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부주석 시진핑(왼쪽)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4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G2를 넘어 G1국가로 부상하려는 중국의 미래권력 시진핑은 누구인가. 그에 관한 책이 지금까지 국내 출판가에는 번역서 한두 권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전무하다시피했다.

중국 베이징 특파원으로 9년 동안 근무한 저자가 우리의 시각으로 중국의 미래 10년을 이끌어갈 최고 지도자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한 책 '시진핑'이 나왔다.

이 책은 오는 10월 중국공산당 총서기에 오르고 2013년 3월에 국가주석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는 시진핑의 드라마틱한 삶과 정치 역정을 마치 소설처럼 기술하고 있다.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날의 중국이 있기까지의 중국정치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시진핑이 후진타오의 강력한 후계자로 지목되던 리커창을 제치고 최고 권력직을 승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시진핑보다 나이는 두 살 아래지만 늘 한두 발 앞서가던 리커창을 시진핑이 막판 뒤집기하듯 제치고 앞서가게 된 배경에는 그가 가진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청년 시진핑은 혁명원로로 한때 반당분자로 몰렸다가 명예가 회복된 아버지 시중쉰의 후광을 입고 편하게 정치지도자의 길을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쉬운 길 대신 지방으로 내려가 자신의 길을 조용히 걸어갔다. 반면에 라이벌 리커창은 베이징대학 졸업 후 일거에 벼락출세를 한 다음 승승장구했다. 여기서 보듯 시진핑은 리커창과는 달리 바닥에서부터 한 단계씩 계단을 밟아 올라갔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로는 군 경험을 시진핑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그는 칭화대학을 졸업하던 1979년에 국무원 부총리 겸 중앙군사위원회 비서장이던 겅뱌오의 비서로 일했다. 당시는 인민해방군 내에 직위만 존재한 탓에 계급을 달지는 못했으나 엄연한 현역 장교 신분이었다.

시진핑의 장점으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절대로 튀지 않는 스타일이다. 또한 언론을 적대적으로 보지 않고 친구처럼 대하는 성향도 그의 권력승계에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시진핑이 어떤 정치 역정을 걸어왔는지 살펴보는 것은 이를 통해 달라질 중국을 미리 내다보기 위함이다. 그의 이력을 통해 그가 지향하는 국가간의 역학관계와 판도 변화를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홍순도 지음. 글로연. 1만5,000원.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