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중심적인 록밴드 '바이바이 배드맨'의 음악엔 질풍노도와 같은 열정이 넘쳐난다. 남을 의식하거나 머리 아파가며 시도한 음악이 아니기에 자유로움까지 가득하다.

무대 장악력이 탁월한 리드보컬 정봉길의 독특한 음색을 중심으로, 재기발랄한 무대 퍼포먼스와 화려한 사운드를 구현하는 고형석의 공간을 가득 채우는 키보드, 꼼꼼하게 밴드의 사운드를 리드하는 곽민혁의 기타, 유연하게 리듬을 타며 활력을 불어넣는 홍일점 이루리의 베이스, 열정과 치밀함을 겸비한 정한솔의 드럼까지 이들의 음악은 한 마디로 매력적이다.

영어 가사를 버리다

2011년 초 발표한 데뷔 EP는 인상적인 무대 퍼포먼스와 연주력으로 열띤 반응을 이끌어낸 라이브의 질감과는 달리 멜로디의 유려함이 부족했고 영어 가사 노래들은 가사 전달에 치명적 한계를 드러냈었다. 자기만족을 안겨준 영어 가사를 버리고 대중과의 적극적 소통을 위해 한글 가사 노래를 부르는 작업은 갈등을 요구했다. 리드보컬 정봉길과 함께 가사 작업에 참여한 베이스 이루리는 작업 과정의 갈등으로 울음보를 터뜨리기도 했단다.

그녀는 "봉길이가 가사를 한글로 바꾸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곡 당 3-4번 이상 가사를 수정했는데 불러보지도 않고 매번 퇴짜를 놔 많이 울었지만 결국 대화로 문제를 풀었다"고 말한다. 보컬 정봉길은 "영어 가사가 좋고 근사하다고 생각하기에 한글 가사는 솔직히 힘들었다. 무엇을 해도 100% 완벽할 수는 없다. 함께 음악을 하며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결국 고집을 꺾었다"고 웃는다.

동시녹음으로 생동감 구현

EP에서 드러난 약점을 보완해 총 10곡을 수록한 1집 '라이트 비사이드 유(Light Beside You)'는 모든 리듬 트랙을 동시 녹음으로 시도해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를 구현했다. 섹시한 음색으로 시작되는 첫 트랙 '퓨리파이 마이 러브(Purify My Love)'는 재치 있는 기타와 키보드 리프 질감으로 이 앨범이 평범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쫀득하고 중독적인 드럼 비트가 인상적인 2번 트랙 '테칼코마니'는 브리티시 팝의 진수를 들려주는 탁월한 곡이다. 타이틀곡 '노랑 불빛'은 귀에 착착 감겨오는 쉬운 멜로디와 복고풍 사운드로 무장한 대중적 질감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돈에만 집착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메시지를 담은 신나는 곡 '로우(LOW)'는 더빙 없이 녹음해 라이브의 현장 질감을 살렸다. 현악기의 가세로 웅장한 느낌을 안겨주는 록발라드 'W.O.S'는 방송 심의가 불안해 욕을 하는 영어 가사를 긍정적인 단어로 교체해 심의를 통과한 노래다. 사람들의 무의미한 만남을 연인 사이에 빗대어 이야기한 '인공 눈물'에선 이들의 신세대적 감성이 느껴진다. 잔잔하게 시작하여 화려하게 끝을 내는 벌의 일생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한 '비(Bee)'는 영어 가사는 정봉길이 쓰고 이루리가 한글 가사로 변경했다.

동덕여대 실용음악과를 다니는 이루리는 "곤충을 너무 싫어한다. 벌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연구를 했다. 세상에 보이는 벌들은 거의 암벌이라 한다. 수벌들은 단 한 번의 교미 비행을 하고 죽는다는 사실을 착안해 허무한 내용을 담아봤다"고 전한다. 몽환적인 느낌을 살린 '어바우트 유 나우(About You Now)'는 기타와 보컬 멜로디가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한 남자의 악몽을 노래로 희화화한 '골든 나이트메어(Golden Nightmare)'는 들을수록 귀에 감겨오는 이들만의 로큰롤이다. 음반의 대미는 브리티시 매니체스터 음악의 진수를 들려주는 9분 29초의 롱 버전 '5500-2'다. 긴장감 있는 리듬과 다채로운 구성이 압권인 이 곡은 디지털 시대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대곡의 향내가 진동하는 명곡이다. 기호로 구성된 제목은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멤버들이 애용하는 강남에서 분당으로 가는 노선이 긴 추억의 버스 번호를 차용했다.

음악의 지향점 '빛'

첫 정규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은 타이틀에 명기한 '빛'으로 이어져 있다. '빛'은 자신들의 꿈과 사랑을 담은 음악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려는 이들의 음악적 지향점이다. 트렌드에 둔감한 이들의 음악은 마니아용으로 치부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음악적 자기 만족에다 대중이 알아주고 들어줘야 한다는 대중성까지 겸비한 이들의 데뷔 앨범은 올해 발표된 루키 밴드 음반 중 최고로 평가 받기에 충분한 역작이다.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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