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CT200h 시승기EV버튼 시동, 노멀ㆍ에코모드로 주행, 스포트모드로 풀가속

"입맛대로 골라먹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구요? 콤팩트 풀 하이브리드 CT200h에 장착된 4가지 드라이브 모드로 색다른 드라이빙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한국도요타가 2월 18일 인천 송도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이 한 말이다.

이날 시승 코스는 인천 송도를 출발해 인천대교를 건너 영종도 을왕리 해변까지 왕복하는 80여㎞. 주행테스트로는 충분한 구간이다.

프리우스와 같은 엔진 파워트레인이 장착되었지만 전혀 다른 핸들링과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었다. CT200h는 두 개의 심장을 갖고 있다. 5200rpm에서 99마력의 최대출력과 최대토크 4000rpm에서 14.5㎞·m을 발휘하는 앳킨슨 사이클 1.8리터 가솔린엔진과 최대출력 82마력(21.1㎏·m 최대토크)의 전기모터. 이 둘을 합한 시스템 최고출력은 136마력에 이른다.

엔진최대출력과 모터출력을 합하면 181마력이 나와야 수치상 맞는 계산이지만 시스템출력이 136마력 나왔다. 모터구동으로 저속 시 출력이 높게 나오고 고속으로 갈수록 출력이 떨어지게 되지만, 엔진의 경우는 그 반대로 고속으로 갈수록 출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 두 관계를 고려해 가장 출력이 높은 지점이 시스템출력이다.

역동적인 스타일과 핸들링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콤팩트 하이브리드 모델 CT200h는 여느 하이브리드 차량과 차별화된 달리기 좋은 차량이다.

돌출된 범퍼를 이은 날카로운 전조등과 화살촉 형상 그릴은 날렵한 인상이 강하다. 아담한 사이즈와 해치백 스타일은 누가 보더라도 젊음이 강조된 디자인이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화려한 계기판이 빛을 발했지만 엔진은 준비상태로 미동조차 없이 조용할 뿐이다. 계기판 속 'READY'라는 글자에 '전기모터에 시동이 걸렸구나' 싶다.

기어박스 옆에 나란히 자리한 EV버튼과 다이얼식 에코, 노멀, 스포트 등 4개의 온디맨드 드라이빙 모드는 도요타 측에서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전기모터로만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고 배터리가 충전된 상태에서 EV버튼을 누르면 엔진시동 없이 전기모터의 동력만으로 시속 45㎞로 주행거리 2㎞를 달릴 수 있다. 충전이 필요하면 엔진이 작동하며 노멀모드로 돌아온다.

주행 중 브레이크를 밟거나 고속주행 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어김없이 휠과 브레이크의 운동 에너지가 배터리로 충전된다. 60~80㎞/h 중고속은 노멀이나 에코모드로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주행이 인상에 남았다.

직선구간에 들어서면서 스포트모드로 다이얼을 돌리자 계기판 클러스터 조명이 파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바뀌며 rpm게이지가 나타났다. 가·감속을 포함한 풀가속을 가해보면 E-CVT(전자식무단변속기)의 조합으로 일정한 엔진음과 5000rpm을 유지하며 기어변속 느낌은 전혀 없이 부드럽게 속도계 바늘만 움직인다. CVT가 아닌 5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으면 어땠을까?

시속 140㎞까지는 계기판 바늘이 부드럽게 상승하다가 시속 160~180㎞구간에서 힘에 부친다. 덩치 있는 어른 3명이 탑승했기에 더 했을 것이다.

이차의 0→100㎞/h 가속시간은 11.32초. 공인연비는 리터당 25.4㎞로 프리우스 29.2㎞/L보다 떨어지지만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승차감은 프리우스와 비교 대상이 안 된다. 고강성 차체에 스포츠형 타이어와 단단한 하체(퍼포먼스 댐퍼), 버킷시트 등이 어우러져 고속주행에서도 안락하고 편안하다. 고속주행 중 급차선 변경도 어김없이 잘 따라온다.

오사무 사다카타 도요타 (CT200h 담당)수석 엔지니어는 "CT200h는 종합예술로 구현된 탁월한 모델이며 의식 있는 부유층을 위해 개발된 차"라며 "강인한 샤시와 측면 댐퍼로 균형 잡힌 운전이 가능해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성능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CT200h는 일본출시 한달 만에 7500대가 팔려나갔다. 렉서스를 처음 접하는 고객이 이차를 구입했으면 좋겠고 자신만의 개성과 유행에 민감한 30~40대 층 특히 여성이 몰면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인식과 자동차 메이커의 홍보 부족으로 아직 시장은 크지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친환경 차량이 주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판매 가격은 트랜디 사양이 4190만원, 럭셔리 사양이 4770만 원이다.



글·사진(송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