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DEX 2021’ 성료…수주 상담 실적 230억 달러 달성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 2021)을 방문한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10월 19~23일 총 5일간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 2021)이 성황리에 폐막했다. 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는 28개국, 440개 기업이 참가해 230억 달러(약 26조 9000억 원)의 수주 상담 실적을 기록했다. 항공우주·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키 위해 정부와 민·군이 합심해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 더 의미가 깊다.

특히 수소연료 기반 대형 드론, 로봇다리, 메타버스, 가상현실(VR) 훈련체계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대거 공개됐다. 또 한국형 위성항법체계(KPS)와 도심항공교통(UAM)도 소개됐다. 수출 주력 전투기 FA-50을 비롯해 중고도 무인기(MUAV), K-2 전차, K-9 자주포 등 한국산 명품 전략무기 역시 전 세계 군 관계자와 해외 바이어의 관심을 끌었다.

관람객만 총 12만 명…총 709건의 G2B 미팅도 진행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양한 미래 기술과 관련해 양국 간의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 일단 한미 미사일 지침이 42년 만에 완전히 종료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미국 항공우주청(NASA)은 한국의 ‘아르테미스 약정’(달 기지 운영과 달 자원 개발 협력 등을 담은 협정) 추가 참여를 위한 서명을 실시했다.

미국은 197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유인 달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현재 미국은 이를 위한 국제협력 원칙으로 아르테미스 약정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NASA와 일본·영국·이탈리아·호주·캐나다·룩셈부르크·아랍에미리트 등 7개국 기관장이 서명했다.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가 참여해 총 9개국이 서명한 이후 한국이 10번째 참여국이 됐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우주산업 시장이 1조 1000억 달러(약 122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우주산업이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분야로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서둘러 우주개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올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 항공우주산업이 한 단계 더 발돋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기에 열린 서울 ADEX 2021에는 전 세계 항공우주와 방산 관계자들이 대거 모여들었다. 특히 세계 여러 국가의 다양한 관련 기업들이 참가했고 행사 기간 중 서울 ADEX를 방문한 관람객만 총 12만 명에 달했다. 해외 국방장관, 육군·공군총장, 획득청장 등 40개국, 222명의 세계 각국 대표단이 방한해 총 709건의 G2B(정부 대 기업) 미팅이 진행됐다.

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 관계자는 “격년으로 개최되는 서울 ADEX는 평소 일반 국민이 접하기 어려운 전 세계 항공우주와 방산 기술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라며 “4차 산업혁명과 연결된 미래 산업으로서 항공우주 및 방산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가치를 국민들에게 확인시켜 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한화 방산계열사, 1100㎡ 규모 통합 전시관 운영

서울 ADEX 2021 방산 부문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행사 둘째 날인 지난 20일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FA-50에 탑승하면서 국내 개발 항공기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행사 기간 MUAV, K-2 전차, K-9 자주포 등이 해외 군 관계자 및 바이어의 주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방위산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책임 국방의 중요한 축”이라며 “2030년대 초까지 전투기를 비롯한 다양한 유·무인 항공기 엔진을 독자 개발해 항공 분야 세계 7대 강국의 역량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우주항공 부문은 더 뜨거웠다. 일단 지난 21일 발사된 누리호의 심장 ‘75톤 액체로켓 엔진’ 실물이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75톤 액체로켓 엔진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도로 2010년부터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누리호 핵심 장치다.

발사체가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궤도에 도달하는 동안 고온, 고압, 극저온 등 극한 조건을 모두 견뎌 낼 수 있도록 제작한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엔진, 터보펌프, 시험설비 구축 등에 참여했다.

지난 3월 스페이스 허브(Space Hub) 출범 후 방산계열사의 우주 사업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는 한화가 이번 전시에 다양한 신기술을 공개했다. 한화 방산계열사(㈜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는 서울 ADEX 2021에서 1100㎡ 규모 통합 전시관을 운영했다. 앞서 언급한 누리호 연소 시험에 사용된 75톤 로켓엔진 실물뿐만 아니라 ‘고체연료 우주발사체’(㈜한화)와 ‘위성추진계’(㈜한화)도 공개됐다.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는 설계, 보관, 즉시대응, 제작비 측면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에 민간 기업의 우주 사업 참여를 앞당기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우주 공간에서 위성을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위성추진계는 연료 연소 시 발생하는 가스 추력을 활용해 자세 제어, 궤도 수정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내년 발사될 달 탐사 궤도선에 실제 적용될 예정이다.

다양한 위성도 전시됐다. 우주 인터넷 등 다양한 위성통신서비스 구현이 가능한 ‘저궤도 통신위성 플랫폼’(한화시스템)과 국내 최초로 100㎏ 이하, 해상도 1m급 개발에 성공한 ‘초소형 SAR위성’(한화시스템),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상용위성 중 가장 높은 해상도(픽셀당 0.3m급)를 지닌 ‘광학위성’(쎄트렉아이)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드론과 같은 소형 항공기 위협에 대응키 위한 솔루션으로 ‘소형레이저무기체계’(㈜한화)와 사람이 탑승하지 않아도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기술과 원격 조종을 통해 전장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무인차량’(한화디펜스)도 전시됐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