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제품 워밍업 거쳐 2020년 본격적인 바람몰이

(사진=유토이미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1일 데이터 전송 속도가 4G LTE보다 20배 이상 빠른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에 나섰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내년 3월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5G는 다소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IHS는 ‘5G가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2035년경 5G로 말미암은 경제적 효과는 12조 3000억 달러(약 1경 3869조 원) 규모라고 보고 있다. 이만큼 5G 기술이 가져오는 경제적 영향력은 상당하다. 5G 상용화로 스마트폰 시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위원은 “스마트폰 시장 경쟁 구도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5G 관련 기술력에 따라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있고 5G 기술에 따른 서비스도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동통신사에서 데이터 사용량도 많이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새로운 콘텐츠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한 가상현실(VR) 서비스 같은 콘텐츠도 기대된다. 일단 내년에는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없는 경쟁이 되다 보니 국내 업체 간 경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1일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4억 2000만 대로, 2017년 스마트폰 출하량 14억 7000만 대보다 3.5%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5G 기술이 보편화할 2022년에는 연간 출하량이 15억7000만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IDC는 전망했다.

더불어 IDC는 2017년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3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4억 5000만 대보다 8.8%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2019년에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봤다. 미국 시장도 내림세를 끝내고 내년에는 2.1% 확대되며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다.

IDC는 시장을 성장세로 이끌 제품으로 5.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2017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15억대 중 대화면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6억 2330만대로 40%를 넘는다. 또한, 올해에는 대화면 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의 60%를 넘는 9억 471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IDC는 2022년까지 대화면 스마트폰 점유율이 점차 늘어 13억 8000만대를 출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 이하 SA)는 2019, 2020년 한국 5G 스마트폰 도입률이 각각 5.5%, 10.9%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5G 통신망을 가장 일찍 구축한 데다 국내 업체들이 빠르게 5G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SA는 2019, 2020년 5G 스마트폰 도입률에 대해 각각 미국은 0.4%, 4.7%, 일본은 1.1%, 5.2%, 중국은 0.4%, 2.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5G 스마트폰의 확산 시기에 대해 내년보다는 2020년을 주목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내년에 5G가 상용화되지만 전국적으로 망이 깔린 상황은 아니다. 5G 스마트폰은 일부 모델만 출시돼 큰 영향력은 없을 것이다. 전체 수량이 많지 않아 산업적인 측면에서 영향이 없을 것 같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5G 기술의 수혜를 받는 스마트폰 업체도 있을 것이다. 실질적인 영향력은 2020년까지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5G는 몇 개의 통일되지 않은 표준이 있어서 내년에 출시되는 5G 스마트폰은 주류가 아니라고 본다. 2019~2020년 사이가 5G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확산할 시기”라고 말했다.그는 또 “인공지능(AI)이 활성화되면 5G 스마트폰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의 서비스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서 내년에 큰 영향력을 나타내기는 어렵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5G 도입을 빨리 당기려는 움직임이 있을 테고, 이동통신 3사의 보조금도 많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5G 시대가 국내 스마트폰 업체에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김지산 연구원은 “어차피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5G 통신장비 공급 제한으로 미국 시장 진입이 제한돼 있고 애플은 2020년 하반기나 돼야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니 국내에서 삼성전자, LG전자가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부품도 고성능화되다 보니 국내 업체들의 기회라고 본다”고 전했다.

2018년 3분기 기준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0.1%로 1위다. 화웨이가 14.4%, 애플 13.0%, 샤오미 9.2%, 오포 8.7% 순으로 뒤를 이었다.(사진=연합)

[박스]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판도, 중국 업체가 뒤흔든다

지난 13일 SA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 94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연간 판매량이 3억 대에 못 미치는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3억 대의 판매량 규모를 유지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실적 부진은 한국, 북미 시장의 스마트폰 교체 수요 감소와 인도, 동남아 등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공세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2018년 3분기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0.1%로 여전히 1위다. 이어 화웨이 14.4%, 애플 13.0%, 샤오미 9.2%, 오포 8.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년간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했다.2013년 5.1%에 불과했던 화웨이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은 5년간 3배가량 커진 셈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로 밀려난 애플은 5년 전보다 현재 점유율이 더 낮다. 2013년 15.5%였던 애플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현재 13%에 불과하다. 샤오미는 2013년만 해도 1.9%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가졌으나 차츰 성장해 올해 3분기 9.2%까지 올랐다. 오포 역시 1% 미만의 세계 시장 점유율에 그치다가, 5년 만에 8.7%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갖는 세계 5대 스마트폰 업체로 성장했다.

그렇다면 북미, 중국,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어떨까. 북미시장에서 스마트폰 3강을 형성한 애플, 삼성전자, LG전자의 점유율을 합치면 80%가 넘는다. 애플은 아이폰XS맥스 512GB 모델이 초고가 논란에 휩싸였음에도 북미시장 출하량을 늘린 반면 삼성전자, LG전자는 출하량이 줄었다.

지난달 SA 발표에 의하면 2018년 3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 총 출하량은 3710만대로, 2017년 3분기 4170만대에 비해 11% 줄었다. 이 가운데 애플은 3분기 기준 출하량 1300만대로, 북미 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3분기에 기록한 북미 시장 출하량 1280만대, 북미 시장 점유율 30.7%보다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3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각각 27.8%, 18.9%로, 2017년 3분기 점유율 25.7%, 17.0%에서 소폭 늘었으나 출하량은 삼성전자가 1070만대에서 1030만대, LG전자가 710만대에서 700만대로 줄었다.

중국 시장에서 국내 업체 상황은 더욱 어렵다. 중국은 2017년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이 4억 9100만대에 이를 정도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중국 시장은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 중국 기업이 자국민들의 스마트폰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9%의 점유율을 보였던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기준 0.7%의 점유율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화웨이는 2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업체를 따돌리고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전 세계 2위 스마트폰 판매 시장으로 떠올랐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인도의 2017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 2400만대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인도 내 분기별 시장 점유율에서 6년 만에 2위로 밀려났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2012년 35%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보일 정도로 독보적이었지만 올해 상황이 달라졌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3%다. 삼성전자가 주춤한 사이 인도 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는 27%의 샤오미가 됐다. 이어 비보가 10%, 마이크로맥스가 9%, 오포가 8% 등으로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3∼5위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2016년만 해도 5.9%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로, 23%였던 삼성전자의 4분의 1가량이었지만, 이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 삼성전자를 제쳤다.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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