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제타 1.6TDI 블루모션 시승기세계적 베스트셀링카 국내상륙 인기몰이 중

연비 좋은 신형 제타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듯하다.

바로 한국인의 자동차 성향을 '콕' 집어내고 있다. 남성미 넘치는 세단형 실루엣과 다이내믹한 스타일에서 시선을 끌어들이는데다 부족함이 없는 성능과 최고의 연비, 실용적인 가격으로 한국 소비자의 선택 폭을 좁히고 있다.

1979년 데뷔하며 32년간 진화한 제타는 전 세계적으로 960만대 이상 판매된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지난 5월 국내출시 이후 7월말까지 3개월간 1066대가 판매될 만큼 인기몰이 중이다.

이번에 시승한 신형 제타 1.6TDI 블루모션의 국내판매가격은 3190만 원으로 국내산 중형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2.0TDI 모델은 3490만 원.

이전 세대에 비해 9㎝ 늘어난 전장 4645㎜의 신형 제타는 510리터의 넉넉한 트렁크 용량으로 웬만한 중형차보다 넓은 수준을 자랑한다.

운전석에 앉아 신형 제타의 심장을 깨웠다. 계기판 최고속도 수치만 다를 뿐 데쉬보드 디자인을 비롯한 모든 느낌이 골프 블루모션과 흡사하다.

가속페달의 반응에 차체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신호대기선에 멈추자 rpm이 떨어지며 엔진이 멈춰버림과 동시에 잔잔한 적막이 흐른다. 자동차 브랜드 별 고연비 전쟁에 빠질 수 없는 장치 중 하나인 엔진 스타트&스톱 시스템이다.

처음엔 다소 어색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진다. 다만 요즘 같은 여름에 엔진과 에어컨이 동시에 멈춰 당혹스럽긴 하다. 여름엔 버튼 하나로 엔진 스타트&스톱 기능을 꺼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출발과 동시에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타코미터(rpm) 바늘이 경쾌하고 바쁘게 오르내리더니 나란히 대기 중이던 차량들은 어느새 사이드 미러 속에 집합해 있다. 1.6리터의 낮은 디젤(TDI)엔진이지만 발진력에 부족함이 없다. 시속 160㎞까지 거침이 없다.

105마력의 힘과 실용영역 1500~2500rpm의 낮은 구간에서 25.5㎏∙m의 최대토크로 묵직하게 차체를 이끌어준다. 여기에 효율성과 민첩성을 자랑하는 7단 DSG변속기의 조화로 공인연비는 리터당 22.2㎞,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1g/㎞에 불과해 최근 주최한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에서 CO2 저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부드럽게 출발해보면 반응이 빠른 7단 DSG로 인해 시속 80㎞부근에서 느낌도 없이 모든 변속이 이루어진다.

독일차스러운 단단한 하체로 고속에서 승차감은 안정적이다. 물론 코너링에서도 차체를 잘 이끌어줘 불안함을 못 느낀다.

제타 블루모션의 실내 인테리어는 화려함보다 솔직 담백하다. 전동선루프는 빠져있고, 공조장치와 시트는 수동, 내비게이션은 따로 장착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22.2㎞/L라는 수치에 상쇠되는 듯하다.

핸들을 하루 종일 잡고 돌아다녀도 계기판 연료게이지 바늘은 거의 움직임이 없다.

55리터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고 전국일주를 해도 탱크 속 경유가 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글·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