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미니 컨트리맨 ALL4 시승기] 여유 있는 실내, 안정적 주행 성능에 넘치는 힘 '1.6리터 맞아?'

덩치 큰 사륜구동 미니(MINI)가 등장했다. 바로 컨트리맨이다.

누가 봐도 미니 집안의 미니임을 단번에 알 수 있지만 덩치는 우람해졌다. 그동안 미니는 작은 체구에 약삭빠르고 싱글들이 타고 다니기에 적당한 차였다면, 컨트리맨은 한 가족이 여유롭게 여행다니기에 적당하게 개발된 가족형 차다.

컨트리맨은 쿠퍼(3850만 원)와 쿠퍼S(4480만 원), 쿠퍼S ALL4(5160만 원) 등 세 가지 사양이 있다. ALL4(올포) 사륜구동 차량을 시승했다.

시승기간 동안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를 비롯해 일대 여러 곳을 경유하며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미니 타고 여행을 간다’ 하니 친구가 “미니로 여행가기에 좁고 불편하지 않냐”고 물었다.

미니 컨트리맨은 넉넉한 실내에 구분된 4인승 구조로 문짝 4개 달린 미니 아닌 미니다. 뒷좌석 공간은 언뜻 봐도 넉넉하게 여유가 있어 보인다.

미니 최초로 4미터가 넘는 컨트리맨은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 Sports Activity Vehicle)를 지향하는 반면 미니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은 앙증맞은 미니 철학을 간직하고 있다.

미니라고 하면 떠오르는 놀란 듯한 동그란 눈이 컨트리맨에선 오각형으로 눌린 타원형태로, 애니메이션 영화 <카>에서처럼 살아서 움직일 것 같은 느낌이다.

대형 원형 속도 계기판을 비롯해 실내디자인은 눈에 익숙한 미니 그대로다. 기어박스에서 시작되어 시트 중앙을 가로지르는 센터 레일에는 컵홀더와 선글라스 케이스, 휴대폰 거치대, 팔걸이 등이 있고, 원하는 위치에 놓을 수 있는 가변성과 쉬은 탈·장착이 인상적이다. 튀는 아이디어에 편리함이 더해졌다.

사이드브레이크는 마치 항공기의 랜딩기어가 연상되는 형태이다. 폭스바겐 골프와 같은 방식의 큼지막한 미니 마크를 누르면 트렁크가 열리고 2열과 오픈을 비롯해 격벽을 만들 수도 있고 시트를 접을 수 있는 등 다양한 공간변형이 가능하다.

컨트리맨 올포는 강렬한 미니만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되 여유 있는 실내와 네바퀴 굴림으로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더했다. 승차감은 부드러워져 동승자를 배려한 듯한 세팅이다. 과격하게 급코너를 진입해보면 부풀어오른 덩치만큼이나 쏠림으로 약간의 불안감이 느껴지나 흔들림 없이 구간을 통과한다. 버킷형 시트가 아쉽긴 하지만 선택사양이다.

6단 자동변속기와 환상적인 궁합으로 심장 또한 기존 쿠퍼S(해치백)와 같은 트윈스크롤 터보차저가 장착된 1.6리터 4기통 가솔린엔진에서 184마력의 최고출력과 24.5㎏/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공차중량으로 기존 쿠퍼S와 비교해 컨트리맨의 경우 1405㎏으로 1마력당 7.6㎏의 끄는 힘이 필요하나 기존 쿠퍼S 해치백의 경우 1235㎏의 몸무게로 1마력당 6.7㎏만 끌어당기면 된다는 수치가 나온다. 하지만 막상 가속페달을 밟아보면 승차감만 다를 뿐 운전의 재미를 즐기기엔 충분하다.

0→100㎞/h 가속시간은 7.6초, 안전최고속도는 210㎞/h다. 이 덩치에 엔진 배기량을 뺀 수치로 봐서는 도무지 1.6리터 엔진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강원도 산길을 3명이 탑승하고 트렁크를 비롯해 구석구석 짐들을 가득 채운 상태였지만 밟으면 밟는 대로 넘치는 힘을 주체하기 힘들 정도다.

시내주행 35㎞와 강원도 일대의 굽이굽이 산길, 잘 다져진 국도 등 총 316.5㎞를 주행하니 계기판에 찍힌 평균연비는 11.3㎞/L였다. 연료게이지는 아홉칸 중 다섯칸이 소모된 상태였으며 참고로 동행한 차량이 세대가 더 있어 연비주행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연료탱크용량은 47리터다.

미니가 마음에 들지만 실용성을 고려해 선택을 포기했던 이들이 있다면, 컨트리맨의 출시로 다시 한번 고민에 빠질 것 같다.



글·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