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벨로스터 시승기]비대칭 3개의 문 파격적 디자인, 부드러움 가감속 성능도 뒷받침

벨로스터는 개성이 강한 차다.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고 표현해 줄 수 있는 혁신적인 차"라는 현대차의 새로운 개념 PUV(Premium Unique Vehicle). 바로 벨로스터다.

2007년 4월 서울모터쇼를 통해 컨셉트카로 이미 소개됐던 그 차가 이제 도로 위를 질주하게 됐다.

3월 16일 워커힐 호텔 주차장에서 마주친 벨로스터는 화려한 무지개 색상을 뛰어넘어 40여 대가 연출하는 9가지 형형색색 비비드 컬러에 마치 꽃밭에 들어온 듯했다.

벨로스터는 현재까지 적용된 적이 없는 비대칭 3개의 문(운전석, 조수석 전∙후)으로 독특한 스타일과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플루이딕 스컬프처'라는 현대차 디자인철학을 고스란히 발산하지만 직간접조명방식의 LED 라이트 가이드링 중심으로 날렵하고 공격적인 전조등 디자인에서 강렬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마치 겨울잠에서 깨어나 금방이라도 껑충 뛰어 오를 듯한 얌체 같은 청개구리가 연상되고 빵빵한 엉덩이를 가진 뒷모습은 먹이를 찾지 못해 헤매는 솔개 얼굴이 떠오른다. 벨로스터 엉덩이의 포인트는 가운데 위치한 듀얼 머플러이다.

여유 있는 운전석 공간의 시트는 단단하면서 허리를 감싸주는 버킷형으로 제네시스 쿠페와 비슷한 느낌이다. 앞뒤 조절은 전동식이지만 등받이 조절은 수동이어서 운전 중엔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시동버튼도 독특한 곳에 있다. 'V'자를 형상화한 센터페시아 아래 꼭지점에 위치하고 시동버튼을 중심으로 한 'V'자 형상 속에 버튼들이 요목조목 공간을 잡고 있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겉모습과 달리 차분한 엔진음이 들려온다. 벨로스터 스타일과 특성을 살려 배기음이라도 중후한 저음으로 살렸으면 어땠을까 싶다.

수동겸용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이차의 심장은 기존 아반떼와 같은 1.6리터 GDi(직분사)엔진이 적용되어 140마력의 최고출력과 17.0㎏∙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지만 가속감은 아반떼보다 더 파워풀한 느낌이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5.3㎞(자동변속기 기준)로 1등급이다.

시승은 서울~춘천간 고속도로와 굽이굽이 이어진 국도를 통과하는 왕복 136㎞거리로 짧은 시간에 차량의 성능을 맛보기엔 적당한 구간이었다.

풀가속으로 질주하자 굉음을 뒤로 하고 허리를 강하게 밀어붙여준다. 시속 160㎞까지는 어렵지 않게 바늘이 움직여주지만 180㎞에서부터 여유를 가지면 겨우 200㎞에 바늘이 도달한다.

1.6리터를 감안해 달리기 성능도 좋지만 고속에서의 안정감과 승차감도 단단한 하체가 잘 받쳐준다. 국도로 접어들어 줄줄이 이어진 코너링 구간을 과격하게 통과해보지만 좌우 롤링(흔들림)없이 미세하게 타이어 끌림만 느껴질 뿐 핸들링만큼 정직하게 따라와준다. 이차에 적용된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샤시통합제어시스템(VSM) 덕분이다.

요철구간과 과속방지턱에선 또 다른 느낌으로 가뿐하고 부드럽게 통과한다. 단단하게만 느낄 수 있을 서스펜션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급가속 급정거를 연이어 해보면 엔진소리만 높아질 뿐 변속충격 없이 가감속이 부드럽게 이어졌다.

출시 전부터 마니아들 사이에 외모와 성능 등으로 관심과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벨로스터만의 스타일이 빛을 발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유니크가 1940만 원, 익스트림이 2095만 원.



글·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