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우승 터프윈 필두로 스마티문학, 에이스갤러퍼 등 2012시즌 부경에 대공세 예고

그랑프리 우승 직후 경마팬이 선물한 응원 피켓을 들고 신우철 조교사가 즐거워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명장 신우철 조교사가 서울경마공원의 구겨진 자존심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지난해 그랑프리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수모를 당했던 신 조교사가 대표마 터프윈으로 한국경마 최다연승 기록을 이어가던 국산마 미스터파크(4세)의 연승 행진을 17승에서 멈춰 세우며 제30회 그랑프리(GI)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조경호 기수가 기승한 터프윈(4세·거세마)은 11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2011 그랑프리 대회(오픈·별정VI·총상금 4억5,000만원)에서 미스터파크를 0.2초 차로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마인생 30년 동안 그레이드 경주 15승에 빛나는 신 조교사지만, 처음으로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는 거의 울 것처럼 기뻐했다.

신 조교사는 "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했던 지난해 그랑프리의 작전 실패는 30년의 조교사 생활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기억이었다. 이번 경주에서 우승해 조금이나마 자존심을 회복한 것 같아 기쁘다"며 "그동안 부산 마필들에게 다소 약한 모습을 보였던 서울의 반격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실 신 조교사에게 터프윈은 각별한 존재다. 터프윈은 조경호 기수와 호흡을 맞춰 9연승을 포함해 지난해 7월 부산광역시장배, 10월 KRA컵 클래식에서 잇따라 우승을 차지하며 34조 대표마로 우뚝 섰다. 특히 터프윈은 지난 3월 조교사로는 최초로 신 조교사에게 통산 1,000승의 대기록을 선사한 바 있다.

터프윈은 지난해 부산광역시장배에서 우승하며 서울 외산마 최강 자리를 동반의강자로부터 넘겨받으며 2010년 그랑프리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지만,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미스터파크에 밀리며 4위에 그쳤고 올해 명예회복을 위해 출전한 부산광역시장배에서는 8위에 그치며 수모를 당했다. 이로써 신우철 조교사의 터프윈은 이번 우승으로 지난해 그랑프리 패배를 설욕하고 한국경마 최강의 경주마로 우뚝 서게 됐다.

그동안 서울-부산경남경마공원 오픈경주는 부경의 독무대라고 할 정도로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강세가 뚜렷했다. 오픈경주가 시작된 2008년부터 올해 그랑프리까지 부산경남경마공원과 서울의 맞대결은 총 28차례였다. 이 가운데 부경의 승리는 19회로 무려 70%에 가까운 승률을 올리고 있다. 때문에 부경 경주마들은 서울보다 강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개장 7년차의 부산경남경마공원 경주마가 서울 경주마들을 압도하자, 신우철 조교사를 필두로 많은 조교사들이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고 강도 높은 경주마 훈련과 체계적인 사양관리가 이뤄지면서 스마티문학과 에이스갤러퍼 같은 걸출한 신예 마필들을 배출해 낼 수 있었다.

때문에 경마전문가들은 경마공원 간 경쟁구도는 한국경마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2012년 서울-부산경남경마공원 간 오픈경주에서 서울마필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우세를 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