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즈, 핸드백, 아이웨어 등 '포인트 패션' 인기

패션의 완성은 슈즈일까, 가방일까, 모자일까, 액세서리일까?

슈즈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터. 슈즈는 자신의 개성을 완성시킬 수 있는 주요 패션 아이템인데다가 그 사람의 감각이나 취향 등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세기의 결혼식'으로 꼽히는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을 보면 모자가 단연 패션의 완성처럼 보인다.

큰 챙을 자랑하거나, 꽃 장식, 깃털, 기하학적 모양 등 각양각색의 모자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청첩장을 받아든 여성 하객들은 고민이 컸을 듯하다. 모자를 꼭 착용할 것이 명시돼 있었기 때문. 영국에선 모자가 예의의 상징이자 패션의 완성으로 인식된 게 아닐까.

이처럼 패션의 완성을 두고 어떤 특정 부분만을 꼽는 시대는 지났다. 의류 이외에 슈즈, 가방, 모자, 액세서리 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패션의 완성은 어떻게 마무리를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패션이 상륙하다

사필로 코리아, 2011 아이웨어 컬렉션 컨퍼런스
미국드라마 <섹스 & 더 시티>의 캐리 브래드쇼(사라 제시카 파커 분)는 우리에게 세 가지 패션 비밀을 알려준다. 믹스 앤 매치, 빈티지 의상 그리고 슈즈. 특히 슈즈는 캐리가 가장 사랑하는 동지이자 친구, 연인으로 꼽으면서 패션에선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이었다.

마놀로 블라닉과 지미 추, 크리스티앙 루부탱은 잇(it) 아이템으로서 여자들의 로망이 고스란히 담긴 제품이 되었다. 오죽했으면 영화판 <섹스 & 더 시티>에서 캐리의 연인 빅이 캐리에게 반지 대신 마놀로 블라닉을 신겨주며 청혼을 했을까.

이처럼 슈즈는 상상 그 이상의 패션의 완성 아이템이다. 하지만 마놀로 블라닉의 호사스러운 가격을 보면 역시 로망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최소 500달러에서 최대 1000달러 이상의 가격이 환상을 깨워주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면을 생각하면 여자들에겐 마놀로 블라닉이니 지미 추, 크리스찬 루부탱 등은 사치 그 자체다. 수십만 원의 구두를 덥석 사들이기보다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그래서 찾는 게 실용성이 큰 제품들이다.

지난달 27일 명동에는 또 하나의 SPA형 브랜드가 국내에 처음으로 론칭했다. 싱가포르의 대표 SPA 슈즈 & 액세서리 브랜드 '찰스앤키스(CHARLES&KEITH)'가 상륙한 것. 찰스앤키스는 1996년 탄생한 이후 2000년 글로벌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후 27여 개국 225개 이상의 매장을 갖고 있는 브랜드.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이란, 태국, 베트남, 쿠웨이트, 카타르 등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에 일찌감치 진출했다. 찰스앤키스가 한국에 뒤늦게나마 손길을 뻗을 수 있었던 건 트렌디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착한' 가격 덕분이다.

2009년 싱가포르 본사 기준 약 1008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보면 그 인기가 상당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스페인의 자라(ZARA)나 스웨덴의 H&M 등이 세계적인 SPA 브랜드의 선두주자라면, 찰스앤키스는 아시아권이 자랑하는 브랜드인 셈이다.

찰스앤키스는 명동의 눈스퀘어 2층에 오프라인 매장이 마련돼 슈즈와 핸드백, 벨트, 선글라스,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아시아 브랜드라는 장점으로 아시아 여성들의 체형과 발 모양을 고려한 슈즈의 편안함이며, 최대 10만 원대 초반의 합리적인 가격대가 만족감을 준다.

그렇다고 디자인이나 착화감에 있어서 소홀할 것이라고 생각하다면 오산이다. 대부분이 8cm 이상의 하이힐이지만 발등과 발목을 감싸는 슈즈의 디자인과 디테일이 편안함을 준다.

찰스앤키스는 기본 라인과 시그니처 라벨 라인으로 구분해 제품을 생산한다. 기본 라인은 에지와 섹시, 시그니처 라벨 라인은 엘레강스와 세련미(sophistication)를 내세웠다. 기본 라인은 슈즈(60%), 가방(35%), 벨트와 선글라스(5%)의 물량을 제작하며, 시그니처 라벨 라인은 슈즈만 100%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연간 슈즈는 750번, 가방은 250번, 액세서리 등은 160번의 스타일에 변화를 주며 트렌디한 감각을 추구하고 있다. 10대부터 30대 중반까지의 여성들이 주요 타깃이며, 패션의 발 빠른 변화에 민감한 여성이라면 더욱 안성맞춤이다. 패션의 완성을 위해 여성들이 갖추어야 할 아이템들이 무궁무진해진 셈이다.

찰스앤키스는 베이직과 트렌디가 믹스된 상품의 구성이며, 수공예를 한 것 같은 디테일이 가미된 시그니처 라벨 상품, 토털 액세서리 코디네이션의 가능, 국내 브랜드 및 동대문 수제화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장점으로 꼽았다.

찰스앤키스의 한 관계자는 "SPA형 브랜드이기 때문에 3~6개월 간격으로 디자인에 변화를 줄 것"이라며 "트렌디하고 컨템포러리한 삶을 추구하며 패션을 사랑하는 국내 여성들에게 만족스러운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이웨어로 패션의 완성을

"패션은 느낌이다. 그 어떠한 이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뉴욕 맨해튼의 차가운 새벽 공기. 그 속에 한 여자가 빵을 손에 쥐고 보석상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설명만으론 언뜻 거지행색을 했을 것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여자의 차림새는 패션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긴다.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한 장면이다. 오드리 헵번은 새틴 드레스와 진주 목걸이, 팔이 긴 장갑 등의 차림으로 이 장면을 촬영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얼굴을 반쯤 가린 검은 뿔테 선글라스가 우아한 멋을 더했다. 보석상 안을 선글라스를 낀 채 들여다보는 것. 여운이 느껴지는 이 장면은 선글라스 하나로 패션의 완성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이 패션을 두고 '느낌'이라 표현한 이유를 알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패션의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장치는 무엇일까.

지난달 25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선 럭셔리한 아이웨어의 전시장이 열렸다. 럭셔리 아이웨어의 제조 및 유통기업인 사필로코리아가 'Latest 2011 Eyewear Collection'을 개최했다.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구찌, 디올, 아르마니, 보스, 마크 제이콥스, 입생로랑, 발렌시아가, 지미 추 등 럭셔리 명품 브랜드의 아이웨어들이 선보여 2011년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니치라인, 하이엔드라인, 클래식라인 등 세 가지 라인으로 세분화 된 제품군을 소개했다.

니치라인은 50만 원대 이상을 호가하는 제품들.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지미 추 등의 브랜드. 하이엔드라인은 40~50만 원대인 구찌, 디올, 마크 제이콥스, 입생로랑 등이다. 클래식라인은 조르지오 아르마니, 휴고 보스, 막스 마라 등 시대를 초월한 특색 있는 디테일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젊은 층을 겨냥한 하이엔드 브랜드의 세컨드 라인 토미 힐피거,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쥬시쿠튀르, 카레라 등도 소개됐다. 마치 패션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아이웨어가 꼭 필요한 듯했다. 아이웨어라는 말 자체가 선글라스나 안경이 패션의 일부로 인정된 것처럼 보인다.

사필로는 이탈리아에 본사를 두고 8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제조 및 유통 회사다. 사필로는 라이센스 계약된 명품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의 안경테, 선글라스, 스포츠 안경을 디자인하고 제조하며 판매하는 그룹이기도 하다. 10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각 브랜드 별로 나누어져 있으며 전 세계에 분포돼 있을 정도다.

사필로코리아 측은 "아이웨어도 의류와 마찬가지로 유행을 타는 흐름이 있다. 최근에는 '보잉 선글라스'보다는 복고풍 스타일의 나비 모양 선글라스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웨어도 시대별, 연령별 등으로 트렌드의 주기가 형성되면서 다양한 라인이 출시되고 있다. 패션을 위해 빠져서는 안 될 아이템이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참고자료: <스타일을 입는다>(이윤정 저·교보문고), <슈즈 시크릿>(신미경 저·예담)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