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지은 마명을 단 경주마가 경주로를 질주하는 꿈을 이룰 수 있는 마명 짓기 행사가 열린다.
경주마들은 모두 자기만의 고유한 이름, 즉 마명(馬名)을 가졌다. 사람의 이름과 같은 마명은 해당 말을 다른 말과 구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재미있는 점은 말들은 사람처럼 출생신고를 한다고 해서 이름을 가질 수 없다. 마명은 혈통등록이 된 만 1세 이상의 말만이 가지는 특권이다. 이 전까지는 모마(어미말)의 이름을 따 ' ○○○의 자마'로 불린다. 사람으로 치면 '아무개의 딸' 정도 되겠다. 왜 부마의 이름을 따지 않을까. 같은 부마를 가진 망아지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마명이 어떻게 확정될까. 망아지 소유자는 짓고 싶은 마명을 순서대로 '마명부여 신청서'에 적어 한국마사회 말 등록원에 제출한다. 이렇게 제출된 마명은 마명부여 규정에 위배되는 사항이 있는지 확인 절차를 거친다. 그리고 동일마명이나 유사마명까지 다 고려한 후 최종 마명으로 확정된다. 사람 이름 확정되는 것에 비하면 절차가 좀 복잡하고 까다로워 보인다.

마명 짓기에 도전해 보시길.

한국마사회는 경주마의 이름을 짓는 '고객과 함께 하는 마명 짓기' 행사를 16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다. 1인당 2매까지 공모 가능하며 경마관계자를 제외한 고객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말혈통홈페이지(http://studbook.kra.co.kr/studbook.jsp)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마사회 관계자는 "마명짓기 공모전의 입상 마명을 실제 국내경주마의 마명으로 사용토록 할 계획"이라며 "자신이 지은 이름을 달고 뛰는 경주마를 보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마명 심사는 2단계로 진행된다. 다양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1차 심사에는 '마명부여 기준'에 부합하는 마명에 각 심사위원이 점수를 부여해 20개의 마명을 선정한다. 마명은 규정상 공인이나 유명인의 이름과 별호를 말 이름으로 쓸 수 없도록 돼 있다. 또 한글인 경우 띄어쓰기 없이 2~8자 사이여야 한다. 스타마필의 이름은 따라할 수 없다. 이 밖에도 마명에 대한 여러 가지의 등록 규정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마명 부여 기준'은 홈페이지(http://studbook.kra.co.kr/studbook.jsp)에 따로 공지가 돼 있다.

2차 심사는 1차 심사를 통과한 마명에 각각의 심사위원이 1에서 10까지 점수를 부여하여 고득점 순으로 입상 마명을 선정하게 된다. 최우수상 1개, 우수상 3개, 장려상 5개로 총 9개의 마명이 선정된다. 고객인기마명 선발은 따로 진행된다. KRA말등록원(02-509-1821)에 문의하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김성환기자 spam001@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