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모스크바 예술학교 창립자인 콘스탄틴 스타니슬라브스키는 연출자의 역할에 대해 고민함과 동시에 배우의 능력에 대해 생각했다.

그런 고민의 결실로, 30년대 모스크바 예술학교에서는 '메소드 연기법'이 탄생한다. "배우는 연기하는 매 순간마다 극중 인물로서의 생(生)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던 스타니슬라브스키는 배우와 극중 인물의 내면적 만남을 주도하여, 배우의 '참 연기'를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이 콘스탄틴 스타니슬라브스키가 '메소드 연기법'을 녹아내 쓴 작품 <배우수업>이 한국 관객의 입맛에 맞게 각색되어 무대에 오른다.

원작 <배우수업>에서 영혼의 연기를 선보이는 '충동의 연기자' 코스챠는 한국판 <배우수업>에서 '이곤'으로 등장하고, 사려 깊고 유려한 감성을 지닌 마리아는 '유마리'로 바뀐다.

그러나 근본적인 화두인 디오니소스적 열정, 감성, 광기와 뮤즈의 이성, 절제, 형식에 대한 논의는 바뀌지 않고 이어진다. 다른 성향의 두 인물, 이곤과 유마리의 사랑과 갈등을 그리며 두 성향의 합일과 '완전한 배우'에 대한 주제를 이어간다. 연기의 '진실과 거짓'을 파고드는 깊은 통찰에는 예술가의 철학이 묻어난다.

2006년 창단한 이래, 짧은 햇수에 비해 비교적 많은 작품을 올리며 숨 가쁘게 달려온 극단 행길의 2011년 신작이다. 유준원, 박민관, 정홍일, 이현배, 장희정, 선우슬기, 서정식이 출연하고, 이강임이 작가와 연출을 모두 맡아 극을 이끈다.

5월 12일부터 5월 22일까지. 원더스페이스 동그라미극장. 02)775-7775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