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U의 건강은 선택이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람이 겪는 여러 고통 중에서도 불면증은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아주 심한 고통입니다.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큰 고통인데, 더욱 심각한 것은 그것이 매일 밤 반복된다는 것이지요. 잠을 못 자는 것도 고통이지만, 낮은 낮대로 고통의 연속입니다.

하루 종일 피곤하고, 정신집중이 잘 안되며, 짜증이 쉽게 납니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고, 실수도 많고 사고도 잘 나지요. 고통이 크고 만성이 되면,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는 아주 심각한 질병입니다.

불면증 환자들이 그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그 첫째는 술이지요. 알코올이 몸에 들어와 뇌를 적시면, 몸을 긴장시킨 뇌활동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술로 유도된 잠은 자연수면과는 거리가 먼, 질이 나쁜 수면이지요. 반복하다 보면, 자는 시간은 그대로인데, 수면효과는 점점 떨어지게 됩니다.

둘째는 몸을 힘들게 하거나 피로하게 해서 자는 방법입니다. 어떤 분들은 자기 30분 이전에 운동을 하기도 하지요. 이 방법도 그날 그날은 넘어갈 수가 있지만, 체력을 점점 소모시키게 됩니다. 어떤 때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거꾸로 잠을 못 자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하지요. 몸을 힘들게 하거나 운동을 하면 뇌와 수면중추는 사실상 더 각성하게 됩니다.

셋째는 마사지를 받는 것으로 근육이 이완되어 수면유발 효과가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방법과 마찬가지로 자꾸 받다 보면 중독이 되어 끊으면 다시 잠을 잘 못 이루게 됩니다.

넷째가 가장 흔한 수면제, 한약제, 또는 허브 등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즉시, 잠을 청하는 데는 가장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 시간이 갈수록 용량을 늘려야 하고, 끊으면 다시 불면증이 재발하게 됩니다.

이 방법들은 모두 불면증이라는 결과를 고친 것이지, 그 원인을 고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공통입니다. 그렇다면, 불면증의 근본 원인은 무엇이고, 이에 따른 근본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잠시 어렸을 때로 되돌아 가볼까요? 신나게 뛰어 놀다가,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기억이 나지 않습니까? 뇌 속의 깊은 곳, 뇌간이라는 곳에 수면중추가 위치해 있습니다.

수면중추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살피고 있다가, 수면이 필요하면 우리 몸을 여지없이 자게 만드는 기능을 수행하지요. 이는 대뇌의 작용인 우리의 의식과는 관계없이 일어나는 불수의작용입니다. 호흡이나 심장박동이 저절로 일어나는 것과 같지요. 성인이 되어 생각하고 느끼고 해야 할 일이 많아지면, 대뇌의 기능이 늘어나면서 스스로 알아서 기능하는 수면중추를 간섭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대뇌가 잠을 자라고 명령하면, 수면중추는 오히려 더 깨게 되지요. 일례로 잠에 들기 위해 1000, 993, 986 같이 숫자를 거꾸로 세는 것도 사실은 대뇌가 수면중추를 간섭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대뇌에 의한 수면중추의 간섭이 바로 불면증의 근본 원인이지요.

어떤 분들은 전립선 때문에 소변을 보기 위해 잠을 깬다고 하지요? 물론 전립선비대증의 자극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입니다. 혹, 어렸을 때를 기억해 보면 밤중에 오줌을 싸고도 전혀 모르고 자버린 경험이 있지는 않았나요? 입이 말라서 깬다든가, 무릎이 아파서 깬다는 것도 알고 보면 숙면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불면증의 근본 치료는 과도한 대뇌 작용을 줄이고, 수면중추 본래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이어야 합니다. 약이나 물질 또는 기구의 도움 없이 아무데서나 스스로 잘 잘 수 있게 만드는 훈련이지요. 이 훈련은 48시간 잠을 자지 않고 수면중추를 소위 리셋하는 훈련, 숙면훈련, 그리고 깨지 않고 자기 훈련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제 진료실에는 그야말로 20년 이상 된 불면증 환자, 10년 이상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는 분들이 찾아 옵니다. 대개는 40세를 넘긴 분들이지요. 불면증 자체가 매우 고통스럽고, 숙면훈련이 쉽지는 않지만 대부분이 잘들 합니다.

수면중추의 기능회복에는 약 2주 정도가 걸리고, 원래의 원인이었던 과도한 대뇌를 안정화시키는 데에는 보통 1~3개월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훈련을 마친 대부분은 장기간 수면제에 의존했던 사람들이라도 더 이상 약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고, 밤이 두렵지도 않게 됩니다.

결과를 치료하면 당장 고통은 면할 수 있어도 불면증은 만성화가 되고, 원인을 고치면 훈련은 힘들어도 불면증은 완치가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