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고유 컬러로 구매 욕구 자극하고드라마 속 주인공 캐릭터 개성 드러내고

잠뱅이 오렌지 위크
코카콜라, 티파니, 까르티에, 베네통.

이들 브랜드를 연상하게 되면 어떤 컬러가 떠오르는가. 코카콜라는 빨간색과 흰색의 로고, 티파니는 스카이 블루의 보석상자, 까르티에는 와인색, 베네통은 비비드 컬러가 단연 눈에 들어온다. 브랜드와 컬러가 조화를 이뤄 하나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우리의 기억 속에 안착된다.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컬러는 어느덧 소비자의 시각적인 요소에 자극을 줘 구매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 브랜드는 자신의 컬러로 인해 아이덴티티가 전달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브랜드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식품업계도 이러한 컬러 전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노란색이라고 여겨졌던 바바나 우유가 하얀색으로 개발되거나, 고구마로 만든 보라색 죽이 새롭게 출시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즉 건강과 컬러가 연결되면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브랜드의 고유 컬러나 컬러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의 출시는 소비자에게 시각적 감성과 반응해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로 평가 받는다. 결국 '컬러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컬러가 개성을 만든다

'오렌지 컬러=잠뱅이'?

최근 국내 진브랜드 잠뱅이가 컬러 마케팅을 펼쳐서 눈길을 끌었다. 잠뱅이의 고유 로고 컬러인 오렌지 컬러에 착안해 이색적인 이벤트를 전개한 것. 잠뱅이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 중 오렌지 컬러의 제품을 착용했거나, 본인이 가진 것 중 오렌지 컬러의 소지품을 제시하면 오렌지 음료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잠뱅이는 왜 이런 이벤트를 진행한 것일까. 현재 국내 진 제품시장은 세계 유명브랜드의 각축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굉장한 수입 브랜드들의 치열한 경쟁이 볼 만하다. 그러면서 국내 브랜드가 설 자리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듯 많은 진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잠뱅이는 고유의 컬러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인 셈.

잠뱅이가 오렌지 컬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렌지 컬러는 시각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진취적으로 적극적인 활동적 색상이다. 이에 홍보 담당자는 "오렌지 컬러는 전통적인 것을 새로운 트렌드와 결합해 진취적인 발전을 꾀하는 잠뱅이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컬러다"며 "잠뱅이의 메인 컬러인 오렌지색을 고객들에게 쉽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알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MBC '반짝반짝 빛나는' 김현주
이런 잠뱅이의 움직임은 컬러를 통한 프로모션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부각하고, 소비자에게 또 다른 신선한 재미와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컬러를 통한 브랜드 로고의 각인보다는 그 컬러가 가진 느낌과 브랜드의 의미까지 접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브랜드들은 다양한 컬러 마케팅을 통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심한다. 브랜드마다의 고유한 컬러와 그 안에 담긴 숨겨진 의미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어필하는가도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컬러 마케팅이 중요한 건 브랜드만이 아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에게도 캐릭터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자 방법이다.

MBC <반짝반짝 빛나는>의 배우 김현주도 극중 자신의 캐릭터를 위해 의상과 컬러에 공을 들인다. 김현주는 극중에서 한없이 밝게만 자란 부잣집 외동딸 한정원 역을 연기한다. 그러나 극중 그녀는 28년이 지난 지금 태어나자마자 운명이 뒤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고 제자리로 돌아온다.

원래 자신의 자리인 '고시촌 식당집 딸'이 된 것. 김현주는 운명을 받아들인 한정원의 슬픔보다도 세상을 밝게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여인에 초점을 맞췄다.

솔드아웃팩토리 캠핑룩
김현주는 "구김살이 없고, 가식도 없고 감정이 솔직한 역할이다"며 "마음이 따뜻하면서도 강하고, 또 사랑스러우면서도 연약한 모습을 위해 의상에 있어서 컬러에 신경을 썼다. 컬러감 있는 의상을 통해 그런 이미지를 불어넣었다"고 귀띔했다.

그래서 그녀가 선택한 컬러는 캔디 컬러다. 극중 출판사 편집팀장으로 커리어 우먼이지만 오피스 룩은 차가운 이미지를 보탰을 있어 배제했다. 대신 발랄하고 귀여운 스타일과 색상으로 자칫 우울모드로 기울 수 있는 드라마의 분위기를 상기시킨 것이다.

그녀는 핫핑크나 오렌지, 레드, 옐로우, 블루 등 상큼한 캔디 컬러의 재킷, 스커트, 원피스 등을 착용했다. 그 결과 딱딱한 이미지의 직장 여성에서 탈피해 시원하고 경쾌한 이미지의 워킹 우먼으로 변했다. 헤어 컬러도 따뜻한 분위기의 밝은 갈색으로 염색해 한결 부드러운 인상을 그린다.

한 여성의류 관계자는 "최근 30대 여성들에게 '한정원 스타일'이 관심을 끌면서 김현주의 러블리한 패션 스타일이 유행이다"며 "직장 여성이지만 어려 보이고 발랄한 이미지가 캔디 컬러와 비비드 컬러에서 오는 신선함 때문이다"고 말했다.

여름과 겨울 컬러는 따로 있다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면서 여름 컬러에 눈이 부시다. 그런데 난데없이 장마가 찾아오면서 뜨거운 태양 대신 먹구름이 가득한 여름이 길어질 전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원색 계열의 비비드 컬러가 제격이라는 게 업계의 조언이다.

먹구름과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에는 산뜻한 컬러가 우울한 기분까지 날려준다는 것. 특히 오렌지 컬러나 옐로우 컬러가 눈에 띄는 만큼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시원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눅눅한 기분마저 없애줄 수 있다. 사실 비비드 컬러는 여름을 대표하는 색상이다. 산이나 바다를 여행하는 캠핑족에게 유용한 컬러이기도 하다.

의류브랜드 솔드아웃팩토리 측은 "캠핑 룩을 좀 더 눈에 띄고 독특하게 연출할 수 있는 방법은 컬러선택에 달려있다"며 "캠핑 라이프의 베이스가 되는 숲이나 바닷가와 같은 색감으로 심심한 스타일링을 하기보다는 비비드한 색감을 활용함으로써 스타일리시하고 눈길을 사로잡는 패션 연출을 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F/W 신상품을 선보인 H&M도 컬러에 힘을 실었다. 최근 SPA패션 브랜드들이 계절과 무관하게 의상을 빨리 출시하면서 색상에 대해 더욱 다이나믹한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기본색으로 브라운과 카멜, 오렌지, 크림색 등을 내놓은 가운데 레드나 핑크, 그린, 화이트가 눈에 띈다. 가을·겨울의 엘레강스한 분위기를 뚜렷한 색상의 배합으로 자신감 넘치는 스타일을 완성했다. 블랙과 브라운이 판을 치던 기존의 가을·겨울 컬러와는 차별화됐다.

H&M 측은 "두꺼운 아우터가 아닌 이상 의상이 계절에 영향을 받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며 "여성복의 경우 블랙 가죽 재킷이 아닌 핫핑크 가죽 재킷 등의 아이템으로 더욱 실용적인 멋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