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U의 건강은 선택이다

모든 술은 발암물질입니다. 소주, 양주, 맥주, 몸에 좋다는 와인, 막걸리 가릴 것 없이 술 속의 알코올은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지요. 발암물질이다라고 하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시지요?

그 이유는 첫째, 직접적으로 술이 암을 일으킨다라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없고, 둘째, 그게 사실이라면 왜 아직도 주위의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술을 마시고 있으며, 셋째, 술이 암을 일으키는 것은 술 속의 알코올이 아니라, 다른 불순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술이 위장과 간을 해치는 것까지는 동의할 수 있어도, 암을 일으킨다라는 사실은 동의하기가 싫지요?

지금부터 약 8년 전, 폐경기 여성들이 복용하는 여성호르몬이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호르몬을 복용하던 많은 한국여성들이 공황상태에 빠져 복용을 중단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마 기억할 것입니다. 그 이후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독성프로그램은 공식적으로 여성호르몬을 발암물질로 분류하기 시작했지요. 국립독성프로그램, 즉 National Toxicology Program은 인체에 해가 되는 물질을 주로 연구하는 기관인데, 발암물질에 대해서 11번째 보고서를 발표했고, 현재는 12번째 보고서를 준비하는 중입니다.

이 발암물질의 분류는 실험실이나 동물에서 발암성이 증명된 물질이 아니고, 사람에게서 암의 발생이 증명된 물질들입니다. 그 동안 언론에서 문제가 되었던 말라카이트 그린이나, 납 같은 중금속도 동물에서만 발암성이 증명되었지, 인체에서는 단지 발암의 가능성만을 경고하지요.

여성호르몬은 인간에게 증명된 발암물질로 2002년에 처음으로 10번째 보고서에서 등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목록을 쭉 따라 올라가다 보면 이보다 먼저 발암물질로 증명된 물질들이 나옵니다. 그 중 2000년에 발암물질로 확인되어 9번째 보고서에 등재된 물질 중의 하나가 바로 알코올, 즉 술입니다. 술은 인체에게 증명된 엄연한 발암물질이지요.

술이 일으키는 암을 한번 살펴 볼까요? 대충 짐작이 가겠지만, 첫 번째는 간암의 원인이 되고요, 두 번째는 여성들의 유방암을 일으키며, 남녀 모두에게 구강암, 인후암 및 식도암의 원인이 됩니다.

나중의 세 암은 상대적으로 흔한 암은 아니지만, 구강암은 입 모양을 변형시키고, 인두암은 성대를 침범하여 말을 할 수 없게 만드는 후유증을 남기고, 식도암은 그 위치 때문에 진단 및 치료가 힘들어 치명율이 높은 심각한 암들이지요.

술이 암을 일으키는 것은 다른 발암물질과 마찬가지로 일생 동안 몸에 흡수된 알코올의 총량에 비례합니다. 즉, 빈 속에 먹든 안주랑 같이 먹든, 순한 술을 먹든 독한 술을 먹든, 몸에 좋다는 술을 먹든 나쁘다는 술을 먹든, 먹은 술 속에 들어 있는 알코올의 총량이 문제이지요.

또한 요사이 먹고 있는 알코올의 양이 아니라, 그 동안 먹었던 술의 총량이 암의 발생 위험성에 비례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암을 예방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지만, 그 노력의 대부분을 먹는 음식을 선택하는 데 기울이고 있습니다. 크게 보아서 육식보다는 채식을, 일반 농산물보다는 유기농을, 그리고 소위 항암효과가 있다고 하는 특정 음식을,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선호를 합니다.

또한 조금이라도 유해물질이 있다고 하면 아무리 좋은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하더라도 질겁을 하고 먹지 않으려고 하지요. 이런 식생활을 모두 실천한다고 하더라도, 술을 상당히 마시는 사람이 일주일에 소주 반 병 이하로 줄이는 것보다는 훨씬 못하다는 것이 그 동안 연구의 결론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던 사람이 음주를 줄이면 남은 생애 동안 암 발생의 위험성은 얼마나 감소될까요?

그 동안의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그 효과는 약 20-30%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즉, 앞으로 자신에게 일어날 암의 가능성을 1/4에서 1/3까지도 줄일 수 있다는 것으로서, 이를 합쳐보면 흡연자의 금연보다도 암 예방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술의 다른 위해성까지 합친다면, 단 한가지로 이만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지 않을까요?

여러분들도 진정 암을 예방해 보렵니까? 바로 오늘 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