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식탁이나 책상 위에 건강기능식품 한두 병 정도 올려져 있는 광경이 낯설지 않은 요즘이다. 1990년대 이후, 한국의 건강기능식품 산업은 매년 10% 이상 성장해 왔다. 2008년 이후에는 성장기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들었을 정도로, 건강기능식품은 한국인들에게 일상이 되었다.

2009년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의 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의 한국인 성인 10명 중 3명 정도가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고 있다. 팀을 꾸려 연구를 진행한 박현아 교수는 "생활수준의 향상과 식생활의 서구화로 한방에 대한 의존이 건강기능식품으로 옮겨가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도 질병으로 진단되지 않아도 피로 등의 생활 속 불편함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 지인의 소개를 받아 먹거나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이 먹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섭취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중심으로 효능과 선택, 섭취 시 요령과 주의사항을 살펴본다.

비타민과 미네랄

비타민과 미네날
각종 공해물질과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일수록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가 필요하다. 또 나이가 들수록 영양소 흡수 기능이 떨어져 65세 이상은 종합비타민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식생활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유추해볼 수 있는데, 평소 우유를 마시지 않거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경우 칼슘과 비타민 D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또 채식을 하는 경우엔 칼슘, 철분, 아연, 비타민 B6, 비타민 B12 등을 먹어줘야 한다.

견과류를 먹지 않거나 지방이나 식물성 유지를 먹지 않는 사람은 비타민 E가 부족하다. 흡연과 채식을 하지 않는 경우도 비타민 B와 비타민 C 부족에 시달린다. 아스피린을 꾸준히 복용하는 경우엔 철분이 부족하고 위산분비가 감소해 소화불량이 일어날 경우 비타민 B12의 부족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하루 두 잔 이상의 술을 매일 마시는 경우에도 비타민 B가 부족하기 쉽다.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 섭취량이 줄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 요구량을 채우지 못한다. 사람에 따라 비타민제를 복용할 경우 속이 쓰린 이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비타민 C는 식사 중에 먹게 되어 있다.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

클로렐라
무릎이 약한 중년 여성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글루코사민은 연골 구성의 필수 성분이다. 뉴질랜드의 마우리족에게 관절염이 없는 이유를 밝혀내면서 찾아낸 비결이 해변가의 그린홍합이었다.

이 같은 갑각류에 많이 들어있는 것이 글루코사민이다. 최근 염산염 글루코사민의 효능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지만 황산염 글루코사민의 효능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고 밝혀진 바 있다.

세계적으로는 MSM, 콘드로이친, 글루코사민의 조합이 가장 많다. 국내에서는 글루코사민과 곤드로이친 조합이 많지만 어떤 조합이 낫다 그르다는 사람의 평소 식습관에 따라 다르다. 글루코사민과 콜라겐의 조합도 등장했지만 콜라겐을 만들어주는 것은 비타민 C이기 때문에 평소에 과일과 채소 섭취가 많은 사람에겐 굳이 이것이 필요하지 않은 셈이다.

홍삼과 인삼

육체적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잘 알려진 홍삼과 인삼. 일반적으로 인삼은 열이 많은 사람은 먹을 수 없지만 홍삼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다.

기본적인 인삼의 성질은 조금씩 남아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두통이나 가슴이 두근거림이나 뜨거워지는 경험을 하고도 홍삼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계절이나 체질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어 지금처럼 과일을 먹듯 쉽게 복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녹조식물 는 변비와 노화방지, 피로회복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해물질을 배출해주는 기능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저하시키는 효능도 있다. 감기와 같은 질병 예방과 아이들의 성장발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아토피가 있는 어린이와 성인이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 알칼리성 물에 서식하는 것이어서 산성체질인 아토피의 증상을 완화해 주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개선과 혈액순환, 두뇌활동에 도움을 주는 . 멸치부터 연어, 물범까지 그 원료가 다양하다. 하지만 제조과정에서 중금속은 정제가 되지만 먹이사슬에서 봤을 때, 멸치나 크릴 새우 등 작은 생선일수록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오메가-3
오일이기 때문에 빛에 의해 변질이 잘 돼서 용기가 투명이 아닌 갈색병이어야 한다고 하지만 제품 안에 항산화제가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용기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함량이다. 가장 중요한 DHA와 EPA의 함량이 500~1500밀리그램을 하루에 섭취해야 하지만 300밀리그램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동물성 지방과 식물성 등 종류가 다양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동시에 통풍이 있거나 변비가 있는 사람은 식물성을 선택해야 한다.

복용 시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점은 꾸준히 아스피린을 먹는 사람의 경우 섭취해선 안 되며 치아 발치나 수술을 앞둔 일주일 전부터는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 기능성분인 알로인은 배변에 도움을 준다. 또 겔은 염증유발 물질 생성을 억제해 위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과량 섭취할 경우 복통이나 구토,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임신 중이거나 수유를 하는 경우, 12세 이하의 어린이는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알로에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몇 가지 궁금증

영양제 꼭 먹어야 하나?

하루 필요한 영양소는 대략 30~40가지쯤 된다. 세 번의 식사로 빠짐없이 이들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 몸이 가장 부족한 영양소에 맞추어 신진대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 가지 영양소라도 부족하면 영양부족으로 인한 병이 생기게 된다.

게다가 하루에 모든 영양소가 고루 담긴 정성스럽게 차린 식사를 세 끼 모두 챙기기란 쉽지 않다. 현대인들은 에너지원을 과잉섭취하지만 영양소에서는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보험 삼아 종합비타민제는 매일 먹기를 권한다.

건강기능식품 중 '누구나 먹어도 되는 것, '주의해서 먹어야 할 것',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한 것' 등의 분류가 있나?

분류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개인의 섭식 상태에 따라 상담을 받고 주의해서 선택할 필요가 있다. 두통이나 피멍 등 이전에 없던 증상들이 건강기능식품 섭취 후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원인으로 의심하는 이는 드물다. 효과가 크면 건강기능식품에서 약품으로 재분류되기도 한다. 가 대표적이다.

의약품과 함께 먹을 경우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나?

주의해서 먹을 필요가 있는 것들이 있다. 이뇨제를 와 섭취하면 체내 칼륨량이 지나치게 감소할 수 있고, 혈액응고 저해제(와파린)를 비타민 K나 (비타민 K 함유)와 함께 복용하면 약효가 떨어진다.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와 의 조합 역시 약효를 떨어뜨린다.

건강기능식품 개별적으로 볼 때 일어날 수 있는 현상들은 올리고당의 경우 장 세균에 의해 발효돼 복부팽만감이나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감마리놀레산의 경우 간질병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금기이다.

참고도서 및 도움말
대한약사회
자연영양연구회 회장 정숙희 약사(분당 건강샘 약국)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
내 몸에 맞는 영양제는 따로 있다, 박용우 외 지음, 넥서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