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마공원의 기대주 장추열 기수는 올해 '자신의 해'를 맞았다. 1988년생 용띠인 그는 한국 나이로 25살이 되는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5살이 되니 진짜 나이를 먹는 것 같다"던 그는 "이제는 정말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에게 올해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미국경마 2개월, 무엇을 얻었나

지난해 10월 미국 진출 후(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타운 경마장) 15전 만에 11월 20일 감격의 첫 승전보를 전했던 장추열 기수는 닷새뒤인 25일에도 6경주에서 7두 출전 마필 중 팬들의 관심에서 완전히 벗어난 우승확률 6위의 마필(Proud of Midway)에 기승해 이변의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한국 기수의 매서움을 보여 주었다.

장 기수는 두 달여 동안 19전 2승, 준우승 2회를 기록해 당당히 한국기수의 우수성을 알렸다. 무엇보다 19전밖에 치르지 않은 장 기수이기에 더욱 빛나는 성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 기수가 미국경마에서 배워온 것들 중에 가장 큰 수확은 무엇일까. 그는 주저 없이 "자신감을 얻은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그는 다소 소심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미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극적인 마인드가 필수조건이었다.

▲12년 전 용띠 소년의 꿈

2000년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장추열 기수는 가족과 나들이 온 서울경마공원에서 경주마들의 질주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때 이후 그는 프로 기수가 되는 꿈을 가슴에 품었다. 이후 어린 소년은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말 관련 특성화 학교인 마사고등학교를 선택했다.

장 기수는 "사실 마사고등학교를 나오면 무조건 다 기수가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조금만 더 하면 되니까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하자'고 생각하면서 버텼는데 경마교육원에 입소하니 힘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회상했다. 우선 새벽이면 시작되는 교육원의 일정이 힘들었고, 고교시절보다 더욱 혹독한 체중조절이 그랬다. 언제나 48kg을 유지해야 하며 불시에 실시되는 체중검사에서 두 차례 초과되면 후보생 자격을 박탈당하니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체중과의 전쟁이었던 셈. 그러나 12년을 돌아 다시 용띠 해가 찾아온 현재 그는 그 꿈을 용케도 이뤄냈다.

▲올 시즌은 기수 인생의 전환점

장추열 기수에게 12년 후의 꿈을 묻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이 돌아왔다. "그때도 기수할 거예요." 2024년 그의 나이는 37살이다. 그러나 그는 "40살까지 기수하고 싶은 게 꿈이다. 아이가 생기면 가족들과 함께 말을 타고 싶다"고 했다

장 기수는 이제 기수 인생에서 큰 전환점에 서 있다. 자신의 꿈을 좇고 있는 모습은 여전하지만, 벌써 3년차 프로 선수다. 앞으로 3승만 더하면 40승을 달성해 '수습'을 떼고 정식 기수가 된다. 정식 기수가 되면 감량 혜택도 함께 사라져 앞으로는 아무런 보호막 없이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 나서야 한다.

그는"다소 걱정도 되지만 이제부턴 진짜 실력으로 승부하겠다. 올해 목표로 대상경주 우승을 꿈꾸고 있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기도 하다.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2012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