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18.7km/L, 8단 자동변속기, 조용한 실내 디젤차 맞아?

이렇게 반해 버리긴 오랜만이다.

럭셔리함과 1.7톤에 가까운 중후한 차체에 넉넉하고 편안한 실내까지 갖추면서 연비가 리터당 22.1㎞를 기록했다.

BMW 뉴 520d의 고효율성은 핸들을 잡아보기 전부터 자주 들어왔던 터라 그 결과가 궁금했다. 서울(시내)에서 전라도 광주(시내)까지 인내로 평균 시속 90~110㎞로 달렸다. 총거리 364.1㎞, 주행가능거리 1077㎞라고 트립컴퓨터상에 기록됐다. 시내주행 없이 정속으로 고속주행만 한다면 한번 주유로 1500㎞는 쉽게 넘기겠다는 생각이다.

국내 공인연비는 18.7㎞/L다. 시내주행 연비는 얼마나 나올까? 주행거리 150㎞를 터프하게 달렸지만 연비는 리터당 12,7㎞. 10㎞/L이하로 떨어뜨리기 힘들다. 이런 차가 있나 싶다.

184마력을 발휘하는 2.0리터급 커먼레일 연료 직분사 방식, 가변식 터보차저가 장착된 4기통 디젤엔진에 동급최초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어 고성능을 비롯해 고효율성까지 동시에 만족한다.

구형 520d와 비교해 확연히 차별화될 정도로 엔진 소음은 조용해졌다. 차체 방음으로 인해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다. 시속 100㎞ 부근을 고속으로 정속 주행해 보면 기어는 8단으로 자리를 잡고 꾸준히 밀어준다. 이때 엔진 회전수는 불과 1500rpm. 8단 변속기의 위력이다.

정숙한 주행에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한다. 약간의 오르막에 구간에서 7단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8단으로 올라간다. 200㎞ 이상 주행했음에도 주행가능거리가 쉼 없이 올라가 1000㎞를 쉽게 넘어선다.

추월을 위해 급가속을 가하면 기어는 4단까지 급격하게 떨어지며 38.8㎏·m의 최대토크로 강력하게 밀어붙여준다. 가솔린엔진 535i의 40.8㎏·m의 최대토크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차체 앞뒤 무게 배분도 51:49로 완벽에 가깝다.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딸깍'하는 오버부스트 상태로 최고속도로 달려보면 시속 100㎞까지 기어는 3번 변속되고 시속 100~200㎞구간에서 3번 변속된다.

뉴 520d의 0→100㎞/h 가속성능은 8.1초.

편의장비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iDrive, 주차보조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지만 후방카메라(서라운드 뷰)가 빠진 것이 약간 아쉽다. 웬만큼 눈에 익은 옵션에는 부족함이 없다. 국내 판매가격은 6240만원.

BMW코리아 관계자는 "BMW 520d는 지난 8월 출시 이후 11월 말까지 1409대가 팔려나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면서 "9월과 10월엔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로 선정되는 등 부족하지 않은 파워와 높은 연비로 현재 디젤승용차로서 최고의 실용성이 강조된 모델"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