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 특허세상

'포춘 쿠키'서 착안 두 젓가락 분리시 확인 가능 단가 상승에 상용성 떨어져

옆으로 나란히 타고 달리는 '커플 자전거'로 사랑 쑥쑥

벌레 싫어하는 주파수 발산 내부엔 살균제 주기적 분사

기존 살균기 등 유사제품 탓 특허청, 특허등록 거절

특허는 사전적 의미로 '어떤 사람의 공업적 발명품에 대해 그 사람 또는 그 사람의 승계자에게 독점할 권리를 법적으로 부여하는 행정행위'를 말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과 개인들이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수없이 특허청의 문을 넘나들고 있다. 이중에는 머지않은 미래에 히트상품, 첨단제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낼 아이디어 제품들은 물론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을 만큼 황당무계한 기술이나 상품화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아이템들도 다수 존재한다.

메시지 내장 젓가락

우리가 종종 먹는 디저트 중에 포춘쿠키라는 것이 있다. 속이 비어있는 작은 쿠키 속에 운세가 적혀 있는 쪽지를 넣은 것으로서 달콤한 후식과 즐거운 대화거리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여러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후식이다.

지난 2006년 서울 화곡동의 변 모씨는 이 같은 포춘쿠키에서 착안한 듯한 실용신안을 출원했다. 이른바 '메시지 수납구를 내장한 1회용 나무젓가락'이 그것이다. 이 발명품의 원리는 기본적으로 포춘쿠키와 동일하다. 서로 붙어 있는 양쪽 젓가락 사이에 종이쪽지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을 제작, 필요에 따라 적당한 메시지를 삽입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가 두 젓가락을 분리하면 그 메시지를 꺼내 볼 수 있다. 포춘쿠키와의 차이점은 식후가 아닌 식전에 메시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특히 출원인은 포춘쿠키와는 비교할 수 없는 활용성을 강조한다. 단순한 운세를 넘어 경품 행사, 광고•홍보메시지, 영어•한문 단어장 등 제작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메시지를 삽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아이템은 아이디어의 참신성과는 달리 상용성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1회용 나무젓가락의 특성상 저렴한 가격을 유지해야 하는데 제작공정이 복잡해지며 단가상승의 우려가 큰 것이다. 그래서인지 출원인은 특허청의 실용신안 등록에도 불구하고 등록료 불납으로 권리를 스스로 포기했다.

액자밥상

흔히 우리가 가족과 동일한 용도로 사용하는 식구라는 단어는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식사는 단순한 끼니 때우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으로 말미암아 한 지붕 아래 사는 가족조차 함께 모여 앉아 식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비록 사진으로나마 가족 모두가 밥을 먹으며 정을 나눌 수 있다면 어떨까.

1999년 인천의 김 모씨가 실용신안 출원한 '액자 밥상'이라면 가능하다. 이 아이디어 밥상의 원리는 간단하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밥상 또는 식탁의 뒷면에 액자처럼 사진을 끼워 넣을 수 있는 공간을 구비한 것이다. 다만 위에서 사진이 보이도록 밥상은 투명 소재로 만들어야 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독신자, 독거노인, 자취생 등 홀로 밥 먹는 일이 잦은 사람들에게는 잠깐이나마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도 있다.

이 아이템은 현재 소멸된 상태다. 출원인의 등록료 불납이 원인이다. 아마도 식탁 유리 밑에 사진을 넣는 것과 별다른 차별성이 없다는 점을 인식한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한식의 특성상 밥과 찌개, 반찬들을 올려 놓다 보면 정작 식사를 할 때는 사진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권리 포기 결정에 한몫을 했을 수 있다. 사실 식사 중 굳이 가족사진이 보고 싶다면 작은 액자를 올려 놓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평형 연결 자전거

커플끼리 공원에서 데이트를 할 때 자주 애용하는 것 중 하나가 소위 말하는 커플 자전거다. 일반 자전거보다 긴 프레임을 채용하고 안장을 두 개 배치, 두 사람이 동시에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2인용 자전거 말이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질투를 느끼도록 할 만큼 낭만적이기는 하지만 남녀가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나름의 한계가 있다. 각각 다른 자전거를 타더라도 속도의 보조를 맞추기 어려운 탓에 대화가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2001년 강원도 춘천의 권 모씨는 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한 아이디어 제품으로 특허청의 문을 두드렸다. 일명 '평행 연결 자전거'다. 이 자전거는 간단히 말해 두 대의 자전거를 옆으로 붙인 것이다. 핸들 축과 앞바퀴 축, 뒷바퀴 축을 서로 연결해 한 사람의 핸들 조작만으로 두 대가 한 대처럼 동시에 움직인다. 커플이 바로 옆에 앉게 되므로 대화 등을 통해 상호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출원인의 설명이다. 커플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두 자전거를 분리해 1인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커플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일 수 있지만 이 제품은 심사 완료되기 전 출원인이 돌연 출원을 취하했다. 정확한 이유야 알 수 없지만 두 대를 평행 연결함에 따라 자전거의 폭이 너무 넓어지면서 자전거 특유의 이동성이 반감돼 실용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은 아닐까 싶다.

창문 달력

새해가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집과 사무실의 달력을 새것으로 교체했을 것이다. 휴대폰 덕분에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달력을 휴대하고 다니는 격이 됐지만 여전히 우리는 벽과 책상에 종이 달력을 놓는 것을 선호한다.

2007년 대구의 최 모씨는 이렇듯 달력 사랑이 각별한 사람들을 위한 차별화된 달력 아이템으로 실용신안에 도전했다. '창문 달력'이라는 명칭의 이 아이템은 달력이 사진과 숫자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 착안한 제품이다. 상단과 하단으로 나눠진 창문 유리 사이에 각각 사진과 숫자를 끼워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일반 달력은 한 달 내내 동일한 사진을 봐야 하는 반면 창문 달력은 사진과 숫자가 분리돼 있어 사용자가 원한다면 언제든 사진을 교체,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다.

해가 바뀌어도 달력 전체를 살 필요 없이 창문 하단부에 끼울 날짜 속지만 구입하면 돼 경제성도 높다. 현재 이 실용신안은 심사 진행 중에 있다. 때문에 등록 여부를 예단키는 어렵다. 만일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재미있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단지 일반 창문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 별도로 제작된 창문을 구입•설치해야 한다는 점, 창문 본연의 채광 기능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 등은 상용성 저해 요인으로 꼽혀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해충퇴치 휴지통

멀리 있으면 너무나도 '불편'하고, 가까이 있으면 더 없이 '불쾌'한 물건. 한 가정에 몇 개씩 있을 만큼 필수품임에 틀림없지만 그다지 환영을 받지 않는 비운의 주인공. 다름 아닌 쓰레기통이다. 이처럼 쓰레기통은 아무리 깨끗이 관리해도 더러운 존재로 각인돼 있다. 특히 온갖 쓰레기가 뒤엉켜 악취를 내뿜기라도 하면 어느새 날파리와 개미, 바퀴벌레를 비롯한 해충들의 서식지가 되어 버리기 일쑤다. 2003년 서울 마포구의 정 모씨는 전 세계 모든 가정주부들의 골칫덩이인 쓰레기통 악취를 제거하고 해충들을 퇴치할 수 있는 신개념 휴지통으로 특허 획득에 도전했다. '해충 퇴치 휴지통'으로 명명된 이 쓰레기통은 해충이 싫어하는 주파수를 발산, 벌레들이 접근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는 한편 일정 시간마다 내부에 살균제를 분사해 병원균을 박멸하면서 악취까지 줄여준다. 이런 휴지통이 개발된다면 출원인의 주장대로 실내공간의 청결성을 유지할 수 있음은 물론 가족 구성원들의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특허청은 이 아이템의 특허 등록을 거절했다. 잘은 몰라도 칫솔 살균기 등 다양한 종류의 자동 살균ㆍ소독제품들이 출시돼 있는 상황에서 실용신안도 아닌 특허를 내주는 것은 무리라고 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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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한 기자 best@hmg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