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후를 마음대로 조종한다?-전리층 연구시설 '하프'美 기후조종 무기로 음모론자들 '하프' 지목2004년 동남아 쓰나미 "모종의 실험결과" 주장… 당시 미군기지만 피해 없어

316.99mX390.14m 공간에 가로 12줄, 세로 15줄로 180개의 안테나 군(群)이 설치되어 있는 알래스카 가코나 지역의 하프(HAARP) 기지.
인류가 기후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적 상상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음모론자들은 이미 이 같은 무기가 연구되거나 존재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들이 기후조종 무기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미국 알래스카 가코나에 설치되어 있는 하프HAARP: High Frequ-ency Active Auroral Research Program라는 시설이다.

하프는 공식 홈페이지www.haarp.alaska.edu에 전리층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시설로 명시되어 있지만 연구시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거의 없다. 음모론자들에 의하면 하프는 강력한 전자기파나 입자빔을 쏘아 적의 항공기나 잠수함 등 전자장비를 교란시켜 파괴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은 하프가 지진을 일으키거나 쓰나미와 같은 대규모 폭풍을 일으키는 기후조종 무기라고 주장한다.

고 에너지 실험 수행

음모론자들이 하프를 기후조종 무기로 지목하는 근거는 이 시설을 처음 세운 과학자이자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보유한 버나드 이스트런드 박사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밀려난 이후부터 시설 확충과 필요 이상의 고 에너지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비운의 천재과학자 니콜라 테슬라가 수행했던 연구와 유사한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도 그 이유다. 테슬라의 연구 중 고전압의 전기를 지구 전리층을 향해 쏘아 올리면 강력한 전류 방패막이 형성되어 적의 미사일이나 전투기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빈곤 속에 살던 테슬라가 가족도 없이 사망한 직후 정체불명의 정부 요원들이 테슬라의 연구 노트를 모두 수거해 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테슬라가 실현 가능하다고 주장했던 전류 방패막 이론과 전리층에 고전압을 발사시켜 핵폭발에 버금가는 폭발을 특정지역에 일으킬 수 있다는 미스터리한 연구들이 하프를 통해 수행되고 발전된 것 아니냐는 가설을 가능하게 한다.

지구 지하 등 광범위 탐사

현재까지 알려진 하프는 1990년 이스트런드 박사가 특정의 전파를 전리층에 발사한 뒤 여기에서 반사되는 효과를 이용해 지구의 지하 등 광범위한 지역을 탐사할 수 있다는 이론으로 설립되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이 연구시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후, 이스트런드 박사는 이 시설로부터 배제되었다.

음모론자들은 하프가 단순히 전리층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시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프에서 고주파를 지구 전리층에 쏘아 올리면 전리층이 일시적으로 밀려 올라가거나 소멸되어 지구 환경에 큰 변화가 발생하고, 대기층의 기후 변화뿐만 아니라 지각에도 영향을 미쳐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고주파의 방향을 지구 전리층이 아니라 바닷속 해저로 바꾸면 해저지진이나 일종의 수중 폭발이 일어나 거대한 쓰나미를 발생시킬 수 있다.

동남아 쓰나미 음모론

음모론자들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2004년 12월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규모 9.8의 해저지진에 의한 쓰나미를 꼽고 있다. 약 3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 거대한 쓰나미가 동남아시아를 강타했을 때 미국의 인도양 해군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는 진앙지에 가까웠음에도 거의 피해가 없었다. 또한 약 4000명의 미군과 그 가족 등은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기 전에 이미 대피하여 최소한의 인명피해도 없었다.

음모론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토대로 미국이 하프를 이용한 모종의 실험을 수행했으며, 그 결과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할 것을 사전에 인지하여 일찌감치 미군기지의 병력을 대피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프를 처음 세운 이스트런드 박사는 하프 프로젝트에서 배제된 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구의 기후를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지구 곳곳의 유전 발견을 위한 무선 단층촬영 탐사를 하면서 하프에서 2억 와트에 달하는 엄청난 고출력의 실험을 수행해 지구 전리층을 들어올리고, 결과적으로 지구 기후를 뒤흔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하프가 1983년 미국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비밀리에 추진되었던 스타워즈 계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즉 하프에서 강력한 전파나 전자빔을 지구궤도의 인공위성으로 쏘아올리고, 인공위성이 이를 반사시켜 대륙간탄도미사일 같은 특정 목표지역에 쏟아붓는다는 것이다.

음모론자들은 하프를 이용한 실험 중 미 해군의 과학자들이 목표지점의 전파교란뿐만 아니라 급격한 이상기후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하프 실험 중 알래스카 앞바다의 해저에 지진이 발생해 인근 마을에 해일이 덮쳤고, 갑작스런 먹구름과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생성되어 인근에서 조업하던 어선들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있다.

음모론자들은 미국이 스타워즈 계획과 관련된 일련의 하프 실험 중 예상치 못했던 기후조종 현상을 습득했으며, 현재 이 기술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이상기후가 발생해 지구 곳곳을 강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사적 목적 기상변화?

미국이 교토의정서를 승인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의심받고 있다. 교토기후협약은 표면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등 유해물질 배출을 억제한다는 내용이지만 군사적인 목적 등으로 인위적인 기상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프가 음모론자들의 주장처럼 기후 조종이 가능한 무기인지, 또는 미국 정부의 해명처럼 단순히 지구 전리층을 관측하고 지각 밑의 유전과 가스전을 찾아내는 지구단층 탐사장비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구 각지에서는 기상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급격한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관측 및 탐사 시설만으로 보기에는 하프가 지나치게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특히 하프의 안테나 군이 앞으로 360개로 늘어나고 출력도 더욱 증가될 것으로 알려져 음모론자들의 주장을 가볍게 지나치기 어렵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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