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트 탐사선 발사해 내년 9~10월 소행성 궤도 변경 시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다트 탐사선. 이 탐사선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참사를 막기 위해 인류 최초로 소행성에 다가가 충돌해 궤도를 수정시키는 실험을 하게 된다. (사진=NASA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이제 10년도 남지 않은 2030년까지 굵직한 국내외 우주 이슈가 상당히 많다. 일단 내년 5월 예정돼 있는 ‘누리호’ 2차 발사가 국내 우주 이슈로는 가장 중요해 보인다. 지난 10월 누리호 1차 발사가 목표 고도까지 비행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탑재체를 궤도에 올리는 최종 임무에는 실패한 만큼 실제 위성을 싣고 발사하는 2차 발사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인류생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지구 방위 계획의 일환으로 ‘다트 탐사선’을 발사했다. 내년에 지구와 근접해 있는 쌍소행성인 디디모스에 직접적인 충격을 가해 궤도를 바꾸려는 것이다. 이후 국내 우주 연구팀도 유럽우주기구(ESA)와 함께 NASA 임무 이후의 상황을 탐사할 계획이다.

발견된 소행성 개수 100만개 넘는다

영화 ‘아마겟돈’이 현실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지구로 돌진하는 소행성에 대응하는 프로젝트는 이미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다트 탐사선은 지난달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됐고 내년 9~10월쯤 실제로 소행성에 영향력을 가해 궤도 변경을 시도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이미 지난해 12월 일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소행성 류구로부터 채집한 시료가 담긴 캡슐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귀환했다. 2029년에는 미국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호’의 소행성 아포피스 근접 비행이 이뤄질 계획이다. 지구로 근접하고 있는 소행성 탐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지난 3월 발간한 ‘소행성 탐사 : 지금은 소행성 시대’ 특집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견된 소행성은 지난 2월 기준 그 개수가 100만개를 넘는다. 가끔씩 이 소행성들은 지구에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비교적 작은 에너지 또는 연료로 접근할 수 있는 탐사 대상으로서 높은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소행성 탐사는 인류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지구 근접 소행성에 대한 방어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행성 표면에서 중요한 우주 샘플을 채취해 인류번영을 위한 연구 자료를 획득한다는 목적을 띠는 경우가 많다.

앤드류 리브킨 NASA 다트 연구책임자는 지난 6일 열린 ‘코리아스페이스포럼 2012’에서 “자연재해 중에서도 인류가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려고 하는 것이 소행성 충돌 프로젝트로 소행성을 아예 파괴시키는 것이 아닌 충격을 가해 궤도 수정을 시도하는 것”이라며 “19m로 비교적 작은 다트 탐사선으로도 지름이 약 780m인 디디모스와 그의 위성인 디모포스의 방향을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소행성 탐사에는 한국 우주 연구팀이 참여하고 있어 의미가 크다. 특히 2023년에는 ESA가 개발한 ‘헤라 탐사선’이 다트 탐사선의 소행성 충돌 이후 상황을 탐사할 계획이다. 이 탐사 프로그램에 우리나라 한국천문연구원 연구팀이 참가한다. 또 2029년에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 아포피스에도 한국천문연구원이 동행 비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 연구팀, 다트 탐사선 궤도 변경 이후 탐사 계획

정부는 중장기적 산업육성 전략 수립을 통해 국내 우주기술 및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해 10년 후에는 우주 비즈니스 시대를 연다는 목표 하에 우주개발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세계 우주산업은 급격히 성장 중인데 비해 아직 성장 초기 단계인 국내 우주산업 역량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구체적 실천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민간이 국내 우주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특히 다양한 해외 주요 우주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가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며 “누리호 1차 발사에 이은 2차 발사는 물론 NASA와 ESA의 소행성 고의 충돌 프로젝트, 아포피스 동행 비행 연구 등의 굵직한 해외 우주사업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우주산업 시장이 1조1000억달러(약 12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우주산업이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분야로 부각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서둘러 우주개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 항공우주산업이 한 단계 더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우주사업을 주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 NASA와 같은 우주 전담 정부조직은 없는 상태다. 특히 우주항공업계는 정부가 민간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협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술 이전 등의 프로젝트를 제어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소행성 프로젝트만 해도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인류생존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의 강력한 추진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이번 코리아스페이스포럼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중심으로 누리호 개발을 주도해 왔고 민간기업은 참여하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기업이 주도적으로 어떠한 우주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정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고 본부장은 이어 “후속 고도화사업은 반복발사 위주로 돼 있고 새 발사체 개발 부분은 빠져 있다”면서 “기업에 기술이 제대로 전수되려면 함께 개발해보는 것이 가장 빠르기 때문에 민간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길을 열어주려면 기술 이전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기업체의 의지가 중요한 부분은 있다”고 덧붙였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