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선作 '관심24'
‘관심(觀心), 마음을 본다는 것’은 일상의 물상(物像)을 읽는 것이다.

화병에 꽂힌 가지런한 꽃송이, 장식이 거의 없는 단정한 주발, 거짓없이 소박한 모양의 과일, 그리고 색도 말도 없이 묵묵히 둘러쳐진 기와들. 강미선의 작업은 우리 주변의 것에서 시작된다.

한지의 결과 형상을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가져왔다. 담백한 먹 작업과 도판 작업으로 일상의 것들을 형상화하면서 그 안에 이야기를 담았다.

때론 풍요로움으로, 때론 훈훈함으로 다가오는 물상들이 작가가 타자(他者)의 마음을 보는 따뜻한 시선 같다. 그래서 초대전의 타이틀도 ‘관심(關心)’이 아닌 ‘관심(觀心)’이다.

일상의 무수한 관계로부터 빠져 나와 무심하게 바라보는 것들, 존재만으로 위로가 돼주는 물상들이 작품의 소재가 됐다.

홍익대 미대 동양화과를 거쳐 중국 난징예술학원에서 공부한 때문인지 작가의 눈에 들어온 기와와 기와들이 만들어내는 선은 왠지 ‘중국적’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그런 경계를 넘어 어디서나 느낄 수 있는 차분하고 잔잔한 새벽 풍광이나 해질녘의 풍광으로 다가온다.

강미선 초대전은 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갤러리 본점(02-726-4428)에서 열리고 있다.

▶ 맥시멀 큐브(Maximal Cube)전 ; 12월10일~2012년 1월29일, 금산갤러리 헤이리(031-957-6320)

맥시멀 큐브전은 최소한의 형태인 사각의 입방체에 보다 다층적인 의미를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정헌조, 와타나베 노부코, 타니야마 교코 등 3명의 한·일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단순화, 최소화를 지향하는 미니멀리즘의 흐름 속에서 김봉태는 같은 형태의 점과 선을 반복하거나 연필로 선긋기를 무한 반복하는 형태를 보여주고, 와타나베 노부코는 차가운 모서리에 알록달록한 천을 입혀 둥글게 바꿨다. 타니야마 교코는 건축적 환경이나 시적인 실내 풍경을 떠오르게 하는 입방체를 보여준다.

▶ 이상한 시크릿 ; 12월6~17일, 갤러리 세인(02-3474-7290)

갤러리 세인이 미술 치유 프로젝트로 기획한 ‘공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랑’에 대한 공감을 나누고자 열고 있는 첫번째 기획전이다.

첫 참여 작가인 박성수는 인간들에게 친근한 개, 고양이 등을 화폭에 끌어들여 일러스트풍의 작품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