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사물인터넷 두고 ‘설왕설래’

KT-LG유플 연대, 언짢은 SKT

SKT의 CJ헬로비전 인수 시도부터 시작된 양상

국내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여러 통신 사업과 관련해 이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두 기업이 한 배를 타고 하나의 기업과 갈등을 빚는 모양새를 갖춰 눈길을 끌고 있다.

삼사는 유료방송 발전 방안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유료방송 발전을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일부 SO와 의무제공사업자(SKT)가 동등결합 상품을 만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 유플러스와 KT는 입장자료를 내고 SKT의 유선상품 위탁·재판매가 허용되는 경쟁환경 하에서는 미래부가 추진하는 동등결합에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SKT 유통망에서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 인터넷과 IPTV를 대신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SKT 또한 입장 자료를 통해 “결합상품은 소비자에게 연 1조원 이상의 절감 편익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소비자 친화적 상품이다”라고 반박했다. SKT는 “KT와 LG유플러스의 주장은 고객 편익과 방송산업 선순환 발전은 도외시하고, 규제를 통해 자사 이익만 취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반소비자적인 주장을 일삼는 경쟁사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는 강한 어조를 택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세 회사는 SKT의 사물인터넷 ‘로라(LoRa)’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지난 11월 3일, KT와 LG유플러스는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공동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양사는 NB-IoT 통신망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공동으로 기술 표준화를 추진하고, 내년 전국망 구축을 완료할 것이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 임원이 NB-IoT가 SKT의 로라보다 뛰어나며, 로라에서는 좋은 점을 찾지 못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SKT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SKT는 “IoT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6월말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형 IoT 네트워크를 구축 완료한 후 우리나라의 IoT 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SKT는 “KT와 LG유플러스가 경쟁 기술인 로라에 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을 하는 것은 자사뿐 아니라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언짢은 반응을 드러냈다. 또 “KT와 LG유플러스가 자체적인 투자계획도 발표하지 않고, 경쟁 기술에 대해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것은 IoT 투자에 뒤처져 있는 조급증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하며 이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SKT의 CJ헬로비전 인수 시도부터 시작됐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T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팽팽히 맞선 바 있다.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해 무산됐지만 당시 KT와 LG유플러스는 토론회, 보도자료 등을 통해 SKT의 CJ헬로비전 인수 반대 주장을 펼쳐왔다. SKT와 CJ헬로비전 인수 때부터 불거진 2대 1의 대결 구도가 신사업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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