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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퀄컴 과징금 1조' 결정 임박…美정부까지 나서나

‘특허 갑질’에 공정위 강경입장… 특허 사용료 내는 삼성, LG 등도 비상한 관심
  •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 사진=연합.
[이종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계 ICT 기업 퀄컴에게 특허권 남용 혐의를 적용해 1조원 규모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부대사가 우리 정부 관계자를 만나면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업계 및 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8일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부대사가 세종시로 내려와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점심을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

퀄컴 관계자가 아닌, 주한 미국 부대사가 직접 그리고 세종시까지 내려와 우리정부 통상담당 고위 관계자들 만났다는 것은 미국 정부 측이 우리 정부에 뭔가 논의할 사안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정위가 조만간 상당한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퀄컴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실제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미국무역대표부 등에서 최근 퀄컴 건과 관련해 항의 의사를 표시해 왔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행보를 미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퀄컴살리기에 나섰다’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20일 전원회의를 열고 저녁 늦게까지 심각한 논의를 거쳤다. 만약 공정위가 퀄컴에 과징금 1조원을 그대로 부과하게 되면 과징금 사상 최대액을 기록하게 된다.

또한 공정위는 특허권을 남용해 매해 수조원 가량 부당이득을 취한 퀄컴의 영업 행태는 반드시 바로잡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아래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그 이유는 컬컴에 부과될 과징금 규모보다 시정조치로 인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업체들이 받게 될 이익이 훨씬 더 크다는 점 때문이다.

공정위는 퀄컴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로부터 받는 퀄컴세(稅)’로 불리는 특허 사용료(로열티)가 연간 12억7300만달러(1조46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자국 기업 보호 기류가 강화되는 분위기도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5일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퀄컴에 발송한 심사보고서에 독과점적 지위남용에 대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조원을 적시해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퀄컴의 특허권 남용 사건은 조만간 공정위 전원회의 등 최종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며, 미국 퀄컴 본사 등의 소명 절차를 충분히 거쳐 올해 안에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퀄컴은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를 상대로 독과점적 시장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공정위 심사보고서가 지적한 퀄컴의 시장 지배력 남용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퀄컴은 스마트폰 제조에 필수적인 통신기술(CDMA) 특허수수료를 개별 상품인 통신칩 가격이 아니라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을 기준으로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통신칩이 아니라 스마트폰 판매 가격의 일정 퍼센트를 떼가는 형식을 취한 것은 과도했다는 지적이다.

또 하나는 퀄컴이 칩셋 관련 기술을 표준필수특허로 등록하고서도 이를 다른 칩셋 제조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제공하지 않고 자신의 계열사에게만 독점 제조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혐의 내용은 '표준특허는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 방식으로 제공돼야 한다'는 국제 표준선정기구 확약 '프랜드(FRAND) 준칙'에 어긋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공정위는 이번 심사과정에서 중국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2월 퀄컴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60억8800만 위안(약 1조613억 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또 유럽연합(EU) 경쟁 당국도 지난해 12월 퀄컴의 반독점 위반 혐의에 대한 ‘이의 진술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퀄컴의 한해 매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3%에 이르지만 한국은 16%에 그쳐 중국이 부과한 과징금 1조원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공정위의 강경입장, 자국 기업 보호 분위기 속에서 구원투수로 나선 미국 정부 그리고 공정위의 결정으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의 관심까지 집중되면서 향후 공정위 결정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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