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시장 온ㆍ오프 '내실화'가 경쟁력"숙박업, O2O에 가장 딱 맞는 분야"… 모텔 위생 및 안전 위해 '철저한 관리'O2O 시장 살아남기 위해선 온·오프 균형 갖춰야… "대한민국 놀이문화 선도하는 기업 될 것"

숙박 O2O(Online To Offline)‘야놀자’의김종윤 부대표가 18일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야놀자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 김봉진 인턴기자
어렸을 적, 학원가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형성돼 있었던 '모텔촌'은 과연 장사는 될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만큼 모텔은 조용히 왔다 조용히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약 10년 후, 이제 우리는 텔레비전을 통해 모텔 예약 앱 광고를 볼 수 있게 됐다.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광고는 19금 코드를 자극하는 야릇한 화면 대신 모텔의 안전과 위생을 강조한다. 바로 숙박앱의 대표주자 '야놀자'의 TV 광고이다.

지난 18일, 강남구 논현동 '야놀자' 본사에서 만난 김종윤 부대표는 광고 콘셉트를 결정할 때 먼 미래를 봤다고 말한다. "당장 자극적인 광고로 시선을 끄는 것도 나쁘진 않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자면 모텔에 대한 밝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음지에 있던 모텔, '세상 밖으로'

지난 2005년, 중소형 숙박업소와 고객들을 이어주기 위해 탄생한 '야놀자'는 창업 후 매년 150%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해 만 10년만에 수천억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구글코리아,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치며 IT업계에서 이력을 쌓아온 김종윤 부대표는 '야놀자'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O2O(Online to Offline)란 개념이 등장한 것은 지금부터 2~3년 전의 일이지만 야놀자는 10년전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을 통해 이미 O2O를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김 부대표는 '야놀자'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국내 중소형 숙박업소들은 빈 방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고객들은 긴급한 출장이나 여행 당일 숙박업소를 찾아야 할 때 적합한 방법이 없어 고민한다. 이렇게 수요와 공급이 충분한데도 연결 방법이 없어 고민하던 숙박업 시장에 '앱'을 통한 예약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획기적인 해결책을 주게 된 것이다.

'야놀자'는 국내 대표적인 O2O 기업으로 활발한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전국 2만 2000여개 중소형 숙박업소의 정보를 제공하며 모텔 이용 및 예약을 손쉽게 만들었으며 게스트하우스, 펜션으로 제휴 영역을 넓혀 여행 숙박까지 책임지고 있다. 모텔 예약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야놀자는 음지에 있던 모텔을 양지로 끌어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국에 '야놀자' 프랜차이즈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야놀자' 프랜차이즈를 도입한 가맹점에는 인테리어부터 서비스까지 직접 관여해 중소 숙박업의 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야놀자는 숙박업 발전을 위해 대규모 설문조사를 선행했고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모텔 이용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안전이었다. 특히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모텔 몰래카메라 문제는 야놀자에게도 큰 고민이었다. 이를 위해 야놀자는 '몰카안심존'을 실시하고 있다. "고객들이 안심하고 모텔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야놀자 천사단이 수도권 1500여곳을 직접 방문해 몰래 카메라 탐지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사후 관리 또한 중요하다. 몰카안심존 인증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전국 제휴점에 대해 분기별로 1회 이상 지속적으로 관리에 들어간다.

중소형 숙박업소를 이용할 때 고객들은 안전과 버금가게 위생을 걱정한다. "설문조사를 통해 알게 된 사실 중 하나가 대부분의 숙박객들이 모텔에서 제공하는 위생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야놀자는 프리미엄 서비스 '마이룸'과 '마이키트'를 운영하고 있다. '마이룸'으로 선정된 객실은 인테리어는 물론, 청소상태와 비품까지 야놀자가 직접 관리해 위생을 강화한다. 또 마이룸 이용 고객들은 호텔 수준의 프리미엄 비품인 '마이키트'를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중소형 숙박업소의 공실률을 낮추는 것이다. "'모텔'하면 연상되는 부정적인 이미지 탓인지 중소형 숙박업소는 5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공실률이 높은 편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빈 방이 있어도 고객을 끌어모을 수단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중소형 숙박업소의 특성 탓에 김 부대표는 숙박사업이야 말로 O2O 시장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라 말한다. "비어 있는 방의 현황을 앱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고, 바로 고객과 연결시켜 준다는 점에서 숙박 사업은 O2O가 가장 필요한 분야라 말할 수 있습니다."

"숙박업 기반으로 놀이문화 선도"

지난해 IT 업계 최대 화두는 단연 'O2O'였다. 굴지의 IT 기업들 또한 O2O 시장 진출을 선언했으며 대기업들 또한 O2O를 기반으로 한 신규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부대표는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양쪽 균형을 모두 맞춰야만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분명 온라인 시장은 새로 개척해야 할 분야입니다. 하지만 기존에 오프라인에서 사업을 잘 하던 기업은 온라인으로의 확장에 대해 겁을 먹고 있습니다."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관리 등 온라인 분야와 실질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업 노하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물론 현실은 녹록지만은 않다. 창조 경제 바람을 타고 활발했던 벤처투자 열풍이 점차 가라앉는 추세이며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O2O 기업들로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 하지만 '야놀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탄탄한 내실화를 통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올해 '야놀자'는 여러 분야에서 사업확장에 나선다. 우선 2월, 선릉 신사옥으로 이전해 조직을 확장한다. 또 숙박업에 대한 전반적인 발전을 위해 발전된 숙박 인테리어, IoT를 접목한 운영 시스템, 그리고 현재 운영하고 있는 '야놀자 아카데미'의 제휴점 무상 교육 등을 접할 수 있는 '좋은 숙박 연구소'의 문을 연다. 지난해 5월 신설된 중소형 호텔 창업 과정은 전문 숙박업 경영인 양성을 위해 '야놀자'가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숙박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나 현재 숙박 업소를 경영하고 있는 분들을 상대로 마케팅부터 실질적인 서비스 제공 방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야놀자'는 좋은 숙박 연구소를 통해 국내 숙박 사업의 전반적인 질 향상에 앞장설 예정이다.

기업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야놀자'의 궁극적 목표는 숙박업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놀이 문화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모텔을 비롯한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국내 중소형 숙박시설의 질을 높이고 손쉬운 예약을 가능케 해 고객의 즐거운 시간에 함께하는 '야놀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