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5 하이브리드 시승] 국내 기술 첫 중형 하이브리드, 공인연비 리터당 21km

친환경차의 종착역인 전기차나 수소차에 이르는 과도기인 하이브리드카 출시 경쟁이 뜨겁다

국내기술로 탄생한 최초의 중형차 하이이브드인 K5 하이브리드를 일산 킨텍스 시승행사장에서 만났다.

외관 디자인은 기존 K5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후면부의 세심한 차이가 있다. 이 차의 휠은 16~17인치가 적용됐다. 하이브리드카 특성상 연비를 고려한 당연한 선택일 수 밖에 없다.

계기판은 화려하다. 배터리 용량과 충전상태 등을 표시하는 왼쪽 게이지와 오른쪽 속도게이지 사이에는 스마트 폰 액정크기의 4.2인치 LED화면이 있는데 차량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데쉬보드의 모니터로 동력의 흐름과 전기의 흐름을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며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각종 하이브리드 정보를 보여준다.

K5 하이브리드는 6단 자동변속기에 누우 2.0 MPI엔진(150마력)과 전기모터(30kW=41마력)의 힘을 합한 두 개의 심장에서 최고출력 191마력(6000rpm), 최대토크 27.1㎏·(5000rpm)를 발휘한다. 특이한 건 엔진과 모터 사이에 클러치가 붙었다가 떨어지면서 동력을 구동하는 구조다. 공인연비는 경차보다 우수한 리터당 21㎞.

시동버튼을 누르자 'READY'라는 표시만 나올 뿐 엔진은 정지되어 있다. 출발 준비는 됐지만 아무런 소리도 미동도 없다. 브레이크페달에서 발을 떼자 적막함과 함께 슬금슬금 움직인다.

시속 20㎞까지 모터로 구동이 가능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은 움직이기 시작하고, 20㎞/h이하에서 전기모터 구동 시 보행자 안전을 고려해 엔진음과 흡사한 엔진사운드가 스피커를 통해 나온다.

이날 시승은 킨텍스를 출발해 임진각까지 왕복하는 80㎞에 가까운 구간. 차의 성능과 퍼포먼스를 느껴보기 위해 풀가속과 급정거, 급코너, 급차선 변경 등 연비를 전혀 고려치 않은 주행이었다.

하이브리드카는 전기모터를 얼마만큼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최상의 연비를 끌어올 수 있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평균연비로 26㎞/L를 상회하기도 했지만 임진각에 도착해서는 20.3㎞/L, 다시 킨텍스에 도착해서는 평균연비 5.5㎞/L를 기록했다. 30여㎞ 풀가속이 만들어놓은 수치다. 평균연비 25㎞/L 이상을 기록한 차량도 있었다. 운전자의 운전습관이 차의 연비를 결정짓는 건 당연하다.

K5 하이브리드의 핵심부품인 270V 고전압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예지화학)는 2열 시트 와 트렁크 공간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배터리 보증기간은 6년, 12만㎞로 업계 최고수준이다.

개별소비세와 교육세가 감면된 차량가격은 2925(럭셔리)~3195만 원. 가솔린 K5 럭셔리 2495만 원. 가격 차이는 430만 원에 불과하다. 휘발유가격 1950원에 연간 주행거리 2만㎞를 가정 했을 때 3년 이상 타고 다녀야 이득이라는 얘기다. 1~2년 만에 차를 교체한다면 일반 K5를 권하고 싶다.

이날 시승회에 함께 참여한 레이서 겸 탤런트 이세창 씨는 시승 소감을 "K5 하이브리드에 마음이 끌렸고 계기판의 그래프와 수치로 인해 친환경과 연비운전을 강요당하는 느낌을 받았다.무리하게 가속페달을 밟지 않게끔 유도하는 차인 것 같다"며 "운전은 초기 습관이 중요한데 초보운전자의 첫 차로 어울리겠다"고 말했다.

고속주행에서 핸들링과 하체에 관한 질문에 이 씨는 "차는 태생이 중요하다고 본다. 하이브리드카의 특성상 달리기용이 아닌 이 차의 목적을 고려해보면 출퇴근하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어울릴 것 같다. 국산차치고는 핸들링이 무거워서 맘에 들었다"고 말했다.



글·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