸지만 계기판상 연비는 21㎞/L였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성상 풀가속보다는 차분한 주행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앞섰다. 하지만, 고속주행에서 풀가속을 하게 되면 동급 배기량 차량보다 연료소모율이 낮아진다.

몸으로 느낀 프리우스는 기존의 가솔린 차량에서 느낄 수 없던 미래의 차를 몰고 있는 듯하다.

차세대 지능형 주차 보조 시스템은 일렬주차와 후진주차(T자 주차)시 차량에 장착된 센서와 후방카메라를 통해 주차공간을 알려주고 도와준다.

안전장치는 넘쳐난다. 총 7개의 SRS에어백을 비롯해 액티브 헤드레스트, ABS(Anti-lock Brake System), EBD(Electronic Brake Distribution), BAS(Brake Assist), TRC(Traction Control), S-VSC(Steering Assisted Vehicle Stability Control)가 포함된 스타 안전 시스템(Star Safety System)등이 적용됐다.

이 차는 미국에서만 292건의 특허 출원을 합쳐 전 세계적으로 약 1000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한다.

한국도요타자동차 측은 "한국에 출시된 3세대 프리우스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시너지 드라이브 시스템은 부품의 무게와 크기를 감소시켜 2세대 프리우스에 비해 성능이 향상됐다"며 "뛰어난 연비와 적은 배출가스를 바탕으로 전세계 70개 이상의 나라에서 프리우스가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판매가격은 3790만원이다.



글/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